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배움에 대하여
막시무스는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확고부동한 목표를 흩뜨리는 법이 없었다. 그는 몸이 아프거나 혹은 그 밖의 시련 속에서도 항상 밝은 표정을 지었고, 자신의 의지대로 말하고, 옳다고 판단되는 것을 묵묵히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악의를 품거나 범하는 일이 없었고, 놀라거나 두려움을 겉으로 드러내는 법이 없었으며, 당황하거나 실망하지도 않았다. 또 거짓 웃음으로 고통을 포장하는 일도 없었고, 미심쩍은 일을 한 적도 없었으며, 자비와 덕행과 용서에 인색하지 않았고, 모든 거짓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러한 그의 품성은 그가 수양을 쌓아서라기보다는 그 자신이 정의 자체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2장 - 인생에 대하여
쾌락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 고통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 허영으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의 본성은 무엇인가? 그런 것들이 얼마나 천박하고 저급한 것이며, 얼마나 가치 없고 덧없이 사라지는가를 직시하라.
3장 - 운명에 대하여
인간의 삶은 순간에 불과하며, 각자가 영위하는 지상의 공간 역시 비좁기만 하다. 생명은 지구의 한구석에 숨어 사는 보잘것없는 난쟁이에 불과하며 그것도 곧 꺼져 갈 것이다. 그리고 가장 뒤늦게까지 이곳에 머물 사후의 명성 역시 짧고 허망하다.
4장 - 죽음에 대하여
생의 기간에 가치를 두지 말라. 오직 그 뒤에 놓인 무한의 시간과 앞으로 올 영원만을 직시하라. 진리가 이러할진대, 어린애가 영원 속에서 사흘밖에 살지 못하는 것과 3대에 걸쳐 산다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5장 -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우주는 각각의 사물에 저마다의 가치를 부여했으며, 질서를 세우고, 격식을 주고, 적당한 이치를 지정하고, 가장 우월한 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해 놓았다.
6장 - 자연의 순리에 대하여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과 그의 마부도 죽음 앞에서만큼은 공평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우주의 생성 요소로 환원되었거나 원자들 속으로 흩어져 버린 것이다.
7장 - 우주의 질서에 대하여
물질로 이루어진 모든 사물은 곧 우주의 본질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결국 모든 인과관계는 순식간에 우주적 이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모든 것에 대한 기억조차도, 순식간에 영원이라는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8장 - 선과 악에 대하여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지닌 사악함은 우주에 해를 끼치지 못한다. 또 개별적인 한 인간의 사악함 역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 악은 오직 악에 사로잡힌 죄인만을 해칠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스스로 원하기만 하면 당장 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9장 - 혼돈에 대하여
당신은 유익하지 않은 많은 괴로움을 떨쳐 버릴 수 있다. 그것들은 전적으로 당신의 생각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마음속에 온 우주를 포용하고, 영원한 시간을 생각하고, 모든 사물들의 빠른 변화를 생각하고,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가를 생각하고, 또 출생 이전과 죽음 이후의 무한한 시간을 생각함으로써, 보다 넓은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10장 - 사회적 존재에 대하여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아득한 태초부터 이미 준비된 것이다. 인과관계라는 직조물 위에 당신의 운명의 실은 유구한 시간을 거쳐 오면서 특정한 사건을 짜 나가고 있는 것이다.
11장 - 영혼에 대하여
영혼이 외부의 어떤 사물을 향해 뻗어 나가거나 위축되지 않으며, 흩어지거나 침전되지 않고, 자기 자신의 내부는 물론 모든 사물의 참모습을 비춰 주는 빛 속에 있다면, 그 영혼은 자기 본연의 형태인 완전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12장 - 올바른 삶에 대하여
나의 육안으로는 신들을 볼 수 없으며, 나의 영혼 역시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나의 영혼을 존중한다. 신들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끊임없이 그들의 권능을 체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을 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