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8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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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676g | 140*220*30mm |
ISBN13 | 9788901252148 |
ISBN10 | 8901252147 |
발행일 | 2021년 08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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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676g | 140*220*30mm |
ISBN13 | 9788901252148 |
ISBN10 | 8901252147 |
프롤로그 | 마음속 어두운 작은 방에 불을 켜는 일 Chapter 01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문제 행동에 갇혀버린 사람들 | 내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다 | 정신, 신체, 마음의 연결 | 인간은 유전자의 결과물이 아니다 | 플라세보 효과와 노세보 효과 |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심리학 ** 마음 치유 연습 | 마음속 어두운 작은 방에 불을 켜는 일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변화를 위한 첫 걸음 Chapter 02 의식적 자아를 깨닫는 순간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 의식적 자기와 잠재의식적 자기 | 변화를 거부하는 항상성 충동 |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 믿음의 힘 ** 마음 치유 연습 | 의식을 명확하게 깨닫는 매일 습관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의식을 깨우는 일기 쓰기 Chapter 03 트라우마 바로 알기 트라우마에 관한 잘못된 통념 | 자신에게 트라우마가 없다는 착각 | 부모가 믿음직한 안내자가 되어주지 못할 때 | 아동기 트라우마의 6가지 형태 | 트라우마에 대응하기 |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있다 ** 마음 치유 연습 | 나의 트라우마 형태 파악하기 Chapter 04 트라우마에 노출된 몸 트라우마는 몸의 세포를 바꾼다 | 트라우마는 어떻게 나의 세계를 바꾸는가 | 안전하다는 감각이 필요하다 | 위협받는 신체 | 트라우마 경험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 | 낯선 사람들이 불안한 사람들 | 공동조절을 통해 전이되는 감정 | 감정 중독의 악순환 | 제자리로 돌아가는 길 ** 마음 치유 연습 | 스트레스 회복력을 높여주는 신경계 균형 되찾기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신경계 균형을 되찾는 감정 일기 Chapter 05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뇌와 몸의 대화 | 만성 스트레스와 장 건강의 관계 | 치유의 시작, 좋은 수면 만드는 법 | 자율신경계를 단련하는 호흡 요법 | 회복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운동 방법 | 성인에게도 놀이 치유가 필요하다 | 실시간으로 정서적 활성화 통제하기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호흡 요법을 돕는 감정 일기 Chapter 06 자아를 만드는 유년기의 핵심믿음 믿음의 기원 | 잠재의식의 프로그래밍 | 유년 시절의 반복된 메시지 ** 마음 치유 연습 | 나의 핵심믿음 조사하기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새로운 핵심믿음을 만들어나가는 연습 Chapter 07 상처 입은 내면아이 4가지 애착 유형 | 내면아이란 무엇인가? | 아동기에 환상을 덧씌우는 사람들 | 내면아이를 만나다 | 앤서니의 내면아이 ** 마음 치유 연습 | 자신의 내면아이에게 편지 쓰기 Chapter 08 자아는 그냥 자아일 뿐이다 자아를 만나다 |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인 나의 자아 | 사랑받기 위해 자아를 억압하는 사람들 | 자아와 함께 시작하는 치유 작업 ** 마음 치유 연습 | 자신의 그림자를 만나는 치유 작업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감정 일기 Chapter 09 외상성 애착 관계 성인기의 애착 이론 | 수치심, 중독, 그리고 외상성 애착 | 외상성 애착의 6가지 유형 | 외상성 애착의 함정 | 진정한 사랑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 마음 치유 연습 | 자신의 외상성 애착 수준 파악하기 Chapter 10 경계를 세우다 심하게 의존적인 밀착 상태 | 경계란 무엇인가? | 경계의 유형 | 정서적 과잉공유와 감정 떠넘기기 | 경계를 세우는 방법 | 경계를 무너뜨리는 기대와 연민 | 궁극적 경계 ** 마음 치유 연습 | 건강한 마음을 지키기 위한 경계 세우기 Chapter 11 내 안의 내면아이 재양육하기 내면아이를 다시 기른다는 것 | 재양육을 받치는 네 기둥 | 외로움과 실망, 분노를 다루는 법 | 나의 내면아이 재양육 사례 ** 마음 치유 연습 | 지금 당장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떠올리기 Chapter 12 정서적 성숙을 이루기 위하여 90초 규칙 | 정서적 성숙으로 대응하기 |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일 | 명상과 성숙 | 내면의 정서적 성숙이 밖으로 드러나다 ** 마음 치유 연습 | 감정 재연결과 신체 균형 되찾기 ** 미래의 나를 위한 일기 쓰기 |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감정 일기 Chapter 13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손을 잡은 사람들 | 공동체의 힘 | 진정한 애정이 주는 안정감 | 자신을 치유하는 것은 세상을 치유하는 것 ** 마음 치유 연습 | 상호의존성을 키워나가는 일일 연습 매일 나를 치유하는 시간 에필로그 | 자기 세계의 창조자는 자신뿐이다 감사의 말 용어 설명 |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How to Do the Work
- 상처 입은 내면아이와 화해하는 치유의 심리학 -
우리말 제목과 원제목이 기가 막힌 조합을 이룬다.
