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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설이다

인생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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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32g | 147*210*30mm
ISBN13 9788984374164
ISBN10 898437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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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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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기욤 뮈소, 작가, 소설, 인생을 말하다] 현실과 소설을 넘나드는 기욤 뮈소 신작 소설. 성공한 상업 작가 로맹은 소설 속 주인공 플로라 콘웨이을 만나, 위기에 빠진 자신과 플로라의 인생을 바로잡으려 분투한다. 다양한 장르 변신을 시도해 온 기욤 뮈소. 여전한 반전과 스릴러의 재미에 그가 새로이 녹여낸 작가, 소설, 인생의 이야기. -소설MD 이주은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캐리!” 급기야 나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내 목소리가 아파트 유리벽을 흔들리게 할 만큼 크게 울려 퍼졌다. 메아리가 잦아들자 이내 무거운 침묵이 찾아들었다. 바깥을 내다보니 언제 사라졌는지 해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겨울이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듯 싸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가운데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하게 맺혔고,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한 나는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살펴보다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캐리의 실내화 한 짝을 발견했다. 연분홍색 벨벳 실내화로 이상하게 왼발에 신는 한 짝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나머지 한 짝을 부지런히 찾아보았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을 만큼 큰 충격에 휩싸인 나는 경찰을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 p.24~25

캐리가 실종되기 전까지 나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내가 쓴 책을 단 한 줄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나서서 내 소설에 나오는 암호 같은 문장들을 퍼 나르며 억지에 가까운 가설의 탑을 쌓아올렸다. 나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상털이 표적이 되었고, 하이에나 같은 네티즌들로부터 가차 없이 난도질을 당했다. 언론의 무차별한 의혹 제기와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악의적인 기사, 네티즌들이 유포하는 아니면 말고 식 가설들은 판사가 법정에서 내리는 판결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가혹했다. 다양한 의혹들이 아무런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실로 둔갑해 널리 퍼져나갔다. 언론은 진실이 무엇인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오로지 판매 부수와 인터넷판 조회 수를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몇몇 언론사들은 클릭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이미지를 동원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들을 거침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캐리의 실종이 사이비 저널리스트들에게는 그저 기분 전환용 오락거리이자 조롱의 대상일 뿐이었다.
--- p.41

나는 팡틴이 두고 간 던힐 나미키 만년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펜을 요술 방망이와 다름없다고 믿어왔다. 순진한 척 해보는 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믿어왔다. 내가 글을 쓸 때 어휘들은 레고 블록 같은 역할을 했다. 나는 끈기 있게 어휘들을 조합해가며 내가 머릿속으로 그린 세계를 쌓아올렸다. 내가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만큼은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는 한 세계의 여왕이 되었다. 나에게 모든 등장인물들의 생사여탈권이 주어져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은 가차 없이 제거해 버렸고, 나름 지혜롭고 현명한 인물들에게는 무한한 은총을 베풀었다.

내 가치관과 윤리관이 인물들의 됨됨이를 정하면 그뿐이었고, 굳이 내 판단이 정당했다고 증명할 필요성이 없었다. 지금껏 세 권의 소설을 썼다. 아직 내 머릿속에는 네댓 권의 소설이 더 들어 있었다. 나는 픽션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과 현실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엇비슷했다. 캐리가 실종되면서 이제 픽션 세계는 나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내 요술 방망이는 딸아이의 실종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고통스러운 현실이 주도권을 쥐고 나의 무조건적 도피 시도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 p.62

애써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명백한 진실이 저절로 드러났다. 나는 방금 어느 작가가 쓴 소설의 등장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동타자기, 아니 컴퓨터라고 해야 훨씬 현실성이 있겠지만 아무튼 누군가가 나를 매단 줄을 잡고 제멋대로 조종하는 중이었다. 나는 비로소 나의 적이 누군지 알아냈다. 내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의 교활한 술수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그와 똑같은 직업을 가진 소설가이니까. 지금 내가 확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방금 전 그의 계획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나를 꼭두각시 인형처럼 마음대로 조종하는 그는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계속 인형을 매단 줄을 제멋대로 흐트러뜨려 놓고 있었다. 방금 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가능성이 열렸다. 이야기의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 이제 나는 그의 책상을 뒤집어엎을 수 있는 수단을 찾아내야만 했다.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는 그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그를 픽션 세계로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 p.92

