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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도 괜찮아

우울해도 괜찮아

: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

리뷰 총점9.7 리뷰 15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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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18g | 128*188*20mm
ISBN13 9788997863969
ISBN10 899786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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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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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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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한 군데 마땅히 마음 둘 곳이 없었다.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갑갑한 마음에 단짝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내가 좀 이상해진 거 같다고 얘기했다. 아무래도 우울증 같다고 말했다. 친구를 믿고 용기 내어 한 말이었다. 근데 웬걸, 그 말을 들은 녀석이 교실이 떠나갈 듯이 웃었다. 네가 우울증이라면 자기 손에 장을 지진단다. 아…… 솔직한 녀석 같으니라고. 한 대 쳐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난 우울증 환자가 아니었다. 우울감을 심하게 겪었을 뿐. ---「I.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중에서

원래 사용설명서는 제품을 처음 샀을 때 읽어봐야 한다. 전원을 켜고 사용하는 방법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제품이 고장 나는 경우는 되게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아서다. 그런데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어리석게도 제품이 고장 난 다음에서야 허겁지겁 설명서를 펼쳐본다. 그마저도 안 버리고 가지고 있으면 다행이다.
내가 만약 상식적인 수준만이라도 정신건강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고 대처했다면 엄마와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지나간 일을 어찌하겠는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어서야 했다. ---「II. 지옥에서 즐기는 카라멜 마끼아또 한 잔」중에서

미안했다. 엄마는 육체에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억지로 먹을 걸 삼켜야만 했다. 아니, 주입해야 했다. 아이스크림이나 밥이나 똑같은 맛이었을 거다. 그런데 나 혼자만 이렇게 맛있는 걸 먹고 행복해도 되는 걸까.
행복해지면 행복해질수록 엄마에 대한 근거 없는 죄책감만 커졌다. 나 때문에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닌데.
행복감이 절정에 치달을 때마다 병적인 그리움이 찾아왔다. 난생처음 스키장 꼭대기에서 하얀 설경을 보았을 때, 일본에서 바다가 보이는 노천탕에서 사우나를 즐길 때, 강남 한복판에 있는 고층빌딩에서 서울 시내야경을 내려다볼 때, 내가 행복하다고 말을 내뱉는 순간마다 엄마가 보고팠다. ---「III. 그래도 약이 예뻐서 다행이야」중에서

대중교통만 타도 시대가 변한 걸 느낀다. 어쩌다 틱 장애가 있는 승객이 타도 사람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까닥까닥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욕을 해도 그러려니 한다. 그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큰 변화다. 이십 년 전만 해도 바로 싸움 났다. 욕을 한다고. 미쳤다고.
그런데도 막상 내가 알아보려고 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네’ 문제랑 ‘내’ 문제는 전혀 달랐다. 그래도 용기를 내야 했다.
---「IV. 내 인생의 흑역사도 사랑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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