내 안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어떻게 알아보고 돌보고 치유하고 재양육하는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보통 심리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런 심리학 이론들도 등장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전체론적 심리학’은 인간과 관계되는 다양한 측면들을 아울러서 살펴보도록 독자를 초대한다.
이 책에도 언급되는 존 브래드쇼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도 있지만, 영양의 역할, 다중미주신경이론, 신경계가 정신과 신체에 미치는 역할, 명상 등 정신과 신체가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고 있기에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이론과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과 방법들은,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정신역학을 연구하기도 한 저자가 실제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알아차리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탐구하고 적용했던 것들이며, 저자가 창설한 자기치유자 서클(SelfHealers Circle)에 속한 사람들이나 내담자들의 사례들까지 있어서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나의 제한적 경험이기는 하지만, 나름 다양한 치유 경험을 하면서, 이론으로만 무장한 사람, 치료사라고는 하지만 자기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 자기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다루며 성장해나가기에 자신이 만나는 내담자에게 진정성있게 대하며 따뜻하면서도 단호함을 보일 수 있는 사람 등 다양한 유형의 치유자/치료사들을 만나왔는데, 저자는 가장 마지막에 언급된 유형의 치료사라 느껴졌다.
이 책에서 특히 유용하게 다가온 부분에는 먼저 트라우마의 개념이 있다.
나는 트라우마의 개념이 다양한 유형의 압도적인 경험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도록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신경학자 로버트 스케어가 정의했듯이 ‘비교적 무력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인 인생 경험을 트라우마로 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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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트라우마 경험은 항상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트라우마를 인식하는 것은 트라우마 그 자체 못지않게 유효하다. 특히 가장 무기력하고 의존적인 아동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지속해서 자신을 배반할 때, 자신을 무가치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 진정한 자기와 단절될 때 트라우마가 생겨난다. 트라우마는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자기 본연의 모습을 배반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믿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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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같은 아주 극적인 경험이 아니더라도 우리 내면의 아이가 무력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자신을 지속적으로 저버리게 하는 경험들이 있다면 그것은 몸와 마음에 오롯이 각인되어 존재를 꽃피우는 것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자신에게는 트라우마가 없다고 생각했고, 기존의 트라우마 정도를 확인하는 척도에서 10점 중 1점을 받았으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본인에게도 트라우마 경험이 있음을 알아차렸기에 그에 상응하는 방법들을 찾아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트라우마 또한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과 외상성 애착 패턴을 유발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 등에 관한 부분은 부모의 자기 돌봄과 치유, 양육 태도 점검을 위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완전한 부모가 되지 못함에 죄책감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지 못한,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트라우마를, 부모도 가지고 있을 수 있음을, 그래서 최선을 다함에도 아이에게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또한 알려주기 때문이다.
