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7년 05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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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5쪽 | 386g | 156*215*20mm |
ISBN13 | 9788932017792 |
ISBN10 | 8932017794 |
발행일 | 2007년 05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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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5쪽 | 386g | 156*215*20mm |
ISBN13 | 9788932017792 |
ISBN10 | 8932017794 |
1. 다시 산 속으로 2. 찜통소방로봇 3. 꼬마 무당 4. 벽으로 들어가다 5. 기억의 호수 6. 떠나 온 이들의 마을 7. 먼저 주면 안 되겠냐 8. 어울림 9. 쫌만 지둘래, 내 손주 밥 좀 먹이게 10. 꺼지지 않는 봉화 11. 열쇠고리 |
2004년 마해송문학상을 석권한 완득이를 인기몰이를 한 김려령 작가의 [기억을 가져온 아이]. 김려령 작가의 이야기는 책을 열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쏙 빨려들게 한다. 아이스러운 말투의 특징에 자연스럽게 아이의 상황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파트에 사는 차근이네 집에 같이 살던 할아버지가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그 후 차근이네 부모님은 이혼하고 만다. 차근이는 엄마와 살고 아빠는 할아버지가 살던 시골집으로 혼자 가서 산다. 그리고 바쁜 엄마가 출장을 가게 되면 차근이는 아빠네 집에 다니러 가게 된다.
차근이 아빠와 할아버지는 발명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무엇인가 만들기를 좋아한다. 만들기로는 할아버지가 차근이 아빠보다 한수위인듯 하다. 차근이 아빠가 살고 있는 할아버지댁 시골마을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나마 근처에 차근이 또래의 여자아이가 살고있는데 그 아이는 무당의 신딸이라 차근이 엄마는 그 집 아이와 노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마땅히 놀 친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시골에 갈때마다 어울리게 된다.
이번에 역시 차근이는 그 아이 다래를 만나게 된다. 다래는 차근이에게 할아버지를 봤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차근이는 말도 안된다고 흘려듣지만 차근이 아빠는 다래에게 어디서 어떻게 보았느냐고 묻는다. 차근이도 할아버지가 도대체 어디에 계신지 궁금하기만 하다. 레크레이션 강사인 아빠가 마침 일하러 나간 어느날 차근이는 아빠와 할아버지의 발명품들이 든 창고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차근이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어릴적 만들어준 초가집을 발견하고 흐뭇해한다.
다래는 초가집을 신기해하며 그 안에 있는 초를 켜보자는 제안을 한다. 할아버지는 차근이가 마음껏 가지고 놀기를 바랄거라는 말에 차근이 마음속에는 할아버지가 역시나 그렇게 말했던 말이 오러랩되어 생각난다. 그래서 무심코 차근이는 초에 불을 켜게 되고 판타지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흙벽에서 빛이나면서 다래와 차근이는 알수없는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곳은 현실과 다른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기시감이 교묘하게 맞물린 잊혀진 기억들이 버려진 곳으로 가게 된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발상으로 열리는 판타지 세계속에서 사람들의 외로운 단면들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놀랍게도 할아버지도 만나게 되고 차근이는 한차원 열린 삶을 살아가게 된다. 김려령 작가만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수 있었다.
차근이는 지금 산골 할아버지집 창고에 있습니다. 무당집 신딸 다래가 찾은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초가집 장난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초가집은 아주 작은데도 문이 열리기도 하고 방안엔 호박씨만한 호롱불도 있습니다. 호롱불에 불을 붙여 보자는 다래의 말을 듣고 불을 붙이는 순간 창고 흙벽에서 빛이 새어나옵니다. 오래 오래 창고속에서 잊혀져 있던 할아버지의 초가집 장난감 호롱불이 살아났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사차원의 문이 열리듯 빛이 새어나오는 벽을 밀고 낯선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아빠 엄마가 서로를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는 차근이는 엄마와 살면서 방학이면 할아버지가 계시던 아빠네 집으로 갑니다. 할아버지와 아빠는 온갖것들을 발명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명 창고로 쓰시던 그곳으로 들어간 할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차근이의 간절한 바램때문이었는지 차근이가 잊고 있던 할아버지의 오래된 초가집 장난감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또다른 세상의 문이 열리게 했나봅니다. 그렇게 무당집 신딸 다래와 함께 가게 된 벽너머 그곳에는 기억의 호수가 있고 잊혀진 사람들의 마을이 있습니다.
김려령 작가의 책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읽으며 청소년들의 문제를 화끈한 대화체와 그녀만의 독특한 문체로 꼬집어 내어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또 다른 책으로 집어들게 된 이 책은 그것들과는 달리 약간의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한 환타지한 세계가 배경이 됩니다. 배경속 인물들과 소재는 역시 사람들에게 소외당하고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것만은 다르지 않은데 기존의 화끈하고 직설적인 표현과는 달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장들로 사람들에게 잊혀진 기억이 모여있는 기억의 호수라든지 사람들에게 잊혀져 떠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든지로 표현해 내는 작가만의 능력은 참 기발하단 생각이 듭니다.
기억의 호수에는 잊혀진 기억들이 모여 주인이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펑펑 터지고 가끔은 기억이 주인을 잘못 찾아들어 사람들이 기시감이 들기도 하며 주인을 못잊어 자꾸만 들러붙는 나쁜 기억도 있으며 혹은 구구단을 외우지만 깜빡깜빡 잊게 하는 장난꾸러기 기억등에 대한 이야기는 내 기억에 대한 단면들을 보여주는것만 같아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게다가 떠나온 이들의 마을은 점 점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라니 혹시 나로 인해 이 마을에 머물게 된 사람은 없을까 하는 마음에 괜시리 마음이 미안해집니다.
