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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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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5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352g | 142*205*20mm
ISBN13 9788925508764
ISBN10 892550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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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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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에 낮의 밝음은 희미해지고, 가로등이 매일 저녁 어제보다 약간 더 일찍 켜지는 때에. 그래, 이것이 내가 어른의 생활이라고 생각하던 것이다. 늦가을에 맞이한 기나긴 화창한 날씨 같은 것. 고요의 상태, 호기심이 사라진 차분한 상태. 견디기 힘들었던 유년의 날것 그대로의 직접성은 다 사라지는…….
--- p.99
이따금씩 바깥에서 바람이 들어와 멍하니 실내를 떠돌았다. 와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고운 모래를 뿌리기도 하고, 텅 빈 과자봉지를 데리고 들어오기도 했다.
--- p.163
그들은, 신들은 떠났다. 조수가 이상한 날이었다. 아침 내내 우윳빛 하늘 아래 만의 물이 계속 부풀어 올라, 마침내 들어 본 적이 없는 높이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비 외에는 적셔 본 적이 없는 바싹 마른 모래 위로 작은 파도들이 기어올라 모래 언덕 밑동에서 찰싹 거렸다. 우리 누구의 기억에도 없는 오래전 옛날의 만의 먼 끝에 올라가 버린 녹슨 화물선은 자신이 다시 물에 뜰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다시는 수영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날 이후로는.

--- p.11
과거가 내 속에서 두 번째 심장처럼 고동을 친다.
--- p.21
그들 둘 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젊었다. 물론 지금 나보다는 훨씬 젊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모두가 지금의 나보다 젊은 것 같으니. 심지어 죽은 사람들도. 그곳에 있는 그들의 모습, 세상의 뉴년기에 원한에 사무쳐 소꿉장난을 하고 있는, 나의 가엾은 부모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의 불행은 내 가장 어린 시절에 변하지 않던 것 중 하나였다. 청각이 미치는 범위를 살짝 넘어선 곳에서 쉬지 않고 들리는 높은 윙윙거림 소리였다. 나는 그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아마 사랑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은 나를 방해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내 시야를 흐려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을, 나의 투명한 부모들을 뚫고 그 너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 pp.41~4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미술사학자 맥스 모든(작품 속 화자 '나')은 최근 아내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어린 시절에 여름을 보냈던 바닷가 마을로 돌아온다. 50년 전에는 부자들이 여름을 보내는 별장이었으나 이제는 낡은 하숙집이 되어 버린 시더스에 머물며 프랑스 화가 보나르에 대한 평전을 쓰려 했지만 그 작업은 진척이 없다. 사실 맥스는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가 이제 막 성애에 눈뜨기 시작했던 어느 해 8월, 시더스에 부유한 그레이스 가족이 왔다. 칼로 그레이스와 그의 아내 코니, 이들의 이란성 쌍둥이인 클로이와 마일스, 그리고 젊은 보모인 로즈. 가난했던 맥스의 현실과 너무 다른 그레이스 가족의 여름 한때는 그에게 신들의 세계처럼 보였고, 어린 맥스는 이 세계에 편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는 육감적인 코니 그레이스 부인을 사모하게 되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쌍둥이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코니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그의 관심은 곧 첫사랑의 형태로 그녀의 딸인 클로이에게로 옮아가게 된다. 클로이는 여느 소녀와 다른 아이로, 다소 폭력적이었고 그녀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쌍둥이 형제 마일스는 말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였다. 어느 날, 맥스는 우연히 아이들의 보모인 로즈와 코니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이 대화로 로즈가 칼로 그레이스를 사모하고 있다고 오해한 맥스는 이를 클로이에게 전한다. 그리고 조수가 이상하고 새들이 부자연스럽게 하얗게 보이던 그날, 쌍둥이는 바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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