트라우마가 한 부모로부터 다음 세대, 즉 자식에게 어떻게 전이되는지 좀 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 과정의 핵심에 조건형성 개념이 있다. 조건형성은 믿음과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지내본 사람이라면 아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아이는 동네 친구든 같은 반 친구든, 혹은 만화 캐릭터든 본 대로 따라 한다. 이것이 조건형성 방식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특히 부모가 모델이 되어 보여주는 것을 학습한다. 아동기의 애착이 무의식적인 믿음의 토대를 마련해준다. 인간관계가 어떤 것인지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배운다. 또한 몸에 대한 부모의 생각을 지켜보면서 자기 몸에 관한 생각을 정립한다. 자기 돌봄을 우선시할지 말지도 배운다. 소비습관과 세계관,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믿음도 습득한다.이러한 믿음은 수없이 많은 다른 메시지들과 함께 무의식에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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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제시하는 외상성 애착 유형을 유발하는 양육 태도
“뇌와 장을 연결하는 미주신경”을 뜻하는 다중미주신경이론 또한 흥미로웠다. 온몸이 정말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사실과 소화기관의 중요성은 영양 섭취나 식생활까지도 점검하게 만들며 살아가는 일상의 행위 하나하나가 결국은 나를 돌보고 치유하는 일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었다.
위장에는 약 5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이 신경세포들은 ‘장-뇌 연결축 gut-brain axis’이라고 알려진 통로를 통해 두뇌와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유독 많이 연구되는 사례 중 하나인 장-뇌 연결축은 다양한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속도로와 같다. 예컨대 얼마나 배가 고픈지, 어떤 영양소가 필요한지, 음식이 얼마나 빠르게 위장을 통과하는지, 심지어는 식도 근육이 언제 수축하는지도 전달해준다. 우리의 친구 미주신경은 장과 뇌를 오가는 그러한 신호들의 전송을 촉진하는 핵심 메신저 가운데 하나다.
장은 또한 창자신경계ENS라고 알려진, 장벽을 따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신경세포망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창자신경계는 망 같은 신경세포 체계로, 너무 복잡해서 연구학자들의 종종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조직이다. 창자신경계의 신경세포들은 진짜 뇌의 신경세포들처럼 몸의 다양한 부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호르몬 분비 신호와 화학적 메시지를 온몸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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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내 세균 불균형은 우울증과 자폐증, 불안증, ADHD, 심지어는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다. 몇몇 동물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건강 상태 쇠락(좋지 않은 식습관과 스트레스 및 독성 화학물질 같은 환경적 영향의 결과)과 인간의 불안증 및 우울증 관련 증상의 급증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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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반에 강조되는 마음챙김의 태도를 포함해서 호흡, 명상 관련 내용들이나 감정 조절에 관한 수용적이고 명상적 태도, 긍정적인 경계 세우기, 애착의 유형과 외상성 애착 관계, 핵심 믿음을 알아차리고 새로운 믿음을 창조하기 등 내면아이를 돌보는 다양한 접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작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해보라는 권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사례들을 보면 아주 작은 결심과 실행 하나가 지속되면서 큰 변화로 이어져 감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마무리하는 부분에서의 저자의 경험 공유/고백은 이러한 내면작업을 통한 정서적 성숙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요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듯한 막막함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위안이 되기도 했다.
정서적 성숙의 발달 과정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정서적 성숙은 자기 인식과 수용이 매일 진화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성장의 시기도, 지금껏 이뤄낸 진전을 시험하는 좌절의 시기도 닥친다. 사실 나는 이 장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시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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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오해받았다고 느끼는 상처 입은 아이였다. 하지만 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갇혀버린 고독한 아이는 아니었다. 내가 내 자아의 이야기에 먹혀버렸다면 그렇게 해변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 어떤 아름다움도 내게 닿지 못했을 것이다.
해변에 서 있는 그 순간 나는 정서적 성숙 단계를 넘어섰다. 내 정서적 상태가 다른 사람들, 특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이것이 바로 이 작업의 궁극적 목적이다. 경계를 세워 내면의 아이를 만나는 작업에서 재양육 작업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작업은 순수하게 함께하기 상태로 이어진다.
