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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 비채 | 2020년 11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41건 | 판매지수 4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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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96쪽 | 738g | 146*208*28mm
ISBN13 9788934992370
ISBN10 893499237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정호승 시인의 시 산문집. 직접 가려 뽑은 시와 그 시에 얽힌 이야기 60여 편이 한 권에 담겨있다. 삶에서 건져 올린 시인의 시와 고백과 성찰의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를 전한다. - 에세이 MD 김태희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이후 7년 만의 신작 산문집
시인 정호승, 인간 정호승의 오늘을 있게 한 60편의 시와 이야기를 만나다


전 세대에게 널리 사랑받는 시를 썼으며 교과서에도 시가 실려 있는, 열세 권의 신작 시집을 냈고 천 편이 넘는 시를 발표한 시인 정호승. 그의 독자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것이다. 시인이 수선화를 바라보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노래한 까닭은 무엇일까(「수선화에게」), 어떤 인생의 바닥에 맞닥뜨렸기에 ‘바닥에 굴러떨어지면 바닥을 딛고 일어나면 된다’는 통찰을 얻게 되었을까(「바닥에 대하여」), 오랫동안 그의 시의 원천이 되어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기억(「어머니를 위한 자장가」)과 좀처럼 시에서 그린 적 없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나날은 어떠했을까(「못」).

정호승 시인의 오늘을 있게 한 순간들과 이 순간들이 알알이 맺힌 시를 한 권에 담은 신작 산문집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시와 그 시에 얽힌 이야기를 쓴 산문이 짝을 이룬 ‘시가 있는 산문집’으로, 모두 60편이 실려 있다. 어린 시절의 사진부터 군 복무하던 시절, 부모님과의 한때, 존경하는 스승님과 찍은 사진 등 시인이 소중히 간직해온 20여 컷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스물세 살에 한국시단에 등단해서 지금까지 13권의 신작시집을 출간했다. 그러니까 그동안 약 1천 편 정도의 시를 쓰고 발표했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 내 인생에 큰 힘과 용기를 주는, 내 인생을 위로하고 위안해주는 단 한 편의 시를 꼽으라면 바로 이 시 〈산산조각〉을 손꼽을 수 있다. 내가 쓴 시 중에서 내가 늘 가슴에 품고 다니는 단 한 편의 시가 있다면 바로 이 〈산산조각〉이다.
--- p.20

시는 외로움의 또 다른 이름이고, 상처와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며,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인생이 외로움과 상처와 고통과 사랑으로 이루어지듯 시 또한 마찬가지다.
독자들이 시집에 사인을 해달라고 할 때 내가 가장 많이 쓰는 구절은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이다. 그렇게 쓸 때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언제나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 p.31

나는 가끔 김광석의 목소리로 ‘부치지 않은 편지’를 듣는다. 들을 때마다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하는 부분에서는 깊은 울음이 솟는다.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는 박종철 열사일 수도 있고, 서른세 살 예수의 나이 즈음에 서둘러 세상을 떠난 김광석일 수도 있고, 이 시대에 핍박받는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
--- p.50

이제 눈은 나 어릴 때처럼 펑펑 쏟아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좀처럼 함박눈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서울에는 하느님도 이제 그리 푸짐하게 눈을 주고 싶지 않은가 보다. 그러나 눈사람 만드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내가 만든 눈사람과 함께 서울 거리에 서 있고 싶다.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이나 시청 앞 광장 한복판에 한 사람 눈사람이 되어 서 있고 싶다.
--- p.78

나는 아직도 시가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깨닫기 어렵다. 시를 쓰면서 ‘이것은 시가 되었다’ ‘이것은 시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왜 시가 되었다고 생각되는지, 왜 시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지 그 까닭을 확실히 깨닫기는 어렵다. 아직도 인생이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것처럼 시도 그렇다. 이것은 마치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리스도의 영성을 어디에서 어떻게 어느 순간 깨달았느냐 하는 질문과도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 p.129

나는 아침마다 사막을 묵상하면서 내 존재의 참모습을 느낀다. 나는 사막의 모래 한 알보다 못한 존재다. 그동안 내 가슴이 기름진 옥토였기 때문에 오히려 고통스러웠다. 나도 선한 눈을 지니고 사막을 건너가는 야생 낙타가 되고 싶다.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굳게 믿으며, 사막의 물이 되면 더 좋겠다. 그러나 사막의 신기루는 되고 싶지 않다. 젊을 때는 산을 바라보아야 하고, 나이가 들면 사막을 바라보아야 한다.
--- p.165

만일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다면 나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가장 먼저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다. “아버지, 얼마나 짜장면이 드시고 싶으셨어요. 오늘 곱빼기로 드세요” 하고. 아, 아버지는 어쩌면 천국에서도 가끔 짜장면을 드시고 계실 것이다.
--- p.51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시(詩)로 노래한 반세기…
인생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시가 되어 맺힌다


