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계산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아졌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싫어서 혼자 고립되려는 새로운 고슴도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고슴도치 딜레마는 인간관계에서 애착을 잘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두려움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1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인간관계 맺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과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 p.24
일상생활에서 경범죄가 발생했을 때 제때 처벌하지 않으면 결국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이론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익명성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인 행위가 창궐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38
사람들은 구매한 물품들 사이의 기능적인 동질성보다는 정서적,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동질성 혹은 통일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시각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제품일수록 이 효과가 더 커진다.
--- p.53
리셋 증후군은 컴퓨터를 실행하다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스위치의 전기 신호로 시스템을 초기화시킨다는 뜻의 ‘리셋reset’과 증후군을 뜻하는 ‘신드롬syndrome’의 합성어다. 이 증후군에 속하는 사람은 조금만 어려움이 있어도 이를 회피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 p.64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므두셀라(노아의 할아버지)는 969살까지 살았던 인물로 장수의 상징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과거에 대한 좋은 기억만 떠올리고,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이러한 므두셀라의 모습에 빗대어 ‘므두셀라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 p.74쪽, 므두셀라 증후군
심리학에서 우르르 쫓아가는 동조 현상은 집단 압력의 존재, 권위에 대한 복종, 책임감의 분산, 군중심리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밴드왜건 효과에서 보이는 동조 현상은 소외, 고립, 뒤처짐에 대한 불안과 관련이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우리’라는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 p.87쪽, 밴드왜건 효과
모든 물건을 명품만 고집하는 명품족과 최상류층 소비자들을 겨냥한 VIP 마케팅은 상류층의 과시욕을 기반으로 한 베블렌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로 인한 과소비는 현대 사회에 있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같은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베블렌 효과는 비싼 물건에 대한 근거 없는 신뢰와 비싼 물건을 소비능력이 있다는 것을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류층의 과시적 소비 행태와 관련되어 있지만, 타인의 눈에 ‘없어 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심리, 즉 열등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 p.99쪽, 베블렌 효과
텔레마케터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익명성을 뒤에 업은 고객들은 쉽게 그들을 하대한다. 소위 ‘진상’들은 아무리 친절하게 응대해도 쉽게 욕을 하거나 심지어 성희롱을 하기도 한다. 텔레마케터들은 바른 정보를 전달했어도 고객이 맘에 안 든다고 욕을 하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사과하도록 교육받는다. 겉으로는 친절을 베풀어도 속으로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기감정을 잃어버린 기분에 빠져들기 쉽다.
--- p.166
개인의 신념, 태도, 행동 간의 불일치 혹은 부조화 상태가 발생하면 불편감이 생기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의 태도나 행동을 바꾸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는 인지 부조화 이론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다. 여우는 포도를 먹으려고 애썼는데 먹을 수 없자 포도의 상태를 좋지 않게 평가함으로써 심리적 부조화를 줄이려고 한 것이다. 이를 ‘신포도 심리’라고 한다.
--- p.216
레스토랑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던 러시아의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은 웨이터들이 어떻게 수많은 주문을 헷갈리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자이가르닉은 계산을 마친 후 웨이터에게 자신이 주문한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웨이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문이 끝난 뒤에는 그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주문 처리 전, 즉 일을 완결하기 전에는 주문 내용을 계속 기억하려고 하지만, 주문이 끝나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