384
위의 책 사진에서 책과 함께 있는 곰돌이 인형은 나와 함께 한 지 13년 쯤 된다. 어느 주말 내내 있었던 이틀 간의 내면아이 워크샵 때 나의 내면아이였다. 워크샵 후 선생님께 말씀드려 특별히 함께 집에 왔다. 항상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내면 작업이 필요한 시기에는 내 침대 머리 맡에 등장한다. 그 곰돌이에게 책에서 위의 부분을 읽어주었다. 기죽지말라고 말이다.
서평을 마무리하며 재미있는 책과 관련한 동시성 경험을 나눠보려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아래 문장은 두 번(59쪽, 407쪽) 등장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기억하지 않는다. 순간을 기억할 뿐이다.’
체사레 파베세
박사 과정 중 등교길에 공황 발작을 경험한 저자가 우연히 만난 간판의 저 문장으로 인해 “현재 순간의 힘”에 관해 조사하고 연구하며 의식의 힘에 관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음을 앞 부분에 공유하는데, 뒤에서는 이 문장을 어떻게 다시 만나 책에 인용할 수 있었는지 설명이 나온다. 저 문장으로 인해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 안내 받았음에도, 책을 구상하면서 공유하고 싶은 저 문장을 아무리 해도 찾을 수도 정확하게 기억할 수도 없다가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상태로 식사 준비조차 힘들 만큼 기운이 떨어져 주문한 피자 박스에 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저 문장을 보는 순간 그간의 지난한 노력들과 성장을 상기할 수 있었고, 물론 책에도 포함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와 비슷하게 내가 작년에 전자책 만들기 실습을 하며 원고를 정리하던 중 우연히 만난 문장이 있었다. 너무나 공감이 되어 책에 포함시켰으나 출처를 찾을 수 없었는데, 바로 그 문장이 이 책의 본문을 마무리하는 부분에서 나를 반기고 있었다.
자신을 치유하는 것은 주변 세상을 치유하는 것이다.
398
책을 읽고 나니 이 문장의 의미가 더 넓고 깊게 다가왔다.
출판사에서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기존 내면아이를 다룬 책은 많다. 외국의 어떤 학자의 책은 두껍지만 종교에 치중되어 있어 나와는
맞지 않았고 근래에 나온 한 책은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다루어 읽기 불편했다. 내면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그를 위해서는 종교에 귀의해야 한다거나, 자기를 극한의 육체적 상황으로 몰아넣으며 울음을 통해 치유를 했다는 이야기는 굳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이래야 하나 의문을 품고 신뢰를 낮췄다.
이번 책 역시 내면아이를 다루기에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 이번에는 무엇에 귀의하기를 종용할 것인가. 하지만 이번 책은 기존의 책들과 달랐다. 진심으로 내안의 나와 마주하며 앞으로 남은 시간들은 행복하게 지내기를 원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달까. 책을 읽으면서 두렵지 않았고, 진입장벽은 없었다.
학위를 받고 개인 진료소까지 낸 저자의 이력은 표면만 바라보았을때 누구나 부러워할만하다. 사랑하는 배우자 까지 얻었으니 오죽할까. 하지만 저자는 자기배반의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린다. 내면아이와 배치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내면아이가 있고 그 존재를 아는 사람도 많지만 대면의 기회는 적다. 눈떠보면 부정적인 상황에 휩싸여 흔히 말하는 지하 몇층까지 자신의 심리를, 자존감을 끌어 내려 우울감에 빠지고 술로 달래고, 각각의 방법으로 위로하고 부정의 도돌이표가 계속된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치유는 별다른게 없다고 그 자리에서 치유가 되고, 그 주체는 자기라고.
머리로는 이해되는 치유법이지만 마음을 치유하기는 쉽지 않은 법인데 책을 통해 오늘 하루를 치료 받은 기분이다.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저자의 진심이 와닿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임상심리학자로서 활동하는 저자는 기존 전통적인 심리 치료 방식에 한계를 느낀다.
그녀가 주로 활용한 사고가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인지 심리학적인 방법은 너무 변화가 오래 걸리고,
겨우 찾은 변화조차 금방 오래된 사고와 행동으로 되돌아갔다.
