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5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55g | 258*215*12mm |
ISBN13 | 9788932027555 |
ISBN10 | 8932027552 |
발행일 | 2015년 05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55g | 258*215*12mm |
ISBN13 | 9788932027555 |
ISBN10 | 8932027552 |
1. 중산간 2. 살려 주세요 3. 창덕이네 집 4. 산 쪽과 바다 쪽 5. 너른 바당 6. 물질 7. 바다 쪽 사람이 될 거야 8. 바람 부는 대로 9. 성담 쌓기 10. 유채꽃이 피면 11. 담을 넘어온 사람들 12. 나는 누구일까 13. 오빠는 어디에 14. 모르는 아이 15. 갈라지지 않는 섬 작가의 말 |
우리나라 동화 작가들이 열세 살을 크게 다루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나이지만 이미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이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열세 살의 방황을 통해 현실의 어린이를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최나미 작가의 『걱정쟁이 열세 살』(사계절, 2006년)이 출발점이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열세 살의 사춘기가 실감나지 않았지만 곧이어 이어지는 동화들을 통해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열세 살이 되기 전에 사춘기를 앓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여기 열세 살에 어미가 된 아이가 나온다.
연화는 제주도 중산간에 사는 아이다.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아기와 같은 남동생 민구와 함께 놀고 있는데 엄마가 큰일 났다고 다급하게 달려와서 말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답도 못 들은 채 연화는 엄마와 민구의 손을 잡고 무작정 살던 집을 뛰쳐나와 어느 들판 바위 아래 조그만 굴로 숨어든다. 밤이 깊어지자 민구는 배가 고프다고 보챈다. 엄마는 배고파하는 민구를 위해 집으로 향한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면 바로 집으로 오지 말고 어디 숨었다가 저놈들이 가면 그때 오라는 말을 남긴 채. 두어 시간이면 집을 다녀올 거리지만 엄마는 새벽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
연화는 엄마를 찾아 집으로 가니 엄마는 이미 피를 흘리며 돌아가신 뒤다. 한동네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쓰려져 있고, 오빠 친구인 경수 오빠는 주사가 되어 서울로 공부하러 간 오빠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연화는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볼 새도 없이 이제 동생 민구를 지키기 위해 살아야 한다. 동생을 챙길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 하나뿐인 오빠마저 위험한 상황이다. 연화는 군인에게 들켜 초등학교로 끌려가 배급을 받는 처지가 된다. 경수 오빠에게 발각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다행히 아빠 친구 경한이 삼촌 눈에 띄어 같이 살게 된다.
연화는 삼촌네 집에서 산 사람이 아닌 바다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으로 안다. 또래 순열이의 도움을 받아 물질을 배우고, 경한이 삼촌 집안일을 착실하게 한다. 그러나 바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군인들은 폭도들과 그 가족을 가려낸다는 명목으로 마을 곳곳을 뒤지며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연화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결국 자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없었던 연화는 자신이 그들이 찾고 있는 강현구의 동생임을 밝힌다. 그러고는 군인들을 산으로 데리고 간다.
몸을 천천히 돌렸다.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내 눈은 한라산의 능선을 따라갔다. 능선은 동서남북으로 뻗어서 마을과 마을을 지나 바다에 이어져 있었다.
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한라산의 너른 품은 바다와 하나라는 것을. 아무리 사람들이 갈라놓으려 해도 갈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지금 성담으로 갈라진 산 쪽으로 가는 게 아니다. 우리 마을에 잠시 다니러 가는 것뿐이다. 돌아오는 그날, 나는 물옷을 입고 푸른 바다 깊숙이 자맥질을 할 것이다. (196쪽)
동화는 그 뒤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연화가 본 한라산과 바다가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며 마무리한다. 바다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오빠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오르는 산. 온갖 생각이 난무할 텐데 연화는 산과 바다가 하나라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빨치산과 바다 사람들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 이미 어미가 된 열세 살의 눈으로도 너무 버거운 세상 인식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연화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지 않다. 왠지 잘 헤쳐 나갈 것 같다는 기대가 인다. 남동생 민구도 누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제주도의 4.3항쟁을 다룬 이야기다.
연화는 느날 끌러간 아버지, 산으로 숨다가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동생민구와 둘이 아버지의 친구분 마을에 기거하게 된다. 그래서 산사람이 아닌 바닷가 사람으로 살아서 살아남고자 하지만 연대장오빠가 찾고있다는 동생이 되어 마을을 살리기 위해 모르는 아이가 된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피해자인 43항쟁이다. 살기위해 물질을 배우고 동생을 지키고자 했으나 끝내 모르는 아이가 된 연화 . 다시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레드컴플렉스,끊임없는 종북논리들 . 언제쯤 이 땅에서 사라질까? 남과 북이 하나가 된다면 해결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