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1. 인간의 표현과 표현 능력
1.1. 연구 목적
현대 사회에서 소통되는 인간의 표현은 언어, 영상, 소리, 이미지 등의 기호로 구성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융합의 방법론을 생각해야 하는 추세를 따라 인간의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제가 필요불가결해졌다.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것이 꾸준히 제조되게끔 영감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사용해야 하는지(what)를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구성하는지(how)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사용하든 ‘관찰과 경험의 훈련을 통해’ 바람직한 표현 행위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표현을 거시적으로 바라볼 때 유창한 능력을 기대하려면 언어 기호와 함께 비언어 기호의 활용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바야흐로 인간의 표현 능력을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언어를 수많은 기호 가운데 하나로 보고 다른 시·청각 기호와의 통합관계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종래에는 인간의 표현 행위를 대상으로 연구함에 있어 언어학적 접근에서 비롯되었는데, 과정적 접근에서 수행을 다룸에 따라 방법 및 평가 척도를 마련해 온 국어교육학 분야가 있다. 후자의 세부 영역들 가운데 언어기능(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에서 언어수행 능력을 주로 연구하는 데 있어서 수행 결과의 정확성이나 구성적 차원에서 문법적 기제를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언어수행 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교육모델을 설계할 때 언어 기능을 큰 범주로 인식할 수 있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그 기능을 작동하는 바탕에 문법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만 종래에 규범문법을 다루어 온 국어 문법교육의 배경에서 현재 기술문법의 차원을 논급하는 일이 급진적인 태도로 비칠 수 있지만, 핵심역량이 제시되고 직무와 연결된 실제적 교육 내용은 물론 교육과정이 개정됨에 따라 국어 사용의 측면에서 문법교육을 바라보는 일을 묵과할 수 없다. 문법성은 사실 제2 언어 학습자들에게 더 중요한 개념인지도 모른다. 모어 화자들의 판단에 기초한 개념이 직관에 기반하여 이해되는 수용성인 까닭에, 다문화권의 화자들에게는 편견이나 불평등 문제와 관련하여 모어 화자들에게 적합한 자국어 소통 능력만 고수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외국어 능력이 강조되고 국어 생활에 외국어 사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신조어가 창발적으로 생산되는 현상을 고려할 때 모어 화자들에게도 문법성은 긴요한 문제가 된다.
1.2. 연구 방법
우리말의 표현 및 표현 능력에 관하여 1990년대 이후 담화 분석이나 텍스트 분석 방법에 의해 주로 연구되었다가 2000년대에는 의사소통적 접근의 영향으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즉, 국어가 실제 상황에 따라 고찰되면서 국어 사용 주체의 심리적 측면이 강조되고 화행 유형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인간을 본위로 하여 문제 해결 과정을 고려하기에, 생활세계에서 목적을 간과하지 않고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연구 방법에 있어서도 보다 넓게 응용언어학의 학문적 배경에서 인간의 표현을 설명하고,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말글 자체의 형성 과정에 대하여 구조적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언어 표현은 항상 실제 상황 속에서 쓰이고 창조되는 까닭에 유형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되게끔 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언어를 잘 구사한다는 사실은 상황과 목적에 따라 적절한 유형을 잘 선택하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어 표현의 유형에 대한 논의(남길임, 2013 등)에서도 밝혀졌듯이 표현 범주는 교수요목으로서 의의 있는 정보일 수 있지만, 세심한 교수·학습을 위해 그것을 구성하는 내용 요소에 대해 보다 미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적절한 표현을 구성하기 위해 국어 요소 중심으로 고찰될 필요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표현 주체가 어떤 상황과 목적에서 어떤 국어 요소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표현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관심을 갖고 국어 화행 요소의 성격과 기능을 분석·정리하고, 실제로 모어 화자들의 문법성 판단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위로서 설정 가능 여부를 진단하였다.
1.3. 연구 대상
본 연구에서는 담화와 텍스트 자료를 모두 분석 대상으로 하여, 일상적 의사소통 상황에서 언어 사용의 용례를 주 대상으로 한다. 그 밖에 경우의 수가 적거나 예외사항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 말뭉치 자료들도 포함함으로써 실제 의사소통의 성격을 가늠하여 가능한 한 일반화하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담화 자료의 표집에 있어서는 전국 규모로 방송을 통해 전달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 연구의 대상 프로그램은 직업인 담화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적합한 유형인데, 여기서 ‘직업인’이라 함은 사회 경제적 지위·직급과 상관없이 구체적 목표를 이루기까지 요구되는 문제해결능력을 확인시켜 주는 대상이다.
텍스트 자료는 보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체 사보와 일간지에서 연구 대상을 표집하였다. 문어 표현에 관하여는 직업적으로 능숙하게 구사하는 직업인들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국어교육 연구사를 통해 직업인 텍스트의 성격은 불확정적이어서 이 연구를 시작으로 하여 꾸준히 그 특질이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필자로서 작가나 교수, 언론인을 우선 고려하였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교수는 학술적인 글을, 작가나 언론인은 전업과 관련하여 비학술적인 글을 구성하기 때문에 문체나 구조에 있어 많은 차이를 보인다. 교수와 非교수의 표현을 비교한 결과도 의미 있게 나타났기에 전업으로 글을 생산하는 필자들의 경우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텍스트 생산자 요인에 따른 텍스트결(texture)이나 표현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위의 자료들을 통해 개별 담화 유형 및 개별 텍스트 유형에 대한 소론을 펴는 셈이다. 이는 언어자료의 특성을 일반화하기에 앞서 유형별 각론을 구성해 주는 근거로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문법 요소들의 기능과 쓰임에 대하여 논구하기 위해 그 준거들을 연결유형, 종결양식, 반복성, 응집성, 독립성으로 마련하였고, 분석 대상의 언어정보를 다섯 가지 범주로 분류하였는데, 자료분석 결과 범주들 간 관계가 발견됨으로써 연결 유형(stress structure)과 종결 양식(move segments), 독립성(lexical phrase)은 문화적 양식으로 볼 수 있기에 넓게 양식성(modality)으로 묶고, 응집성은 어휘적 제약(lexical constrints)과 통사구조의 제약(syntactic constraints)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덧붙여, 연구 대상의 언어 특질을 분석함에 있어 모어 사용자들의 사용 경향을 보완하고자 아래와 같이 말뭉치 자료를 참고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