내가 소설을 쓸 때 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시계공처럼 우선 몇 달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집필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료 준비를 했다. 내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에 사건, 발단, 전개, 위기, 반전,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외모, 성격, 특징, 소설의 배경으로 정한 도시의 관련 자료, 사건이나 등장인물에 따른 전문 지식을 적어두었다. 글을 쓰다가 막힐 경우 수첩을 꺼내 준비해둔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장 지오노(Jean Giono 프랑스의 소설가 : 옮긴이)도 글쓰기에 착수하기에 앞서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이제 책은 거의 완성되었다. 쓰기만 하면 되니까.’ 해가 여러 번 바뀌고 내가 쓴 소설이 많아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더러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작업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성을 절감했다. 사전에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를 미리 정해둘 경우 의외성이 줄어들어 박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요즘은 작가인 나도 어떤 결론을 내릴지 미리 정해두지 않은 가운데 내 자신을 소설 속으로 던져 넣는 집필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스티븐 킹이 즐겨 채택한 집필 방식이었다.
--- p.100~101

알민은 6개월 전부터 내 휴대폰을 몰래 가져가 악의적인 문자메시지를 스스로 작성한 다음 자기 휴대폰에 보내두었다. 어이없게도 문자메시지들 중에는 내가 알민은 물론 아들인 테오를 비방하고 협박하는 내용도 다수 들어 있었다. ‘머저리 같은 년’, ‘화냥년’, ‘갈보’, ‘난 절대로 이혼해주지 않을 거야.’, ‘언젠가 너랑 테오에게 반드시 복수할 거야.’, ‘널 죽여 버리고, 시체랑 씹할 테니 두고 봐.’ 이혼 소송 과정에서 알민의 변호사들이 언론에 널리 유포한 가짜 문자메시지들은 대개 그런 수준이었다. 나는 휴대폰을 아무 데나 두고 다녔고, 10년째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알민이 내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스스로 작성해 보내는 동안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매사에 용의주도한 알민이 그 천박한 문자메시지들을 보내고 나서 즉시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알민은 스스로 작성한 문자메시지를 언론에 유포했고, 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인간인지 비난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알민은 문자메시지뿐만 아니라 악마의 편집을 동원한 동영상도 유포시켰다. 그 동영상이 내 명예를 실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알민이 셀프 제작해 유포한 30초짜리 동영상은 한때 유튜브에도 올라와 수많은 억측과 구설수를 낳았다. 알민은 휴대폰을 해킹당하는 바람에 동영상이 유출되었다고 주장했지만 나를 망신주기 위해 치밀한 계획 아래 직접 유포시킨 게 분명했다.
--- p.103~104

“당신이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이 우려하는 건 알지만 도대체 테오를 생태 오두막에 데려가서 뭘 어쩌자는 거야? 거긴 교육시스템이 나 의료시스템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야. 테오는 도시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해.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말도 안 돼.” “그깟 교육은 안 받아도 상관없어. 난 환경 재난이 밀어닥쳐도 테오가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줄 거야. 도시의 삶은 위험해. 도시는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테러, 인종 문제, 신종 바이러스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어. 나는 한순간에 밀어닥칠 수도 있는 재앙으로부터 테오를 지키려는 거야.”

