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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378g | 128*188*30mm
ISBN13 9791188285846
ISBN10 11882858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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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가 납치당하기 두 시간 전, 해리 필드는 죽음과 화해에 이르렀다. 이런저런 일들로 고심하던 차에,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은퇴한 과학사 교수로, 애프터눈클럽 문화센터 여성 회원들 앞에서 가짜 과학, 사이비 과학, 유사 과학을 주제로 강연할 원고를 쓰고 있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로 열릴 이 강연은 토요일로 잡혀 있었다. 그는 손녀와 단둘이 집에 있었다. 그가 원고를 작성하는 동안 손녀는 잠이 들었다. 그는 마음이 산란해서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레나 파울러라는 옛 연인이 20년 만에 편지를 보내 왔는데, 3주가 지난 여태까지 답장을 쓰지 않았다. 창밖을 내다보며 강연 원고와 답장을 번갈아 생각하다 보니, 죽음에 관한 생각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해리 필드」중에서

밀러한테 데려가는 이유가 뭐라고 했지? 밀러가 누구라고 했지? 이건 꼭 알아야 해.
밀러가 ‘누구’라서요.
밀러가 누군데?
밀러는 신의 오른팔이에요.
아니야. 그 이상이야.
밀러는 신의 아들이에요.
제길, 또 멍청한 소리 하네. 내가 명심하랬잖아.
내가 기억하는 말은 그게 아니었지만, 겁이 나서 감히 입에 올릴 수 없었다. 밀러는 신이에요.
밀러는 뭐라고?
밀러는 신이다.
신이 누구라고?
밀러가 신이다.
거의 이해했군. 신이 뭘 해주셨지?
지금의 날 만드셨다.
다시 말해 봐.
신께서 지금의 날 만드셨다.
---「닉 포스터」중에서

어릴 때 나는 너무 예민한 나머지 남들을 울려서 이를 극복했다. 풀숲에 숨어 있다가 가방을 메고 어슬렁거리며 집에 가는 아이들에게 달려든 다음 흠씬 두들겨 팼다. 아버지는 내가 당신의 부족한 면을 닮기를 소원했다. 아버지 허락하에 나도 아버지처럼 신을 섬기는 사람이 될 운명이었다. 아버지는 내게 신을 소개했음에도, 나하고 신이 너무 가까워지지 않도록 우리 둘을 감시했다. 나는 거절했다. 아버지와 나는 뭐든 굳이 말로 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화했다.

아버지는 규칙을 입 밖에 꺼내어 말씀하신 적이 없었다. 10대 시절, 아버지는 통금이 몇 시라고 하지 않았지만 내가 통금을 어기면 벌을 내리셨다. 아버지가 내리는 체벌은 침묵이었다. 그래서 내가 후회하게 만드셨다. 아버지가 뻔한 방식으로 혼내지 않자, 나는 규칙이란 규칙은 모조리 어겼다. 통금 시간을 어기고, 시험도 엉망으로 봤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시원치 않은 내 성적에 흡족해하셨다. 그 후 나는 아버지가 얼마나 무식한지 알려고 공부했다.
---「올리버 퀸」중에서

나는 어디 말이나 한번 해보라고 한 다음 다른 사람들을 물리고 알렉스터번으로 갔다. 우리는 맥주를 시켜 놓고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 사람들 없이 조용히 얘기했다. 루머가 말했다. 일단 당신이 이해하지 못할 말부터 해야겠습니다. ‘신을 사사로이 알게 되는 곳’이라는 말은 전단지에서 보셨죠? 밀러 교회 사람들은 밀러가 예언자나 설교자가 아니라 신 그 자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그걸 꼭 믿어야 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생각해보시란 말입니다.

나는 그게 그런 뜻이라면 루머가 정신 나간 사람인 것 같아서 기대를 접었다. 그런데 루머가 계속 설득하자 솔깃해졌다. 밀러는 신입니다. 당신을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밀러가 꾸리는 공동체에 가서 살 수도 있어요. 그곳에 살면서 수행하면 달라질 겁니다. 애쓰지 않아도 밀러가 다 알아서 당신을 딴사람으로 만들어줄 겁니다. 딴사람이 되고 싶지 않나요?
---「올리버 퀸」중에서

닉 포스터를 다시 만나 세뇌시키고, 주디를 만나 밀러 얘기를 꺼냈다.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야 주디가 내 맘대로 했다며 내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 못할 테다. 우리 셋이 스텀프아일랜드에 가서 밀러와 같이 살자면서 타당한 이유를 제시했다. 방계 가족처럼 사는 곳이니 주디가 이 세상을 버리고 온통 사랑이 가득한 환경에서 아이를 기르기에 좋을 거라고 했다. 주디가 나더러 미쳤다고 했다. 나는 놀라지 않았다. 그래서 위커폴스가 아니라 스텀프아일랜드라고 말한 것이다. 우리 부녀가 사라져도 주디가 추적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주디가 흑인 남자 밑에서 내 아이를 키우려는 걸 알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닉에게 알렸다. 우리는 민첩하게 움직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 모두를 바꿔줄 신에게 아이를 데려가는 중이다.
---「올리버 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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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가 납치당하기 두 시간 전, 해리 필드는 죽음과 화해에 이르렀다.” 소설을 여는 이 문장은 앞으로 빠르게 진행될 다차원적인 이야기를 약속한다. 오스틴 라이트는 각 캐릭터와 내레이터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여 맹신하는 자들에 대한 조화로운 탐구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가져온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접근하기 쉬운 스타일의 매력적인 소설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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