따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나쁜 기억으로 잊혀진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그래도 좋은 기억을 하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따로 있어 해가 지고 봉화에 불이 붙으면 한번씩 잔치를 열어 물물 교환을 합니다. 이곳은 하루가 세상의 일년과 같아서 대낮에도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잠을 잡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려 차근이와 다래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우여곡절끝에 함께 지내면서 마음의 문이 열려 친구들에게 호떡도 만들어 주고 자신이 길러 수확한 땅콩도 보여주면서 친구가 됩니다. 마음속 깊이 너무 큰 상처로 인해 누군가로부터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두었던 그 아이도 차근이와 다래의 진심을 느끼고 여럿이 함께 해야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을 잔치가 열리는날 드디어 차근이는 온갖 고장난 물건들을 고쳐주며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할아버지를 만나지만 할아버지를 필요로하고 할일이 많은 떠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래와 함께 다시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돌아오고보니 어느새 방학이 끝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차근이에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속 무당집 신딸 다래는 현실과 벽너머 잊혀진 사람들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빠를 만나러 온 차근이가 외롭지 않게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 신딸의 영험한 기운으로 벽너머 세계로 차근이를 이끌고 가기도 하며 떠나온 마을에서 자신에게 내려질 신을 봉화속에 묻어두고 평범한 아이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속에는 우리가 힘들고 외로울때 설명하기 어려운 다래와 같은 존재가 나를 지켜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래서 잘 깨닫지 못하지만 내게 힘을 주는 이웃이나 친구나 가족들이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소중함을 느낍니다.
우리가 잊고 사는 기억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사는 가족이나 친척이나 이웃들이 홀로 방황하며 외롭게 떠돌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아픕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찾아준다면 떠나온 사람들의 마을엔 더이상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을듯 합니다. 그곳의 차근이의 할아버지는 차근이가 내내 기억하는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수 있지 않을까요?
[ 우아한 거짓말 ] , [ 완득이 ] 의 작가 김려령의 작품이다. 동화작가로 더욱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동화는 처음 읽게 되었다. 물론 완득이,우아한 거짓말 등도 청소년 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온전한 창작동화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는 제3회 '마해송 문학상'수장작품이다. 마해송은 마종기 시인의 아버지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를 쓰신 분이라고 한다. 나는 전혀 몰랐다.
문지아이들 시리즈중의 하나인 이 작품은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권장도서라고 한다. 그런데, 읽어 보니 과연 초등학생들이 이런 책을 읽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책 내용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책 내용이 결코 성인들의 책에 견주어 봤을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말이다. 과연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이런 책들을 읽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과연 읽었다면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린 시절 읽은 책들은 세계명작 동화 혹은 위인전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창작동화라는 것이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읽을거리가 풍부해진 요즘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들이 많아진 사회가 씁쓸하기도 하다.
이 작품은 환타지 형식을 빌러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시간여행 혹은 공간이동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매개체로서는 꼬마무당이 등장하는데, 소위 영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당이라고 해서 샤머니즘적인 색채가 강한 것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들을 수 있는 옛 이야기의 한 토막 같다는 느낌이 든다.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로 떠나버닌 할아버지. 그 후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엄마와 살게 된 주인공은 1년에 단 한번 방학을 맞아 아버지에게로 간다. 시골로 떠난 할아버지를 찾아 나선 아버지였지만 할아버지의 행방은 끝내 묘연하다. 말 그대로 행방불명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죽었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라졌을 뿐이다. 방학을 맞아 아빠에게 간 주인공은 꼬마무당 을 통해 '기억의 호수'라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기억의 호수는 우리에게서 잊혀져 간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잊혀진다는 것은 단순히 죽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사람들.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들. 심지어는 건망증이나 구구단을 중간에 잊어 버리곤 하는 장난스러운 기억들까지 모두 모이는 곳이다. 그 호수들에는 치매 혹은 기억상실증과 같이 주인을 잃어 버린채 하루빨리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기억들도 있지만, 죽음으로 인해 영영 돌아갈 곳을 잃어 버린 슬픈 영혼들도 존재한다. 그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굳어버리고 끝내는 사라져 버리게 된다.
기억의 호수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또한 천차만별이다. 윗 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만을 알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거부한다. 이 곳에 오기 전부터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랫마을 사람들은 정반대 이다. 서로가 도우며 남일,내일 가리지 않고 오순도순 생활한다. 이 곳에 오기전부터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했던 사람들이다. 두 마을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단 하루뿐이다. 1년에 하루밖에 밤이 없는 이 마을에서는 봉화가 오르는 저녁 만이 두 마을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날을 통해 두 마을 사람들은 물물교환을 하며 살아간다. 할아버지를 찾아 '기억의 호수'에 나타난 주인공과 꼬마 무당은 1년에 단 하루뿐인 만남의 장소에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할아버지 또한 잊혀진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할아버지를 단 하루도 잊었던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주인공은 할아버지를 만나며 끝내 눈물을 터뜨린다. 시간을 초월해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이룬 주인공과 꼬마무당. 그들이 다시 돌아간 현실에서는 꽤 많은 일들이 벌어져 있었다.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의 호수에서의 생활이 실재로는 한 달 정도가 훌쩍 흘러버린 것이었다.
시간을 초월한 만남이라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진 설정이기는 하지만 ' 잊혀진다는 것 '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가기에는 아주 적절한 형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칫 무겁고 철학적으로 풀이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꼬마 무당이 펼치는 재밌는 시간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수있는 계기가 된 듯 하다. 동화책은 결코 유치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 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