그것으로 우리의 협상은 끝났고, 나는 패배했다. 우리는 어느새 파리 리옹 역에 도착했다. 높은 탑의 사면을 장식하고 있는 네 개의 거대한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역의 망루가 루이 아르망 광장을 위엄 있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마지막 호소를 해볼 요량으로 알민에게 다시 한번 내 진심을 고백했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테오는 나의 전부야. 당신이 테오를 데리고 떠나면 난 아마 죽을지도 몰라.”
--- p.17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플로라 콘웨이는 현재 세 권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지만 데뷔작을 필두로 나머지 두 작품 역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한편 최고 권위의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해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한다. 플로라 콘웨이의 얼굴을 직접 본 사람은 없다. 데뷔 이래 줄곧 언론 노출을 꺼려왔고, 대학교나 서점 등에서 자주 강연 요청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받아들인 적이 없다. 책표지에 사용하고 있는 젊은 시절 사진 한 장만이 유일하게 플로라의 존재를 증명해줄 뿐이다. 20여 개국에 소설 판권이 팔려나갔을 만큼 플로라의 인기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플로라의 소설을 전담 출판해온 팡틴 드 빌라트가 주도한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이 성공한 덕분이고, 매번 문학상 후보에 오를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터뷰 요청을 매번 거절하다 보니 오히려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비평가들은 모두들 칭찬 일색이고, 책이 나올 때마다 거의 모든 지면에 소개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세 권의 소설로 괄목할 만한 결실을 맺었지만 플로라는 소설보다 딸 캐리를 돌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육아에 집중하느라 소설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플로라는 딸 캐리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일과 시간이 끝나면 데려오는 일을 반복한다. 플로라는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매번 숨바꼭질을 하자고 졸라대는 캐리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그날도 플로라는 브루클린의 아파트 7층 자택에서 캐리와 숨바꼭질을 한다. 술래가 된 플로라는 집 안을 샅샅이 뒤지며 찾아다니지만 그 어디에서도 캐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경찰이 출동하고 수사가 시작된다. 출입문과 창문은 굳게 닫혀 있고, 아파트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니 집 안으로 들어오거나 나간 사람은 없다. 집 안에 남아 있어야 마땅한 캐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생이 소설이면 우리는 모두 작가이다.
-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의 2020년 신작!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인생은 소설이다』는 한국에서 17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2004년에 발표한 『그 후에』 이후 모든 소설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는 국내주요서점에서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매년 『르 피가로』지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프랑스 소설 최초로 한국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18년 작 『아가씨와 밤』이 『FR2』 방송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었고, 그 외 다수의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의 소설은 현재 세계 40여 개국에서 출간돼 독자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 ‘페이지터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언제나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인생은 소설이다』의 주인공은 작가이다. 『아가씨와 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에 이어 연속 세 번째로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세 편의 소설 모두 공통적으로 작가란 어떤 존재이고, 소설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소설들이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결합시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맹 오조르스키는 열아홉 권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로 그가 집필한 모든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기욤 뮈소와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 부모가 일찍 이혼해 어머니와 살았고, 현재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는 점도 유사하다. 물론 소설은 필연적으로 작가의 체험적 요소들이 녹아들 수밖에 없지만 일기나 회고록과는 달리 상상력이 가미된 장르이다. 따라서 소설은 소설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창조해낸 존재들이다. 작가는 마치 줄에 매단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조종해 한 편의 인형극을 만들어가듯 등장인물들을 뜻대로 움직여 이야기를 완성해가야 한다. 작가는 연출자인 동시에 배우 역할까지 수행해 내야 한다. 이 소설의 화자인 로맹 오조르스키는 어떤 삶을 사는 작가인가? 그가 쓴 모든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작가이다. 다만 그의 눈앞에 놓인 현실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다들 로맹의 소설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등 뒤에 꼬리표를 붙인다. 로맹 오조르스키는 미처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지가 고정된 작가가 되어 있다. 신작이 나와도 더 이상 뜨거운 뉴스가 되지 않을뿐더러 그냥 연례행사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비평가들로부터 늘 똑같은 소리를 듣고, 인터뷰 자리에서도 전에 이미 들었던 질문들이 반복되기 일쑤다. 기자들은 로맹에게 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지 않는지, 상상력의 한계에 다다른 건 아닌지 묻곤 한다. 노골적으로 악의적이고 비아냥거리는 질문들이다.

