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정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뇌는 주의가 분산되었다고 느끼지만, 우리는 왠지 모르게 이런 상황을 즐긴다. SNS 계정에 달린 댓글이나 ‘좋아요’ 개수, 공유 횟수를 볼 때마다 보상받는 느낌이다.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유형의 실시간 반응(‘좋아요’ 누르기, 클릭하기, 넘기기, 공유하기 등)은 우리 뇌의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계속 화면을 넘기고 클릭하고 스크롤을 내리도록 사람들을 부추긴다. 온라인 소통은 대부분 비대면인 데다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바뀌는 반응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얼굴을 맞댄 소통은 점점 줄어들고, 이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소통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기계처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게 집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은 인간관계를 흉내 낸 것일 뿐 진짜 소통이라 보기 어려움에도 친구가 많다거나 인맥이 풍부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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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집중력뿐만 아니라 충동 조절 능력까지 잃어가고 있다. 대니얼 J. 레비틴의 저서 『정리하는 뇌: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에 인용된 연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분산된 주의력에 대한 보상으로 도파민 중독 회로를 생성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도파민을 분출시킬 새로운 자극에 항상 목말라 있으므로 집중력을 잃은 대가로 도파민을 보상받는 것이다. 우는 아기를 달랠 때 밝은색의 반짝거리는 장난감을 흔들면 아기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해보면 이 과정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국 런던 그레셤대학교의 심리학 객원 교수였던 글렌 윌슨은 멀티태스킹이 IQ 점수를 10점 정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리화나보다 디지털 기기 중독인 인포마니아가 IQ에 더 안 좋다」라는 기사에서 그는 마리화나를 피울 때보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 인지 능력이 더 크게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거나 처리하는 뇌는 다람쥐가 자유롭게 머릿속을 뛰어다니는 상태와 같다. 항상 혼란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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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하는 앱을 열어 피드를 볼 때 도파민 중독 회로가 활성화된다. 스크롤을 내리며 사진을 보거나 머리기사를 읽거나 링크를 타고 들어갈 때마다 중독 회로는 더욱 활성화되고, 당신은 더 많은 도파민을 원하게 된다. 만족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어쩌면 영원히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 정신의학협회에 따르면, 중독은 일상생활, 수면, 인간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어떤 물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행위다. 여기서는 인터넷, SNS, 뉴스피드, 문자메시지를 말한다. 통계를 보면 훨씬 더 충격적이다. 실제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무려 응답자의 18퍼센트가 인터넷에 중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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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가히 충격적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의 70퍼센트가 1시간에 세 번 혹은 그 이상 핸드폰을 확인한다. 그들 중 22퍼센트는 몇 분 간격으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리서치 플랫폼 디스카우트에서 진행한 ‘스마트폰에 강박적으로 손가락을 올려놓는 행위’라는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2,617번 핸드폰 화면을 탭·스와이프·클릭한다. 심한 사람들은 하루에 무려 5,427번 핸드폰 화면을 터치한다. 특히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같은 특정 세대들은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않는다. 그들은 핸드폰과 함께 생활하는 법을 익혀왔다. 그들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종일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조차 핸드폰을 자주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참기 어렵다. 뉴스 큐레이션 사이트 테크 토크에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퍼센트는 아내가 분만 중인데도 업무 이메일을 확인했으며, 다른 6퍼센트는 장례식장에서도 이메일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브리프랩의 연구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퍼센트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 p.48~49
가상현실은 가장 먼저 교육 분야로 우리 삶에 침투할 것이다. 현재 아이들이 학교에 태블릿 PC와 노트북을 가져가 화면을 보며 공부하듯이 미래 아이들은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 속에서 학습할 것이다. 학교에 있는 동안 아이들의 삶은 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가상 세계로 조금씩 이동한다. 부모들은 이를 막지 못하고 무력하게 지켜볼 뿐이다.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에는 페닌슐라 발도르프 학교가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운영하는 사립 교육기관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애플, 야후와 같은 거대 IT 기업에서 근무하는 부모들이 자녀가 다닐 학교로 이곳을 선택한다. 이는 우리에게 디지털 기술의 위험성을 일깨워준다. 일부 과학자들은 디지털 기술이 정말로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연구에 따르면, 교육용 정보통신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국가들조차 눈에 띄는 성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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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블로그 서비스 업체 테크더트닷컴은 동영상 스트리밍에 관한 기사에서 우리의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올해로 열세 번째인 딜로이트의 연간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과반에 가까운(47퍼센트) 미국 소비자들은 원하는 영상을 보기 위해 구독해야 하는 동영상 서비스 업체 수가 점점 늘어나 괴로워한다. 미국의 통신·미디어·연예 업계를 선도하는 딜로이트 케빈 웨스트콧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무작정 많은 선택지를 원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수준의 다양성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웨스트콧 부사장은 해당 연구를 총괄하며 “우리는 구독 피로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 p.127~128
군대에서 저격수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그들은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인내심, 정확성을 기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훈련을 받는다. 지금까지 만난 저격수들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인격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주문처럼 외우는 말 중 하나가 “목표물이 작으면 놓칠 확률도 낮다”이다. 이 말은 사정권 안에서 목표물을 선정할 때 저격수들은 의도적으로 표적의 가장 작은 부분(예를 들면 가장자리, 단추, 물건의 작은 부분)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목표 지점에서 몇 센티미터 빗나가도 여전히 목표물을 맞힐 수 있다는 게 기본 원리다. 우리가 매일 하는 활동이나 업무 목표를 세울 때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훈련이 필요하다. 삶에서 핵심적인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오직 그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 p.13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