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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논리학

슬기로운 논리학

: 모순과 억지를 반격하는 사이다 논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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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85g | 145*220*20mm
ISBN13 9791164050055
ISBN10 116405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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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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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십 년 전 내가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할 때, 논리학은 철학 전공자들의 필수 과목이었고 논리학 강의는 그들 대다수에게 공포의 시간이었다. 황당함의 극치는 교수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너무나 태연하게 선포했을 때 찾아왔다. “달이 만약 녹색 치즈라면, 숫자 5는 고주망태다.” 교수는 이 문장이 참이라고 했다. 거짓 문장에서 거짓 문장을 도출하는 것은 합법적이며, 따라서 이 도출 전체를 표현하는 문장은 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15쪽)

- 오류 추론을 내놓는 사람은 많은 경우에 외적인 권위에 기대어 자기 추론의 취약성을 보완하려 한다. 혹은 거꾸로 반대자가 수상한 인물들과 한 편이라거나 반대자 본인이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인기 논증: “포크 음악 팬 2000만 명이 바보일 리는 없다.” “수백만 명이 꽃향기 치료를 받고 그 효과에 만족한다.”
권위 논증: “비타민 C를 다량 섭취하면 감기가 예방된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라이너스 폴링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폴링은 노벨화학상과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노년에야 이례적인 치료법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소시지 광고에 출연하는 모든 유명인도 “전문 분야와 무관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의 (예컨대 퀴즈쇼 사회자로서 쌓은) 권위를 활용한다. 거꾸로 동일한 전략을 활용하여 좋은 반론을 무력화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반론자의 전문성을 깎아내린다. “당신은 기(氣) 치료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습니다.”
갈릴레오 카드: “갈릴레오도 당대에는 비웃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가장 위대한 지식인의 한 명으로 꼽히죠.” 실제로 모든 위대한 혁신가가 한때는 웃음거리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엉뚱하게 느껴지는 모든 생각이 미래에 정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67쪽)

-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요?” 베크만이 놀라며 묻는다. “카드 놀이할 때 쓸 게임머니를 제작했다거나 뭐 그런 얘기를 하려는 겁니까?”
“아니요.” 피테가 말한다. “제대로 된 50유로 지폐를 만든 건 맞아요.” “제대로 된”이라는 대목에서 검사와 판사는 보일락 말락 한 비웃음을 참지 못한다. 피테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 지금 그는 정말로 화가 났다. “하지만 그건 위법 행위가 아닙니다!”
판사는 어리둥절하다. 위법 행위가 아니라고? “슈나이더 씨, 당신은 나이를 충분히 먹었으니까 어릴 적에 마르크 지폐를 써봤을 거예요. 거기엔 법 규정이 명시되어 있었죠. 지폐를 모방 또는 위조하거나 모방 또는 위조된 지폐를 입수….”
“…그리고 유통시키는 사람은…” 피테가 단조로운 목소리로 법조문을 마저 낭독한다.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저도 압니다. 아직 기억한다고요. 옛날에 제 친구 몇 명은 지폐를 위조할 때 그 문장을 삭제하면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죠.”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저는 위조지폐를 유통시키지 않았습니다.” 피테가 말을 잇는다. “그 법조문은 저에게 적용되지 않아요. 정확한 문구가 ‘지폐를 위조 또는 어쩌고저쩌고 그리고 유통시키는 사람은’이잖아요. 이건 X 그리고 Y 를 하는 사람이 감옥에 간다는 뜻이에요. 저는 X를 했지만 Y 를 하지 않았어요. 따라서 그 법으로 저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판사가 일순 당황한다. 피테가 이렇게 지적으로 꼼꼼하게 따질 줄은 미처 몰랐다. 그는 잠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정신을 차린다. (119쪽)

- 우리가 본 예는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1901년에 발견한 이율배반의 예화로 사용한 “이발사 역설”(러셀 자신이 고안한 역설은 아니다)을 본떠 구상한 것이다. 작은 마을에 (남자) 이발사가 딱 한 명 있다. 그 마을의 모든 남자는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을 중시하기 때문에 스스로 면도하거나 아니면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는다. 즉, 이발사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남자들만 면도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다. 누가 이발사를 면도할까? 방금 본 이야기에서와 유사하게 우리는 이 상황에 깃든 모순을 도드라지게 할 수 있다. 먼저 이발사가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남자이므로)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그가 스스로 면도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는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지 않는다. 즉, 그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이발사가 자신을 면도한다’와 ‘이발사가 자신을 면도하지 않는다’를 오가는 추론이 끝없이 이어지고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161쪽)

- 아직 사형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한 살인범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 판사가 말한다. “사형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중에 한 날 정오에 집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형수는 집행일 아침에 집행인이 호출할 때에야 깜짝 놀라면서 오늘이 집행일이라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사형수가 항의한다. “제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그럼 토요일이 집행일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토요일 아침에 호출을 받아도 놀라지 않을 테고요. 따라서 토요일은 집행일일 수 없고, 최대한 늦은 집행일은 금요일이에요.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 호출을 받더라도 저는 이미 예상했을 테니까 놀라지 않을 거예요. 따라서 최대한 늦은 집행일은 목요일일 텐데….” 이런 식으로 월요일까지 추론이 계속된다. 요컨대 집행인의 호출이 월요일 아침에 이루어지더라도 사형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는 사형될 수 없습니다!”라고 결론 내린 사형수는 감방에서 편안하게 지낸다. 그러다가 수요일 아침에 청천벽력 같은 집행인의 호출을 받는다.
여기까지가 역설의 내용이다. 사형수는 무언가 추론 오류를 범한 것이 분명하다. 과연 어떤 오류일까? (205쪽)

- 기반이 튼튼한 문장도 모순을 일으킬 수 있다. 적어도 일상언어에서는 그러하다. 다음 문장을 보라.
“이 문장은 열네 글자로 이루어졌다”
이 문장은 기반이 튼튼하다. 즉, 검증 가능한 사태를 서술한다. 더 나아가 이 문장은 참이다. 그런데 이 문장의 부정을 고찰하면, 골치 아픈 문제가 불거진다.
“이 문장은 열네 글자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글자들을 세어보라. 둘째 문장은 열일곱 글자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문장은 참이다. 요컨대 한 문장(‘이 문장은 열네 글자로 이루어졌다’)과 그것의 부정이 둘 다 참이다. 이것은 논리적 ‘모순율’의 명백한 위반 사례다. (225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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