로맹 오조르스키는 작가로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야 하고, 등 뒤에 붙은 꼬리표를 떼어버려야 한다. 그는 열두 번째 소설을 선보이고 나서 작가로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자 한다. 과연 어떻게 해야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참신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로맹은 이름을 바꾸고, 언론과 독자들의 선입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소설, 지금껏 한 번도 다루어본 적 없는 새로운 영역의 소설을 쓰고자 한다. 그는 데뷔 시절처럼 창작의 열망이 불타오른다. 로맹의 은밀한 구상이 현실화되면서 새로운 작가가 탄생하고,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온다. 소설은 인간과 삶을 탐구하는 장르이다. 스티븐 킹은 “모든 이야기는 소설가가 소설로 쓰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이야기는 마치 퇴적암에 들어 있는 화석과 같다. 소설가는 그 화석이 공룡 뼈인지 너구리 뼈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글을 쓰는 과정에서 그 진실을 발굴해내야 한다.”라고 했다. 픽션 세계는 현실 세계의 반영이자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로맹은 글쓰기에 매달려 지내느라 배우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의 부인이 글쓰기에 매몰되어 있는 그를 곱게 봐줄 리 없다. 그의 부인은 이혼을 통보하고 집을 나간다. 로맹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기는 아들의 양육권마저 부인에게 빼앗길 위기에 직면한다. 이혼을 통보하고 떠난 부인의 거짓 주장과 모함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로맹은 ‘소설은 잘 쓰는지 몰라도 인성은 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로맹은 인생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린 인생의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가는 걸 바라볼 수만은 없다. 갑자기 밀어닥친 위기의 생, 로맹은 어떤 해법을 찾아낼 것인가?

현실 세계와 픽션 세계를 경쾌하게 넘나드는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하모니!

우리는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고, 뜻을 전하고, 타인을 설득한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이 소설을 ‘위대한 작가와 소설에 바치는 아름다운 오마주!’라고 했다. 이 소설은 기욤 뮈소가 어떤 관점으로 소설을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고, 유명 작가들이 글쓰기와 관련해 남긴 금과옥조 같은 명언들과 일화들이 다수 소개되어 흥미를 배가시킨다. 소설에서의 최고 결정권자는 작가이다. 소설에서 작가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고,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작가는 자신이 내린 모든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개연성이 없는 소설, 진정성이 결여된 소설은 독자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 소설은 격자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맹이 쓰는 소설과 전체적인 이야기가 병치되어 전개된다. 로맹이 쓰는 소설 속의 주인공인 플로라 콘웨이 역시 작가이다.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라는 점도 유사하다. 현실 세계의 작가와 픽션 세계의 작가는 공통적으로 심각한 인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실 세계에서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욤 뮈소는 이미 『종이 여자』를 통해 작가와 소설 속 여주인공이 만나 벌이는 로맨틱 판타지를 선보인 바 있다. 그 경우와는 다르지만 기욤 뮈소는 이번에도 현실 세계와 픽션 세계를 경쾌하게 넘나들며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기욤 뮈소가 인도하는 대로 픽션 세계로 향하는 거울을 통과해보면 새삼 인생은 한 편의 소설이라는 말이 진리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판타지이지만 작가와 등장인물이 만나 삶의 위기를 헤쳐 나갈 대책을 협의한다.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설을 써나가듯 치밀하고 합리적인 계획과 구상이 필요하다. 누구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인생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 소설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인생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 해법을 모색한다. ‘삶으로 돌아오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우리가 한층 더 열정적으로 삶을 받아들이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책들은 과연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헨리 밀러의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맹은 과연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글을 써낼 수 있을까? 기욤 뮈소는 수많은 변신을 시도해왔다. 판타지와 로맨스를 주로 다루다가 요즘은 스릴러 작가로 변신했고, 이제 더 깊고 풍성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가 되었다. 탁월한 입담과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아찔해지는 반전은 여전하다. 이 소설은 작가란 어떤 존재인지, 소설이란 무엇인지, 인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혹은 어떻게 수정해나갈지 상상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기욤 뮈소 매직! 시종일관 팽팽하게 유지되는 긴장감, 매력적인 인물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 위대한 작가와 소설에 바치는 아름다운 오마주!
- [베르시옹 페미나(Version Femina)]
기욤 뮈소의 소설들 가운데 단연 최고! 소설과 작가에 대한 봉인된 비밀을 염탐한 기욤 뮈소의 비밀 노트를 대하는 느낌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우리는 완전히 사로잡혔다.
- [르 파리지앵(Le Parisien)]
하나의 소설 속에 또 하나의 소설이 숨겨져 있다. 현기증 날 정도로 어지러운 격자 소설 구조이고, 기욤 뮈소는 현실 세계와 픽션 세계, 작가와 등장인물들 사이의 경계를 마구 넘나든다. 문학과 애정 관계를 주제로 한 서스펜스, 책이 갖는 힘과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성찰로 점철된 『인생은 소설이다』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아찔한 느낌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세계로 끌려들어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 [RTL 방송]
작가와 그가 만들어낸 등장인물들 사이의 설왕설래를 마술사적인 관점에서 맛깔나게 요리한 야심찬 글쓰기.
- [렉스프레스 지(L'Express)]
정말 재미있다! 분명 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 [프랑스 블뢰(France Bleu)]
스릴러 마니아들과 문학 작품을 즐겨 읽는 사람들을 동시에 사로잡을 매혹적인 이야기. 단언컨대 엄청난 작가이고, 엄청난 독자이기도 한 기욤 뮈소가 글쓰기라는 일, 작가의 영감, 실제적인 삶과 상상 속의 삶 같은 주제를 남다른 솜씨로 요리한 신작을 들고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읽다 보면 저절로 로맹 가리가 떠오른다.
- [AFP 통신]