무의식의 정신분석 방법론도 무의식의 작용을 알게 된 것만으로
새로운 자기 세계를 살아가게 하는데는 충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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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치료 장면에서 마주하는 환자들과 자기 스스로의 어두움으로부터
저자는 전체론적 심리학의 자기 치유 방법론을 제시한다.
누구나 해소되지 않는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트라우마에 대한 관점을 넓게 바라본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극단적인 외상성 사건만을 트라우마로 보고,
대부분이 트라우마없이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우리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다들 안에 품은채 살아가고 있는가?
‘비교적 무력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인 인생 경험을 트라우마로 규정해야 한다 (p87)
트라우마에 대한 그녀의 새로운 시각에서는 우리 모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트라우마은 인생의 일부분이다. 피할 수 없다.
이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겪었던 경험,
즉 탄생 자체가 자신과 엄마에게 트라우마였을지도 모른다 (p109)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숙명적으로 고통스럽고 아픈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p109),
자신의 초창기 인생을 형성했던 패턴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치유 작업을 하면 변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치유될 수 있다고. (p109)
그렇기에 나 또한 어떤 트라우마를 겪었고
그것으로 인한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안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내면 아이는 내면 아이이고, 자아는 자아일 뿐이다.
여기서 또 나의 편견을 깨는 새로운 시각이 두번째로 나온다.
나는 어린 시절 본 영화의 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 영화 <굿윌헌팅>에서 주인공의 드러난 내면 아이에게 던진 박사님의 치유의 말.
그리고 영국 드라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에서 나온 내면아이 상담 장면.
이런 미디어에서 비친 내면아이 상담 장면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편견이 생겼단 것 같다.
‘나의 내면아이를 치유할 마법의 치유의 말’을 건네야만 한다고.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료 (= 없애야 한다)해야만 한다고. 말이다.
내면아이가 존재한다 해도 당신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p216)
내면아이 치유 작업은 내면아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는 것도 아니다. (p217)
중요한 것은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포함한 자아, 초자아, 원초아
그야말로 모든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도 나의 일부고, 청소년기에 형성된 불안정한 나의 자아도 자아일뿐, 나의 일부이다.
어쩌면 우리는 정신심리학에 관해 잘못된 환상에 빠져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완벽하게 성숙된 자아, 자신이 있을거라고. 완벽한 정답이 있을거라고 말이다.
저자의 인생을 바꾸고 각성하게 한 인용문을 보자.
우리는 하루하루를 기억하지 않는다. 순간을 기억할 뿐이다.
- 체사레 파베세 -
과거의 일부인 트라우마도, 상처받은 내면 아이도, 어린시절 애착관계로 조건형성된 자아도,
어떤 과거의 하루의 나일 뿐이다.
나의 일부분에 얽매이고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나, 혹은 내 세계의 전부가 아니니까.
궁극적 목적, 즉 자아 작업의 최종 목적은 역량 강화 의식이나 자아 이해와 자아 수용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 상태는 반사적인 자아 반응을 초월해 선택할 수 있는 인식 공간을 마련해 준다. (p249)
결국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적인 메시지는?
매 순간, 자기 감정과 믿음으로 ‘선택’을 해내가며, 매순간 매일 진화하고 성숙해나가는
자기만의 세계와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정서적 성숙의 발달 과정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정서적 성숙은 자기 인식과 수용이 매일 진화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성장의 시기도, 지금껏 이뤄낸 진전을 시험하는 좌절의 시기도 닥친다.
사실 나는 이 장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시험에 들었다.
(p381)
완벽한 성숙도, 완벽한 정답의 인생도 없다.
‘나’라는 인간조차도 어떤 ‘자아’라는 틀에 확고히 자리잡혀 갇혀있지 않다.
‘나’란 자아도 매순간 성장하고 진화하고, 그에 맞는 매순간의 선택을 하며
그저 자기만의 세계와 인생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한 ‘각성’일 것이고,
최근 심리학이나 내가 주목했던 ‘Here & Now’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스스로도 싫은 행동 패턴을 반복하고, 그것으로 사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이 책을 읽고 자신만의 세계를 걸어갈 ‘각성’의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
** 북적북적 채널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