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8년 05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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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1쪽 | 362g | 155*220*20mm |
ISBN13 | 9788932018638 |
ISBN10 | 8932018634 |
발행일 | 2008년 05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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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1쪽 | 362g | 155*220*20mm |
ISBN13 | 9788932018638 |
ISBN10 | 8932018634 |
요즘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표지가 고운 책이 있어서 그 책을 읽기 위해 우선 그분의 전작을 찾아봤다. 어린이 책부터 청소년 소설까지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시는 참 고마우신 분 오채 작가님.
전라도 안마도가 고향인 오채 작가님의 섬과 바다와 아이들이 모습이 담긴 책을 보니 내 마음도 순수해지는 기분이다. 초기작 '날마다 뽀끄땡스'는 할머니와 섬에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날마다 뽀끄땡스 추는 기분으로 사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할머니의 유머가 적절하고 순수한 우리말이 많이 나온다.
밤섬에 사는 들레와 진우는 선생님이 바뀌어서 새로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다. 전교5명인 학교로 지난 선생님은 섬이 너무 답답하다며 한달 만에 떠났고, 이번에 오실 분은 지원하신 분이라 이장 아들 진우는 기대가 크다.
민들레는 할머니와 사는데 엄마가 뭍으로 돈을 벌러 나갔는줄 아는데 사실은 아들 하나가 있는 식당 주인과 재혼을 했고 들레 대학비까지 대주겠다고 했단다. 엄마와 할머니와 살 줄 알았는데 엄마가 재혼을 하다니.. 엄마가 보내준 '예쁜 새끼 거위'라는 뜻인 오카리나도 싫어진다. 할머니는 들레가 밭일을 도와주길 바라는데 들레는 엄마의 일로 심란하여 방황한다. 밤톨처럼 가시가 두드러진 들레..
(예전엔 오카리나를 '흙피리'라고 불렀음)
밤섬에는 이 섬을 지키는 해군부대가 있는데 대장님 딸인 이보라가 온다. 서울에서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아 힘들었고 엄마는 이혼 후 재혼을 했다. 들레는 서울서 온 보라가 괜히 미워서 심술을 부리자 보라는 거칠게 항의하고 둘은 치고박고 싸우다 서서히 마음을 열고 친해진다.
'난 너처럼 이유없이 사람 싫어하는 애들이 제일 싫어. 이제 나도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야'
들레, 진우, 보라는 선생님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좋은 자리에 마련해준 비밀본부에 찾아가고 예이츠의 시에 노래를 붙인 '수양버들 공원에 내려가'를 부른다.
할머니가 급성맹장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뭍으로 떠나고 엄마가 간호한다고 하자 들레는 엄마 냄새와 엄마가 그리우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그런 들레에게 보라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새 아빠는 엄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들레도 좋아하려고 한다며 마음 가는대로 하라고 충고한다. 할머니가 돌아오시고 엄마도 같이 오시는데.. 들레는 이제 엄마를 어떻게 대할까?
갑판장 아저씨의 말대로 들레는 몸도 생각도 밤송이처럼 익어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한다. 내풀로 들레.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냐, 머리 빠지고 주름살만 느는 것을, 짜증아 짜증아 저리가라’
할머니 짜증 노래는 가을 운동회에서 마을 사람들이 같이 추는 포크댄스처럼 웃음을 주면서 이 책의 양념 역할을 한다.
물마루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것처럼 멀리 보이는 수평선의 두두룩한 부분)
샘바리 (샘이 많아서 안달하는 사람) 내풀로 (내 마음대로)
바람만바람만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
할머니와 둘이서 작은 섬마을에 사는 아이 민들레의 이야기를 한 줄기로 엮고, 서울에서 전학 온 아이 보라와 그 밖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한 줄기로 엮어서 짜임새있게 풀어 간 어린이책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는 목적에서 일부러 연속극처럼 아이들에게 매일 조금씩 읽어 준 책이다. 매일 조금씩 읽어서 5일쯤 걸려서 다 읽었는데, 아이들이 매일매일 그 다음 얘기를 궁금 해 하곤 했다.
들레에게는 뭍에 나간 엄마와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거라는 오직 하나의 희망이 있다. 엄마에게서 오카리나가 선물로 오고, 우연히 엄마가 이미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희망이 절망이 되고 그리움이 원망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들레는 몹시 앓게 된다. 그런 가운데, 보라와도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은 서로 맘을 열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아이들이 몸도 자라지만, 마음이 부쩍 자랄 수 있게 되는 데는 어른들의 역할이 크다. 서울에서 온 멋진 선생님을 비롯하여 이장님, 선장님, 들레의 할머니와, 이웃의 모든 어른들. 아이들을 끝까지 믿어주고 진심어린 애정을 보여주고 격려 해 주는 사람들.
아이들에게는 또래의 성장 이야기를 함께 읽는 공감을 주는 책이고, 어른에게는 스스로를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문학과 지성사의 어린이책들은 참 좋다. 몇 권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본 것들은 다들 마음에 든다. 그 중에서 이번에 본 ‘날마다 뽀끄땡스’는 더 그랬다. 어린이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뭔가 다른 것이 있을까, 했는데 정말 그랬다.
찬란한 개성인물!
보라와 선생님, 그리고 주인공 들레, 이장님, 엄마 등등 모두가 다 개성적이다. 작가가 힘있게 그려냈다. 그 중에서도 할머니가 가장 멋있다. 동화에서 많은 할머니들 봤지만 이 할머니는 정말 멋지다. 뽀끄땡스(포크댄스)를 추자고 말하는 할머니... 정말 할머니같다.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고 느껴지면서도 유쾌하다. 찬란하다는 말까지 사용하고 싶다.
이야기의 힘!
동화든 소설이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중요하다. ‘날마다 뽀끄땡스’는 힘차다. 완전 힘차다. 이런 동화가 나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모두가 봐 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