회원리뷰 (68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기욤 뮈소의 신작, '인생은 소설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과*샘 | 2020.12.05 | 추천28 | 댓글20 리뷰제목
따끈따끈한 #기욤뮈소 의 신작, #인생은소설이다 (La vie est un roman) 를 읽었다.나는 항상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 셀러나 신간 도서 목록을 확인하곤 하는데, 얼마전 이 책이 새로 등장한 것을 보고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다! 그러다가 yes24 리뷰어클럽에서 리뷰어를 모집하는 글을 보고, 뒤늦게 신청해서 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오랜만에 읽는 기욤 뮈소의;
리뷰제목

따끈따끈한 #기욤뮈소 의 신작, #인생은소설이다 (La vie est un roman) 를 읽었다.

나는 항상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 셀러나 신간 도서 목록을 확인하곤 하는데, 얼마전 이 책이 새로 등장한 것을 보고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다! 그러다가 yes24 리뷰어클럽에서 리뷰어를 모집하는 글을 보고, 뒤늦게 신청해서 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는 기욤 뮈소의 작품. 기욤 뮈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 역시 굉장히 많다. 한 때, 기욤 뮈소를 처음 알게 되고 <그 후에>, <7년 후>, <파리의 아파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구해줘>, <센트럴파크>를 읽었다. (나 생각보다 많이 읽었는데?ㅋㅋ) 가장 최근에 읽었던 작품은 파리의 아파트. (문제는 줄거리가 잘 기억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만나게 된 <인생은 소설이다>의 경우, 어떤 느낌을 기대했냐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편한 스토리의 소설을 기대했다. 더불어 책 소개에 소설 속 작가가 재차 등장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고, 내가 읽어보진 않은 이전 작품에서도 계속해서 이런 특징이 나타났다고 했다. 단순히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훨씬 더 복잡한 내용의 책이었다.


이 책은 액자형 구성, 격자 소설이다. 격자소설이란,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골격을 구조적 특징으로 하는 소설. 화자가 자신이 목격하였거나 연루된 사건 또는 남에게서 전해 들은 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형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국어사전 발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격자 소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인터스텔라를 읽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의 첫 시작은 작가 플로라 콘웨이로 시작한다. 플로라 콘웨이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거머쥔 세계적인 소설가이지만, 언론에 단 한번도 자신을 노출한 적이 없는 신비주의 작가이다. 그녀는 오로지 출판사를 통해서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며, 출판사 사장 팡틴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녀가 사람들에게 공포증을 느낀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대표 팡틴이 "플로라는 왜 자신을 노출하지 않냐는" 외부의 질문에 얼떨결에 대답한 내용이었을뿐, 플로라 콘웨이 자신은 단지 언론에 노출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무튼! 그런 플로라에게는 사랑스러운 딸 캐리가 있다. 캐리는 엄마와 숨바꼭질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날과 다르게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봐도 캐리의 흔적은 없었다. 집 밖으로 나가는 모든 문이 안전하게 잠겨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곳에서 자신의 딸 캐리가 순식간에 증발해버리게 된 것이다. 그 충격으로 플로라는 작품활동을 더이상 하지 못하고, 6개월동안 캐리를 향한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팡틴은 그런 플로라에게, 슬픔을 동력 삼아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해보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가 매몰차게 거절 당한다.

