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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속에서 발견된 수기(1833)
어셔가의 붕괴(1839) 모르그가의 살인(1841)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1841) 붉은 죽음의 가면극(1842) 구덩이와 진자(1842) 황금 벌레(1843) 검은 고양이(1843) 생매장(1844) 도둑맞은 편지(1844) 아몬티야도 술통(1846) 절뚝 개구리(1849) 역자 해설: 환상과 공포의 소용돌이 속으로 에드거 앨런 포 연보 |
Edgar Allan P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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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가족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저녁 어스름이 다가올 무렵이 되어서야 마침내 어셔가의 음산한 모습이 눈길에 잡혔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건물을 보자마자 첫눈에 참을 수 없는 우울한 기분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내가 참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아무리 황량하거나 무서운 자연 풍경을 보아도 마음은 대개 시적인 감정으로 그 풍경을 받아들이고 그래서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되지만, 어셔가를 처음 보았을 때의 우울한 감정은 전혀 그런 유쾌한 기분으로 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눈앞에 펼쳐진 정경을 바라보았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저택과 대지의 소박한 풍경, 황폐한 벽과 퀭한 눈처럼 보이는 창문들, 무성하게 자란 사초 몇 포기, 썩은 몇 그루 나무의 하얀 줄기를 보았을 때 내 우울한 기분은 아편에 취해서 흥청거리다 환상에서 깨어났을 때, 말하자면 일상생활로 돌아올 때의 씁쓸한 기분, 신비의 베일이 벗겨질때의 섬뜩한 기분에 비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 외에는 지상의 어떤 감각도 그것과 비교할 수가 없다. --- pp.27~28, 「어셔가의 붕괴」 힘센 사람이 자신의 신체 능력을 뽐내고 근육 운동을 즐기듯, 분석가는 복잡하게 엉킨 것을 푸는 정신 활동을 자랑으로 여긴다. 이 재능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지극히 하찮은 일에서도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 그는 수수께끼와 까다로운 문제와 암호를 좋아한다. 이런 것 가운데 하나만 풀어도 보통 사람에게는 초자연적이고 불가사의하게 여겨지는 통찰력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도출한 결과는 질서 정연한 방법을 거쳐서 얻어 낸 것인데도 직관을 통해 해결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 pp.27~28, 「모르그가의 살인」 그 문제의 인물은 포악하기가 헤롯왕을 뺨쳤고, 예법 같은 걸 따지지 않는 프로스페로 공의 한계조차 가뿐히 넘어섰다. 가장 무모한 사람의 심장에도 감정 없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심금이 있다. 삶과 죽음을 똑같이 조롱거리로 여길 만큼 타락한 인간에게도 농담거리로 삼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낯선 인물의 차림새나 행동거지에 재치나 예의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깊이 느낀 듯했다. 그자는 키가 크고 비쩍 마른 체격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덤 속의 시체들처럼 수의로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 가면은 뻣뻣하게 굳은 송장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서, 아무리 꼼꼼하게 살펴봐도 그게 시체를 흉내 낸 가면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흥청망청 떠들어 대며 쾌락에 몰두해 있는 무리들은 이 모든 것을 용인하지는 않을지라도 참아 줄 수는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인물이 〈붉은 죽음〉에 희생된 사람으로 분장한 것은 너무 지나쳤다. 옷에는 피가 얼룩져 있었고, 이목구비만이 아니라 넓은 이마에도 핏빛 공포가 흩뿌려져 있었다. --- p.59, 「붉은 죽음의 가면극」 어느 날 아침, 나는 냉혹하게도 고양이 목에 올가미를 감아서 나뭇가지에 매달았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녀석을 목매달았다. 나는 녀석이 나를 사랑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녀석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녀석을 목매달았다. 그런 짓을 함으로써 내가 죄를 짓고 있다는 것, 가장 자애롭고 가장 무서운 신의 무한한 자비조차 내 불멸의 영혼 ─ 그런 게 존재하기라도 한다면 ─ 을 구원할 수 없을 만큼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녀석을 목매달았다. --- pp.249~250, 「검은 고양이」 아래로, 언월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여전히 확실하게 아래로 내려왔다! 나는 언월도가 움직일 때마다 숨을 헐떡이며 버둥거렸다. 언월도가 위를 지나갈 때마다 발작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내 눈은 부질없는 갈망을 담고 진자가 바깥쪽이나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열심히 좇았다. 차라리 죽어 버리면 좋을 텐데, 언월도가 내려오면 눈이 발작적으로 질끈 감겼다. 아아,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진자가 조금만 내려와도 차갑게 번득이는 저 예리한 도끼가 가슴에 박힐 거라고 생각하면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신경을 떨게 하고 몸을 움츠러들게 한 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종교 재판소의 지하 감옥에 갇힌 사형수에게도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고문대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 p.178, 「구덩이와 진자」 |