1972년 등단해 시력(詩歷) 48년을 맞는 일흔의 시인 정호승. 그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모두가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문학을 추구해왔다. 시뿐만 아니라 산문으로 삶의 비밀과 사회적 이슈를 표현하고 보듬어온 것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시대의 어둠을 밝힌 〈서울의 예수〉를 비롯해 그 어둠 속에서 함께 운 〈부치지 않은 편지〉, 인간의 그늘을 들여다본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비극마저 인간의 본질이라고 노래하는 〈수선화에게〉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가 뜨겁게 사랑받은 것은 물론, 그가 2006년 출간한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와 2013년 출간한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역시 14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시와 산문이 자신의 문학을 이루는 ‘한 몸’이기에 시와 산문이 한 몸인 책을 소망해왔다고 고백한다. 정호승 시인의 오랜 소망으로 쓰인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는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시 60편과 그 시에 관한 이야기들, 오래 간직해온 추억의 사진까지 살뜰히 담은 ‘시 산문집’이다.


시인 정호승과 인간 정호승이 시와 산문으로 전하는
뜨거운 고백과 성찰, 깊은 위로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용기와 희망, 사랑을 전하는 시인,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찾는 시인… 정호승 시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에서는 이 같은 화려한 수식의 흔적이나 권위의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이 책은 인생의 고비마다 시를 길어 올렸다고 무릎 꿇고 고백하는 뜨거운 기도에 가깝다. 아름답게 채색된 명화도 스케치 한 휙에서 시작되었듯, 정호승 시인의 시 역시 성실하게 살아낸 하루하루에서 비롯되었음을 신작 산문집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는 증명한다.

중학생 시절, 범어천을 오가며 시심(詩心)을 키우고, 가계부에 쓰인 어머니의 시를 보고 놀란 기억(〈벗에게〉),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며 인생과 신을 원망하던 날들(〈술 한잔〉), 구두에 오줌을 싸놓은 반려견에게 성을 내고 후회한 일(〈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고민하고 절망하던 나날(〈아버지의 나이〉), ‘족보에 없는 형제’라 할 만큼 가까웠던 정채봉 작가와의 우정(〈정채봉〉), 그리고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마련인 부모와의 이별….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을 법한 내밀한 인생 이야기가 어떻게 시인의 대표작으로 승화되었는지가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인생이 시가 되어 맺혔듯 모두의 인생이 한 편의 시라는 시인의 메시지는 읽는 이들에게 가슴 먹먹한 위로를 선사한다. 역할을 나누어 치열하게 살아온 인간 정호승과 시인 정호승이 서로 이해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적인 성숙과 나이듦의 성찰까지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이 책만이 갖는 묘미일 것이다.


작가의 한마디

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책이 그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하기 위하여.

회원리뷰 (41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좋아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사****님 | 2021.07.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렸을때부터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좋아해서 대부분 소장하고 있는데 커서는 현생 사느라 바빠서 시집같은거 볼 시간도 없드라구요그래서 한동안 시집 사는걸 멈췄었는데 오랜만에 엄마한테 시집을 선물하고 싶어 찾아봤더니 정호승 시인의 새시집이 있길래 리뷰같은거 잘 확인하지도 않고 믿고 구매했습니다 ㅎㅎ 받고 대충 살펴보니 역시 제 마음에 들더라고요 엄마도 좋아하셔서 만족;
리뷰제목
어렸을때부터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좋아해서 대부분 소장하고 있는데 커서는 현생 사느라 바빠서 시집같은거 볼 시간도 없드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시집 사는걸 멈췄었는데 오랜만에 엄마한테 시집을 선물하고 싶어 찾아봤더니 정호승 시인의 새시집이 있길래 리뷰같은거 잘 확인하지도 않고 믿고 구매했습니다 ㅎㅎ
받고 대충 살펴보니 역시 제 마음에 들더라고요 엄마도 좋아하셔서 만족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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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바***3 | 2021.04.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머니가 어느 날 정호승 시인의 책을 주문해달라고 하셨다. 새로 신간이 나왔다고 하시면서. 힘겨운 현대인들을 위한 시 라는 문구를 봤는데 젊고 나이듦을 떠나서 마음이 힘든 누군가들에게 말하는 이야기 같았다.  어느 날 보니 꽤 많이 읽어내려가셨길래 어떠셨냐 물으니 책 속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놓으셨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꼭 주문같아서 약간은 슬픈 느낌.&n;
리뷰제목

어머니가 어느 날 정호승 시인의 책을 주문해달라고 하셨다. 새로 신간이 나왔다고 하시면서.

힘겨운 현대인들을 위한 시 라는 문구를 봤는데 젊고 나이듦을 떠나서 마음이 힘든 누군가들에게 말하는 이야기 같았다. 

