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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9년 07월 29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90쪽 | 398g | 150*210*15mm |
| ISBN13 | 9791160402810 |
| ISBN10 | 1160402817 |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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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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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세를 알아보러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가 갖고 있는 보증금으로 구할 수 있는 전셋집은 마을버스도 닿지 않는 산꼭대기에 있거나, 해 하나 들지 않는 어두침침한 골목 끝의 지하방뿐이라는 것을.
--- p.17
상욱은 근린생활자로서의 규칙을 말해주었다. 반드시 인터폰으로 확인하고 문을 열어줄 것. 혹여 구청에 신고가 들어갔을 수 있으니 일단 초인종 누르는 사람은 무시할 것. 그리고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 p.22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순병 씨가 열렬한 통일 예찬론자가 된 것은. 그리고 그동안 국내 뉴스나 광화문 집회 활동을 하던 이들과의 단톡방에서 받아왔던 유튜브 소식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 p.81
그는 넥타이를 몇 번 손으로 고쳐 매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빨간색 넥타이라니. 누가 본 것도 아닌데 그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넥타이를 풀었다. 그러곤 푸른색 넥타이를 골라 다시 맸다.
--- p.108
“그는 트럭에 실린 은색 진공관을 보며 약간 충격을 받았다. 고작 10년이 지난 뒤이니 멀쩡한 게 당연하지만 흠집 하나, 먼지 한 톨 없이 보존되어 있으니 썩지 않은 시체를 본 것마냥 소름이 끼쳤다.
--- p.117~118
“큰 죄를 덮기 위해선 작은 죄를 곁에 둬라.” / 아버지는 어린 그를 가르쳤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세상사는 그렇게 돌아갔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자의 죄를 덮기 위해 별거 아닌 이들의, 별거 아닌 죄가 필요했다.
--- p.147
이 모든 것들은 이름과 모양만 다를 뿐 삿갓조개와 한패였다. 제거해야 하는 존재, 없어져야 하는 것일 뿐이었다.
--- p.201
그때까지도 그는 알지 못했다. 뭔가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펼쳐져 시급 1200원까지 인상될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고작 900원 인상을 위해 오랜 기간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건 발전소도, 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공상일 뿐이었다. 그에겐 차라리 여가수 A와의 섹스에 대한 공상이 훨씬 더 현실감 있는 생각이었다.
--- p.212~213
“난 다방 같은 덴 안 가. 스타벅스 아니면 가지도 않는다고. 나이 먹었다고 다 노인네 되는 게 아냐. 젊은 사람 하는 거 겁내지 않아야 늙지 않는다고.”
--- p.231
“어, 좋다……. 아무것도 안 입고, 이렇게 치마만 입고, 돌아, 댕겼으면 좋겠다. 바람을, 하나 가득 품다가, 햇빛 좋을 땐 이렇게, 걷어 올려, 누워, 말리고……. 그러면, 깨끗, 해질 거 같아.”
--- p.239~240
“그게 청소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거죠?” / 그의 물음에 길 씨가 한참 후에 대답을 했다. / “기분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 p.255
아이는 결국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 (…) 고작 먼지 통 속에 섞인 먼지들, 머리카락 뭉치, 하얗고 작은 손톱조각뿐인 것을 전할 필요가 없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바랐다.
--- p.17
상욱은 근린생활자로서의 규칙을 말해주었다. 반드시 인터폰으로 확인하고 문을 열어줄 것. 혹여 구청에 신고가 들어갔을 수 있으니 일단 초인종 누르는 사람은 무시할 것. 그리고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 p.22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순병 씨가 열렬한 통일 예찬론자가 된 것은. 그리고 그동안 국내 뉴스나 광화문 집회 활동을 하던 이들과의 단톡방에서 받아왔던 유튜브 소식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 p.81
그는 넥타이를 몇 번 손으로 고쳐 매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빨간색 넥타이라니. 누가 본 것도 아닌데 그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넥타이를 풀었다. 그러곤 푸른색 넥타이를 골라 다시 맸다.
--- p.108
“그는 트럭에 실린 은색 진공관을 보며 약간 충격을 받았다. 고작 10년이 지난 뒤이니 멀쩡한 게 당연하지만 흠집 하나, 먼지 한 톨 없이 보존되어 있으니 썩지 않은 시체를 본 것마냥 소름이 끼쳤다.
--- p.117~118
“큰 죄를 덮기 위해선 작은 죄를 곁에 둬라.” / 아버지는 어린 그를 가르쳤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세상사는 그렇게 돌아갔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자의 죄를 덮기 위해 별거 아닌 이들의, 별거 아닌 죄가 필요했다.
--- p.147
이 모든 것들은 이름과 모양만 다를 뿐 삿갓조개와 한패였다. 제거해야 하는 존재, 없어져야 하는 것일 뿐이었다.
--- p.201
그때까지도 그는 알지 못했다. 뭔가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펼쳐져 시급 1200원까지 인상될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고작 900원 인상을 위해 오랜 기간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건 발전소도, 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공상일 뿐이었다. 그에겐 차라리 여가수 A와의 섹스에 대한 공상이 훨씬 더 현실감 있는 생각이었다.
--- p.212~213
“난 다방 같은 덴 안 가. 스타벅스 아니면 가지도 않는다고. 나이 먹었다고 다 노인네 되는 게 아냐. 젊은 사람 하는 거 겁내지 않아야 늙지 않는다고.”
--- p.231
“어, 좋다……. 아무것도 안 입고, 이렇게 치마만 입고, 돌아, 댕겼으면 좋겠다. 바람을, 하나 가득 품다가, 햇빛 좋을 땐 이렇게, 걷어 올려, 누워, 말리고……. 그러면, 깨끗, 해질 거 같아.”
--- p.239~240
“그게 청소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거죠?” / 그의 물음에 길 씨가 한참 후에 대답을 했다. / “기분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 p.255
아이는 결국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 (…) 고작 먼지 통 속에 섞인 먼지들, 머리카락 뭉치, 하얗고 작은 손톱조각뿐인 것을 전할 필요가 없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바랐다.
--- p.271~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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