그러다가 플로라는, 문득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기 시작한다. 바로, 자신은 6개월동안 사라진 캐리가 혹여나 집안에서 다시 뿅! 나타나지 않을까, 하며 집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집 안에만 있었다는 것.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강력한 느낌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내가 집 안에 유폐 중인 포로라는 느낌이었다.(중략)

그럼 다른 이유는 뭘까? 내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략)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의도적으로 나를 집 안에 가두고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통제하고 있는 거야."

p. 90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 다음 장은, 또 다른 작가 로맹 오조르스키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알고보니 '로맹 오조르스키'가 쓰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이 '플로라 콘웨이'였고, 로맹은 자신의 소설을 써내려가면서도 갈피를 못잡고 결국 (어느 부분에서) 중단하게 된다. 로맹 역시 이혼한 아내와의 분쟁에 계속해서 시달리고 있으며, 자신의 아들 테오를 양육권 분쟁에서 이기지 못해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자식이 실종된 플로라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로맹에게도 재스퍼라는 출판 담당자가 있었다.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더이상 소설쓰기를 기피하는 로맹에게 재스퍼 역시 '네가 그 소설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어떻겠냐'라고 조언을 한다. 그렇게 로맹은 현실세계와 픽션세계(플로라가 있는)를 왔다 갔다 하며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본격! 인터스텔라 같은 느낌이 파바박 들면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ㅋㅋ '그래서 지금.. 어쨌든 플로라 이 사람은 작중인물이라는 맞지? 맞지?' 혼자 물어보면서, 머릿속에서 켭켭이 그려나가면서 읽었다. 그래서인지 로맹이 픽션세계에 들어가 있는 내용은(즉,파리에 살고 있는 로맹이 뉴욕에 있는 플로라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장면들 등) 실제론 로맹이 타자기 앞에서 쓰고 있는 내용이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타이핑하는 한 남자 작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아,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 소설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렵다. 항상 수학 공식만이 이해가 되지 않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글로도 충분히 이렇게 머리아파질 수 있다니! 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인터스텔라, 인셉션 같은 영화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뭘 읽고 있긴 하는데.. 이해가 되는 것도 같긴 한데... 다시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해보라면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줘야할지 모르겠는 느낌? 이 책 표지 뒤에 추천사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 아찔한 느낌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세계로 끌려들어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소설!


딱 이 문장이 맞는 것 같다.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전개로, 그리고 그 전개는 또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 활자를 따라 읽어내려가면 자꾸만 어디론가 빠져드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이야기가 직선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심원의 형태로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혹은 나선형 계단처럼 자꾸만 어디론가 흘러간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무조건 어떠한 형태의 결말을 맞이하듯이, 이 소설도 읽어나가다 보면 결국엔 어떠한 결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결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다.


(올해 1월, 바티칸 박물관 내부에서 찍은 원형 계단 사진)


이 책의 한국판 표지를 보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 의미가 확 와닿는다. 플로라(Flora), 로맹(Romain), 알민(Almine), 팡틴(Fantine), 테오(Theo). 책 속 인물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이게 다이지만, 이 다섯 명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감히 3차원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전개의 스토리이다. 그래서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굉장히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앉은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수 있었던 책. 한 4시간 걸렸나? 쉽고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실 어제 읽은 책, <천 개의 파랑> 이후 나도 한번쯤은 멋진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소설은 아무나 쓰는게 아닌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을 살짝 접었다.^^; 소설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다보니, 소설을 쓰는 과정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가 되어있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수많은 작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언급되는데 그런 구절들을 읽을 때마다 기욤 뮈소가 알고 있는 정보들은 어디까지일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시계공처럼 우선 몇 달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집필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료 준비를 했다. 내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에 사건, 발단, 전개, 위기, 반전,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외모, 성격, 특징, 소설의 배경으로 정한 도시의 관련 자료, 사건이나 등장인물에 따른 전문 지식을 적어 두었다.

p. 100



나는 소설 집필을 시작하기에 앞서 항상 노트에 모든 등장인물들의 인생 이력과 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