어느 날 보니 꽤 많이 읽어내려가셨길래 어떠셨냐 물으니 책 속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놓으셨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꼭 주문같아서 약간은 슬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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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이 | 2021.04.01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책이 그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로워도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하기;
리뷰제목


 

 

 

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책이 그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로워도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하기 위하여.” (p. 7)

 

 

 

시집을 즐겨읽지는 않는다. 시는 어렵고 모호하다는 생각에 시를 읽는 것이 불편했다. 그러다 작년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몇 권을 읽으면서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시에 대한 관심은 늘어도 여전히 멀게만 느껴져, 다른 시인들의 시집을 선뜻 고르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나는 이 책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를 발견했다. 정호승 시인의 시와 그에 관련된 시인의 생각을 모아 놓은 책인것 같아 관심이 갔다. 사실 시를 읽을 때면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이 시를 쓴건지 궁금할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함에 대한 답이 쓰여진 책인 것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시에 대해, 그리고 시인의 마음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볼 수 있길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p. 15,  『산산조각』)

 

산사의 범종에 금이 가면 종을 칠 때마다 깨어진 종소리가 난다. 그러나 종이 완전히 금이 가고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면, 그 파편 하나하나를 칠 때마다 제각기 맑은 종소리를 낸다. 깨어진 종의 파편이므로 깨어진 종소리가 나리라고 생각되지만 그게 아니다. 깨어진 종의 파편 하나하나가 제각기 종의 역할을 한다.

내 삶이 하나의 종이라면 그 종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나는 산산조각 난 내 삶의 파편을 소중히 거둔다. 깨어진 종의 파편 파편마다 맑은 종소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p. 20~21)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면서 드는 마음. 그것이 깨어질까 걱정하는 마음.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시 속의 부처님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무엇이 그리 걱정이야. 깨어진 종의 파편들은 그대로 또 하나의 종소리를 담고 있는 것을.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p. 55,  『바닥에 대하여』)

 

자네가 지금 바닥에 굴러떨어졌는데 만일 바닥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없이 깊은 어둠의 나락과 심연 속으로 끝없이 빠져들고 있을 게 아닌가. 그 끝없는 끝이 어디이겠는가. 바로 죽음 아니겠는가. 그런데 잘 생각해보게. 자네가 지금 주저앉아 울고 있는 바닥이 자네를 죽음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게 힘껏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그 얼마나 감사한가. 바닥은 원망과 부정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감사의 존재야. 자네는 바닥을 그냥 딛고 일어서기만 하면 되는 거야.” (p. 59)

 

바닥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저자는 바닥이 우리를 어둠속으로 가라 앉지 않도록,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받쳐주고 있다고 말한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도 관점을 바꾸면 반환점이 될 수도, 또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사막]

 

실은 누구의 인생이든 그 안에는 황량한 사막이 하나씩 존재한다. 다만 두려워 그 사막에 가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그곳에는 사랑의 부재, 이해의 부재, 용서의 부재 등 온통 부재의 덩어리가 모래만큼 쌓여 있다. 그 사막을 걸어가봄으로써 비로소 삶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절대적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그 사막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p. 164)

 

 

 

 

 

[종소리]

 

나는 지금까지 나를 타종해온 내 인생의 종메를 원망하고 두려워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종메는 나로 하여금 아름다운 인생의 종소리를 내게 하기 위해 나를 때려온 것인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분노하고 원망만 하고 살아온 게 아닌지 몹시 두렵다.” (p. 261)

 

 

 

 

 

[황순원 선생의 틀니]

 

소나기가 내려야 무지개가 뜬다. 무지개가 뜨지 않으면 하늘은 아름답지 않다. 소나기가 지나간 뒤에 해는 더욱 빛난다. 따라서 무지개는 소나기의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무지개만 보고 소나기는 보지 못한다. 소나기가 왔기 때문에 무지개가 떴다는 사실을 잊어 버린다. 왜 내 인생에 불행의 소나기, 고통의 소나기가 퍼붓느냐고 원망한다.” (p. 417)

 

한껏 소나기가 퍼붓다가 그치고 이어서 햇볕이 들 때 무지개가 나타난다. 빗물에 씻긴 맑은 공기 위로 무지개가 떠오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무지개를 쳐다보게 된다. 같은 공간 속에서 그저 한순간 무지개가 생겼을 뿐인데, 무지개 하나로 세상은 갑자기 밝음과 희망의 이미지로 가득 차는 것만 같다.

 

예전의 나는 나의 삶이 좋은 것, 기쁜 것, 즐겁고 행복한 것들로만 가득차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아 보이는 타인의 삶도 그 안에는 저마다의 고민, 걱정이 있다. 하늘의 무지개도 소나기가 퍼부어야만 나타나는 것이다. 나의 삶에 불평을 가질 때 이 글이 생각날 것 같다. 지금 내 모습이 불만족스럽다면 소나기가 내리는 중이라고 생각해보자. 내리는 비는 언젠가는 그칠 것이고, 흐렸던 날들에 대한 위로의 무지개가 뜰지도 모를 일이다.

 

 

 

 

 

 

‘시알못’인 나에게는 시에 담겨 있었던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정호승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시인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에게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를 추천한다.

댓글 0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한줄평 (27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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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마음에 위로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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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 2021.09.16
구매 평점5점
좋은 책입니다.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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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 | 2021.08.31
구매 평점5점
엄마선물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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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7 |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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