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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리학

기후변화의 심리학

: 우리는 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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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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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82g | 154*225*23mm
ISBN13 9791195634057
ISBN10 119563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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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한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정보와 무관하며 문제는 기후변화가 담고 있는 문화적 정서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서, 혹은 자신의 세계관 및 가치
관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하는 매체로부터 정보를 획득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대단히 효율적인 지름길이며 양호하게 작동한다. 다만, 카한의 표현에 따르면, 그 정보가 부가적인 사회적 의미에 ‘오염’되어 집단의 정체성을 반영한 메시지가 되어 버리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 p.40

인터넷은 사회적 규범과 내집단·외집단의 역동을 형성, 표현, 강화하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일반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에 비해 훨씬 더 폭넓고 대담하게 자신의 견해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기후변화를 다룬 모든 기사에 달리는 댓글 무더기에서는 사회적 규범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여러 실험에 따르면, 논쟁적인 문제를 설명하는 도중에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점을 바꾸기는커녕 그들의 기존 관점에 대한 내집단 동일시를 크게 증가시킬 뿐이었다.
--- p.56

모든 캠페인은 우리의 미래의 생각을 결정할 언어와 전선을 규정한다. 만약 적을 내세운 담론에 기대어 우리의 캠페인을 전개한다면, 기후변화의 긴장이 고조되어감에 따라 종교나 세대, 정치, 계층, 민족 간 분열에 기댄 훨씬 더 사악하고 새로운 적을 내세운 담론이 등장하여 기존의 담론을 대체할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특히 물 부족이 종교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중동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적을 상정한 담론이 결국 폭력이나 책임 전가, 집단 학살로 이어지고 그런 끔찍한 일들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뎌지게 만들었던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 p.71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려면 최선을 다해 양쪽 뇌 모두에 호소해야 한다. 먼저, 믿을 만한 출처에서 나온 정보임을 이성적 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데이터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긴급성, 근접성, 사회적 의미, 이야기, 경험에서 나온 비유 등의 도구를 활용하여 감정적 뇌를 끌어들이고 자극하는 형태로 그 데이터를 변환해야 한다.
--- p.80

기후변화가 불확실하다고 보는 일반인의 인식은 확신에 대한 과신 때문에 형성되며, 이는 우리가 다른 모든 보편적 위협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도 통화 공급 확대에 따른 경기 침체 억제 효과의 확실성을 가늠하기 위해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지 않으며, 어떠한 분석도 이란의 핵전쟁 위협 평가에 있어서 명확한 가능성의 정도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과학자들이 이례적으로 높은 의견의 일치를 보이더라도, 기후변화에 이처럼 확률적 언어를 적용하면 불확실성이라는 망령이 나타난다.
--- p.112

결과적으로 많은 보수주의자에게 ‘세금’은 대단히 문제가 많은 단어가 되어버렸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공권 금액의 2퍼센트에 해당하는 기후변화 부담금을 ‘탄소세carbon tax’라고 부를 때보다 ‘탄소 상쇄carbon offset’라고 부를 때 기꺼이 낼 용의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다섯 배 더 높았다.··· 한낱 ‘세금’이라는 단어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견을 갖게 하는 갖가지 부정적 생각을 촉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 p.161

북극곰 상징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인지 편향에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피부로 느낄 수 없어서 힘든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의 실생활에서 너무나도 피부로 느끼기 힘든 동물을 아이콘으로 선택했다. 실제로 동물원 밖에서라면 사람들은 실제 북극곰보다 북극곰으로 변장한 운동가들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
--- p.198

텔레비전 토론회는 복합적이고 ‘사악한’ 기후변화 문제를 단순한 편들기 싸움으로 변질시킨다. 모라노가 익히 알고 있듯이, 토론을 벌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후변화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
--- p.219

“그들은 하룻밤 동안 협상을 한 다음 토요일 날 단상 위로 올라가 모두 똑같은 말을 하죠.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는 합의를 이뤄내기로 합의를 하였으니 역사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었다고요. 그들은 언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이 행사를 존속시키고 딱 회의를 계속 개최할 만큼만 성과를 내고자 하는 계급이익을 공유합니다.”
예상대로 유엔 집행위원회 위원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는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래의 더 큰 진전을 위한 긍정적인 발걸음이었다고 인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코펜하겐 회의가 ‘대단히 중요한 시작’이었다며 반겼다.
--- p.231

사람들에게 개인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지구를 구하는 일’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들은 하나같이 엉뚱한 사람들을 상대로 엉뚱한 말을 하고 있다. 사소한 개인의 생활양식 변화가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고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으리라는 바람은 부질없었다.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듯하다. 이는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전적으로 우리의 사회적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 p.278

우리는 자기 자녀가 죽는다는 생각을 견디지 못하지만 우리가 죽은 이후에 언젠가는 자녀들도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우리가 죽은 이후의 일이라고 생각함으로써 기후변화로 인한 공포를 피할 수 있다. 포커스 그룹에서 사람들은 기후변화는 자기가 죽고 나서도 한참 후에 일어날 일이라고 말하여 공공연하게 자신의 무관심을 정당화한다.
--- p.297

개종? 지지? 증인? 깨달음? 이런 단어들은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행동에 나서도록 할지를 논의할 때 결코 등장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를 인정하는 것은 마치 삼투압 원리처럼 책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시청함으로써 서서히 일어나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일단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나면, 기후변화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처럼 견고하고 확고부동한 신념이 되리라 생각해버린다. 기후변화에 대한 신념을 인정하는 의식도 기후변화를 의심하는 언어도 없으므로, 그 누구도 ‘함께 헤쳐 나가자’고 격려하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타락과 부정에 대처하는 방어 수단도 없고 비탄에 대처할 기제도 없다.
--- p.318

요컨대 우리가 기후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불안과 그것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후변화는 다른 중대한 위협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후변화에는 우리의 뇌가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도록 이끌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편향을 작동시켜 서로 적극적으로 공모하고 기후변화를 영구히 뒷전으로 미뤄둔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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