노트에 적어둔 대부분의 자료들이 소설에서 실제로 쓰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하는 작업이었다.

p. 142



나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나 사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특징을 수첩에 기록해두는 게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일 년 후, 혹은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내 소설에서 시위대가 등장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수첩에 기록해둔 자료들이 얼마나 긴요하게 쓰일지 잘 알고 있었다. 소설을 쓰려면 사소해 보일수도 있는 이런 준비들이 필요했다.

p. 162


주말에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격자 구조를 띄는 소설을 또 새롭게 읽어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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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기욤 뮈소, 소설을 인생으로, 인생을 소설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20.12.05 | 추천10 | 댓글0 리뷰제목
작년 딱 이맘 때, 기욤 뮈소의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읽었다. 정확히 1년 만에 읽은 기욤 뮈소의 소설은 다시 작가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절필한 작가.사실 기욤 뮈소는 작가를 자신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작가다. 어쩌면 가장 잘 아는 직업의 인물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은 편하든가, 혹은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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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딱 이맘 때기욤 뮈소의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읽었다정확히 1년 만에 읽은 기욤 뮈소의 소설은 다시 작가가 주인공이다게다가 절필한 작가.

사실 기욤 뮈소는 작가를 자신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작가다어쩌면 가장 잘 아는 직업의 인물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은 편하든가혹은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리고 생각해보면 작가가 주인공인 경우 그 작가가 쓴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바로 이 작품 인생은 소설이다가 그런 장점을 상당히 활용한 셈이다.

 

이야기는 간단하지 않다아니간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나는 이 소설의 2/3를 읽을 때까지도(세 부분으로 나눠진 이 소설의 두 번째 부분까지를 의미기욤 뮈소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작가였는데여기서 갑자기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내려고 작품을 썼나 싶었다각 절마다 꼭지에 등장하는 소설가들의 문장도 그렇고플로라 콘웨이와 로맹 오르조스키라는 작가의 상황도 그랬다두 작가 중 어느 작가가 진짜 이야기이고어느 쪽이 환상인지도 헷갈리고오히려 둘이 다른 차원에 존재하면서 서로 침투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그러면서 스토리의 전개라기보다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기욤 뮈소의 고민과 자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이 책을 써나싶은 순간...

 

이야기는 갑자기 반전을 이룬다내가 여전히 기욤 뮈소를 잘 몰랐었나 싶었다앞의 독립된 두 이야기와 그러면서도 서로 환상을 통해 침투하는 내용은 분명히 전체 스토리에 기여하기 위해서 잘 짜놓은 밑밥이었던 것이다거기에는 이 소설 속 작가가 창작한 작품도 있고그 작가가 겪는 이야기도 있고그 작가가 그 작품과 소통하는 방식도 있다그리고 이후에 전개될 이야기의 단서도 담겨 있다.

 

그래서 다 읽고 보면소설의 구성이 복잡해보이지만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란 걸 다시 깨달을 수 있다오히려 이전의 소설보다 단순한 구성일 수도 있다한두 매듭만 잘 풀어내면 모두 잘 풀어지는 헝클어진 실타래처럼이 소설도 한두 지점만 잘 포착해내면 전체가 환해지는 구조인 셈이다이러한 구성이 기욤 뮈소가 처음 시도하는 것도 아니고기욤 뮈소가 거창하게 그런 이야기 구조를 치장한 것도 아니다오히려 소박하게 꾸며내면서도그래서 상당히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한다그게 기욤 뮈소를 읽게 만드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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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자*련 | 2021.01.26 | 추천7 | 댓글2 리뷰제목
나는 평생토록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대단히 모호하다고 생각해왔다. 픽션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건 없으니까. 인간이 현실 속에서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픽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마치 실존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결과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305쪽)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게 소설 쓰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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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토록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대단히 모호하다고 생각해왔다. 픽션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건 없으니까. 인간이 현실 속에서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픽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마치 실존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결과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305쪽)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게 소설 쓰고 있네 란 말을 한다. 하지만 그건 적절하지 않다. 허무맹랑하거나 기가 찬 일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일어나고 있으니까. 소설은 때로 누군가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고 소설은 누군가가 꿈꾸는 삶이니까. 기욤 뮈소의 『인생은 소설이다』은 그런 생각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다소 복잡한 구성의 이 소설은 뭐랄까. 소설가의 고충을 들려주는 자기 고백서 같기도 하고 수많은 거장들을 위한 오마주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결국엔 소설로 귀결된다. 픽션의 세계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존재와 고독 같은 것들은 현실로 고스란히 이어지니까.