★ 미국 대학 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 2002년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선〉 ★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 명작 소설 100선〉 에드거 엘런 포의 대표작을 엄선한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이 김석희 번역가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2번째 책이다. 환상 문학과 미스터리 문학의 선구자 에드거 앨런 포는 인간 내면의 음습한 지하실을 거침없이 파고들며 탐험하는 작가로, 우울과 광기, 죽음과 매장, 재난과 범죄, 미스터리와 탐정 등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들을 많이 발표했다. 뛰어난 재능의 이야기꾼인 포는 특히 〈공포〉라는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독자들을 극한의 긴장으로 몰아가고, 또는 그 미스터리를 명쾌한 논리로 풀어 가기도 하면서 독자들을 흡입력 있게 빨아들인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의 환상 소설과 공포 소설, 추리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걸작으로 평가된다. 보들레르, D. H. 로런스, 보르헤스, 코넌 도일, 스티븐슨, 포크너, 와일드, 나보코프,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 현대 순문학과 장르 문학의 거장들이 포에게서 강렬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추리 소설은 포가 창시했다고 보아도 무방한 장르로, 포의 몇몇 단편들 속에 등장하는 은둔형 천재 탐정 뒤팽은 아서 코넌 도일이 셜록 홈스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있어서도 큰 영감을 주었다. 미국 추리 작가 클럽은 포의 이름을 딴 〈에드거상〉을 제정하여 매년 뛰어난 추리 소설 작가에게 상을 시상하고 있다. 수록된 작품들은 이 책을 옮긴 김석희 번역가가 엄선한 것으로, 포의 공포 계열 작품들과 미스터리 계열 작품들을 골고루 선정했다. 배가 난파한 후 정체불명의 유령선에 타게 된 남자가 병 속에 남긴 최후 기록을 담은 「병 속에서 발견된 수기」, 아끼던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하며 점차 파멸해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검은 고양이」, 쌍둥이 여동생을 지하실에 매장한 후 설명할 수 없는 광기에 시달리는 남자의 기이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어셔가의 붕괴」, 전염병이 창궐한 가운데 폐쇄된 성안에서 열린 화려한 가면무도회와 그 안에 찾아든 수수께끼의 인물 〈붉은 죽음〉의 정체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붉은 죽음의 가면극」, 해적들이 남긴 불가사의한 단서와 암호문을 풀어 가며 숨겨진 보물을 추적하는 이야기 「황금 벌레」, 세계 최초의 탐정 캐릭터 뒤팽이 등장하는 걸작 추리 단편 「모르그가의 살인」과 「도둑맞은 편지」 등 포의 대표 단편 12편을 수록했다. 최고의 번역가로 불리며 문학 번역에서 큰 입지를 다져 온 김석희 역자는 인간 심리의 폐부를 파고드는 포의 흡입력 있는 문장들을 섬세하게 살려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20세기 최고의 삽화가〉로 불리는 아서 래컴(1867~1939)의 아름다운 삽화를 함께 수록하여, 그로테스크하고 강렬한 포의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아서 래컴은 영국 삽화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삽화가로, 펜과 잉크를 사용한 환상적인 그림으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오로지 무서운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그것을 해소하는 수법까지 읽게 할지, 포에게는 두 가지 취향이 모두 존재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포의 작품엔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 샤를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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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 쓴 추리 단편들은 각각이 추리 장르를 하나씩 만들어 낸 뿌리이다. - 아서 코난 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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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스펜스 영화를 만들게 된 건 포의 단편을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 Alfred Hitch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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