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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도 스물아홉

사서 고생도 스물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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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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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82g | 145*215*20mm
ISBN13 9791189586058
ISBN10 1189586053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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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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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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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의 준비 기간 끝에 단 1천 명만 갈 수 있는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취득했다. 오랜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얻어낸 결과였지만 막상 비자를 취득하고 나니 비자를 준비할 때와는 또 다른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스물일곱 살 백수의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당연하게 드는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외국에 나가는 것이 맞는 건가?’, ‘그렇다면 외국에 가서 무얼 해야 하지?’, ‘또 다녀와서는 무얼 해야 하지?’ ‘외국에서 계속 살아야 하나?’ 답도 없는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년 동안 캐나다에 다녀오면 스물아홉 살이 될 테니 선택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보냈다.
그러다 문득, 힘들게 비자를 취득했건만 가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 같았고 그렇게 후회하며 지내고 싶지 않아. 고심한 끝에 캐나다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이왕 가는 김에 하고 싶은 것을 해 보고 싶었고 가슴이 시켜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내 진짜 꿈을 찾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알래스카의 추위는 대단했다. 한국에서 한겨울에 하는 야영이나 캠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알래스카 날씨를 제대로 실감했다. 온도계로 재보지는 않았지만 밤에는 영하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게 틀림없었다. 옷이란 옷은 다 껴입은 후 패딩점퍼까지 입고서 영하 17도까지 버틸 수 있는 침낭에 꽁꽁 숨어들었지만 알래스카의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발이었다. 양말을 세 겹이나 신고 옷으로 감쌌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이러다 동상에 걸리는 건 다행이고 냉동인간이 될 것 같았다. 추위에 잠도 오지 않았지만 이대로 잠든다면 얼어 죽을 것 같았다. 애초 계획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부지런을 떠는 것이었는데 강력한 알래스카 추위에 무너지고 말았다.
--- p.17

레저용 자전거로 무리하게 긴 여행을 한 탓인지 벨트 쪽에서 자꾸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오르막을 힘겹게 갈 때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제 제발 그만 타고 끌고 가라고 자전거가 보내는 신호 같았다. 사람도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몸에서 신호를 보낸다고 하지 않는가. 이제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게 일상처럼 무뎌졌다. 하루 종일 70킬로미터를 달려 어느 주유소 겸 카페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아지고 조금 더 서둘러 출발하면 조금 더 많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다.
--- p.44~46

때마침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길을 잘못 들어 다시 되돌아오는 바람에 8시를 넘어섰을 때 내 체력은 그야말로 바닥이 날 대로 난 상태였다. 중간에 텐트를 칠 만한 곳이 많았지만 오늘 목표했던 퀘백(Quebec)의 경계까지 가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하지만 지금 달리는 길은 너무 작은 길이라 지도상의 메인 고속도로와 겹쳐 표시되는 바람에 쉼터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9시 20분이 되어서야 퀘백 경계 1킬로미터 전에 도달했다. 뒷바퀴에 바람이 빠져서 더 이상은 갈 수 없었다. 그래도 퀘백 근처까지 온 것이 뿌듯했다. 텐트를 치고 라면을 세 봉지나 끓여 먹고 나니 그제야 무릎이 끊어질 듯한 통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제 자전거를 그만 타야 한다고 무릎이 시위라도 하는 듯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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