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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아리랑
시인의 아들 시인과 도둑 미친 사랑의 노래 아우와의 만남 이강에서 황 장군전 하늘 길 나무 그늘 아래로 해설_제의(祭儀)와 역사(歷史)/ 김동식(문학평론가) |
Lee Mun-yol,李文烈,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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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 오빠는 우리한테 우리 권리하고 노동의 존엄을 깨치 준 사람이라예. 우리가 어떻게 억압받고 무엇을 착취당했는지를 알려 준 사람이고, 무엇으로 우리 스스로를 회복시켜야 되는지를 가르쳐 준 사람이라예. 그 사람의 동기야 우쨌건 인자 우리는 한번 출발한 이 길을 갈 꺼라예.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않게…….
―글치만, 아이고, 참말로 그기 아이믄 우짜꼬? 내는 인자 우짜꼬? --- p.34 「구로 아리랑」 나는 그렇게 아버지의 실패를 슬퍼하며 울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를 위해 울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로 보상의 기약조차 없어진 내 지난 비참과 고통을 슬퍼하며 나는 울었고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한 살아남기를 핑계로 방치된 내 정신의 굴절을 슬퍼하며 울었다. --- p.177 「아우와의 만남」 “제가 이 길을 떠난 것은 옥황상제님께 꼭 알아볼 일이 있어서였습니다. 저의 집은 대대로 가난하여 할아버지도 굶어 죽고 아버지도 굶어 죽고 형제자매들도 모두 굶어 죽었습니다. 들으니 우리가 가난한 까닭은 하늘로부터 받은 복이 적어서라고 하는데, 왜 우리가 받은 복은 그리 적은지요?” --- p.321 「하늘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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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와의 만남』이 놓인 자리 : 영웅과 시인의 사이에서
중편 「아우와의 만남」은 이문열 문학의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구분하면서도 연결하는 일종의 문턱에 해당한다. 한중수교를 전후해서 중국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고, 중개인을 통해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고, 북한에서 태어난 이복 남동생을 만나 아버지의 행적을 듣게 된다. 공화국의 휘황한 이념을 위해 온몸을 다 바친 영웅일 수 없었다는 것, 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공산주의적 관료주의 아래에서 힘겹게 삶을 영위한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이 지점에서 이문열의 소설은 영웅으로 대변되었던 아버지의 표상을 지속적으로 고쳐 쓰는 쪽으로 나아가게 되며, 그와 함께 아버지의 표상을 고쳐 쓸 수 있는 서사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 모색된다. 영웅이라는 상상적인 표상에서 시인이라는 또 다른 상상적 표상으로. 아버지에 관한 서사는 역사의 시공간에서 제의(祭儀)의 시공간으로 움직여 가며, 환상(幻想) · 기담(奇談) · 약전(略傳) · 우화(寓話) 등 근대소설과는 구별되는 서사의 가능성들이 소환된다. 역사를 만드는 영웅의 표상으로 제시되었던 아버지는, 제의적 시공간을 방랑하는 시인의 모습으로 재구성된다. 아버지 표상을 둘러싼 변화는 이문열 문학의 변모를 살피는 일인 동시에 이문열 소설의 정치적 무의식을 엿보는 일이기도 하다. -김동식(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