 

소설에는 두 명의 소설가가 등장한다. 한 명은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는 신비주의 작가 플로라 콘웨이,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로맹 오조르스키. 소설은 플로가 콘웨이가 딸 캐리와 집안에서 숨바꼭질을 하다 캐리가 실종된 사건으로 시작한다. 집안을 샅샅이 뒤져도 찾을 수 없는 딸, 플로라 콘웨이는 절망한다. 캐리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캐리를 데려간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대하게 만든 작가는 엉뚱한 이야기를 꺼낸다. 로맹 오조르스키의 등장이다. 그는 이 소설의 진짜 화자다. 전 부인 알민은 이혼 후 아들 테오의 양육권까지 빼앗았다. 테오만이 그에게 전부다. 소설은 답보상태다. 그렇다. 플로라는 로맹의 소설 속 주인공인 것이다. 소설 속에 소설이 등장하는 액자 소설. 하지만 보통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로맹이 소설 속 세계에 진입하고 인물들과 대화할 수 있으니까. 브루클린과 파리, 시간과 공간을 오가며 전개된다. 로맹은 알민이 테오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난다는 사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도 정작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설정으로 주인공을 만들었지만 소설 속 캐리를 향한 플로라의 고통은 모른 척한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 실종된 캐리에 대한 행방까지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결합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때문에 어떤 독자는 혼란스럽기 충분하다. 어떤 독자는 바로 나다. 거기다 소설 곳곳에서 고백하는 소설 쓰기의 괴로움은 작가 기욤 뮈소의 진심으로 다가온다. 소설가로의 삶과 고뇌. 한 권의 책을 발표할 때마다 견뎌야 하는 어떤 시간들. 출판사와 출판계, 비평, 언론을 언급한 부분이 그러하다.?창작의 고통과 새로운 것을 쓰고자 하는 욕망. 아마 대부분 작가들의 숙명일 것이다. 로맹가리가 에밀 아자르로 활동하고 페르난두 페소아가 수많은 필명으로 존재한 이유다.

 

나는 소설을 쓰면서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직시할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소설 쓰기를 통해 나의 세계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생을 마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55쪽)

 

글쓰기가 나에게는 단 한 번도 심심풀이로 하는 여가 활동이었던 적이 없었다. 글을 쓸 때마다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했고, 열정과 노력을 쏟았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글쓰기에 대해 말하기를 ‘아주 특별한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98쪽)

 


 

우리는 종종 소설을 읽다 소설 속 인물에 동화된다. 그의 입장에서 소설이 전개되기를 원하고 그에게 닥친 불행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캐리를 빨리 찾기 바랐던 마음이 나중에는 플로라가 삶을 견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로맹과 테오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동한다. 예측하지 못했던 전개와 결말, 독자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하나의 완벽한 그림을 떠올릴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욤 뮈소의 팬이라면 즐겁게 빠져들 것이다. 팬이 아니더라도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스스로에게 묻을 것이다. 왜 소설을 읽는가, 소설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소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그동안 읽은 소설에서 내가 붙잡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소설 속 인물을 통해 받은 위로, 때로는 함께 분노하고 절규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 때로는 현실에서 도피하는 피난처가 된다. 그러니 『인생은 소설이다』란 제목은 적절하다. 어쩌면 소설 같은 인생, 인생 같은 소설로 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구별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

한줄평 (122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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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너무너무기다렸어요 기욤뮈소 작가님~~ 오래기다린만큼 주옥같은글 기대합니다
1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1
r******e | 2020.11.16
평점3점
벌써14년째!한해의 마무리는 기욤뮈소 의 책과함께 올해에는 절대 구매 하지 않을 것이다
5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5
g******r | 2020.11.19
구매 평점3점
파리의 아파트부터 기욤뮈소의 작품이 바닥을 치고있다. 좀 더 분발하기를..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눈**정 | 20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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