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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에 폐경이라니

서른아홉에 폐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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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100 2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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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00g | 119*185*10mm
ISBN13 9791170282945
ISBN10 117028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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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폐경이 들이닥치다니. 당시에는 그 점이 제일 부당하게 느껴졌다. 몇 년 되지 않아 팍삭 늙어 버리겠지. 지금은 이렇게 근사하고 멋져 보여도 머지않아 성욕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늘어진 바다코끼리가 되어 버릴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을까.
--- 「이제 서른아홉인데」 중에서

나는 중국 의학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 폐경을 맞이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못했던 나는 기적을 바라며 임신·출산 전문 침술사에게 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야말로 필사적이었다. 아이를 낳을 일말의 가능성이 남아 있을 때,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최대한 서두르고 싶었다. 당시 내 난자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고작 5%도 되지 않는다는, 그야말로 잔인한 진단 결과를 받아 든 후였지만 말이다.
--- 「호르몬 치료법을 만나다」 중에서

나는 또 다른 모임에서는 입술을 새빨갛게 칠하는 것이 얼마나 기분을 업 시켜 주는지 배웠다. 그리고 비록 내가 폐경기라고 해도 내가 여전히 영락없는 여자라는 사실도 알게 해 주었다. 이 모임의 이름은 레드 립스(Red Lips). 서로 의지하며 서로에게 선물도 하고 서로에게 칭찬도 해 주고, 함께 춤도 추고 무엇보다도 모두 입술을 붉게 칠한다. 그게 이 모임의 상징이다. 이 여자들과 함께 다니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나쁘지 않았다. 전에는 한 번도 붉은 립스틱을 바른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입술을 칠하지 않고는 외출하고 싶지 않았다.
--- 「새로운 시도, 멋진 만남」 중에서

내가 알게 된 수많은 사실 중 하나는 남자들은 가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건 젊은 여성들도 마찬가지이다.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영원불멸이라고 믿을 때는 보통 그러기 마련이다. 분명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고 또 다른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는 것 그 이상으로 분명한 것은 누구도 우리에게 폐경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타인이 겪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자」 중에서

폐경기 외로움이 극에 달할 때면 나는 내가 이 세상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분명 내 안의 무언가가 인생의 새로운 단계가 펼쳐지고 있는 거라고, 자신에게 그 안으로 빠져들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솟구치는 분노와 몸이 마비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곤 했다.
어쩌면 너무 젊은 나이에 갑자기 늙어 버린 기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방금 출산을 마친 또래에 둘러싸여 외로이 폐경을 맞았기 때문일까? 어쨌든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 「조기 폐경이어도 괜찮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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