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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도시의 페스트
황제의 식탁 개들의 대화 사라반드 지옥에서 온 하인리히 훔친 탈러 밤에 돌다리 밑에서 발렌슈타인의 별 화가 브라반치오 잊혀 버린 연금술사 브랜디 단지 황제의 충복들 사그라지는 촛불 천사 아사엘 에필로그 역자 해설 옛날 옛적 프라하에서 혹시 있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 레오 페루츠 연보 |
Leo Peru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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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죽었어. 죽음이 시장에 가면 뭐든 닥치는 대로 사는 법.」 곰 코펠이 중얼거렸다. 「죽음한테는 너무 작은 것도, 너무 사소한 것도 없어.」
--- p.11 「바보 예켈레, 너도 춥구나. 덜덜 떨고 있잖아. 여기 땅 아래에는 수백 개의 방이 있어. 모두 잘 만들어진 방이고 창도 문도 없지. 추위는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고 배고픔도 마찬가지야. 추위와 배고픔은 밖에 머물 수밖에 없고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해. 젊은이든 늙은이든, 빈자든 부자든 땅속에서는 모두가 똑같아......」 --- p.17 이 일에서 그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진정한 불행이란 신으로부터 오지 않으니까. --- p.44 그런데 그가 단어의 끝에서 신의 미소를 뜻하는 카프를 숙고할 때 자물쇠가 풀리고 문이 열리더니 교도관이 또 한 마리의 개를 감방에 밀쳐 넣었다. --- p.49 「고매한 랍비 뢰브의 [에케 호모]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그건 그리스도가 아니었어. 그건 유대인이었어. 그 그림에서 고통을 드러낸 건 수 세기에 걸쳐 핍박과 조롱을 받아 온 유대인이었어. 아니, 유대인 도시에 가지는 마. 그곳에 가서 찾아봐야 헛수고야. 그림은 세월과 비바람에 사라졌고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으니까. 그냥 내키는 대로 거리를 돌아다녀 봐. 그러다 집집마다 짐을 끌고 다니는 늙은 유대인 행상을 본다면, 거리의 아이들은 그 뒤를 졸졸 따라가 [유대인이다! 유대인이다!] 하고 외치며 돌을 던질 테고 그는 멈춰 서서 아이들을 쳐다보겠지. 자신의 것이 아닌 눈빛으로, 그처럼 경멸의 가시 면류관을 쓰고 채찍질을 견뎌야 했던 선조들로부터 전해 오는 눈빛으로. 네가 그 눈빛을 본다면, 고매한 랍비 뢰브의 [에케 호모]를 일부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본 게 될 거야.」 --- p.76 그렇다, 황금은 그를 사랑했고 그에게 복종했다. 그런데 그가 이 세상에 황금을 남겨 두고 간다면, 이제 그의 손에 의해 제어되지 않는 고삐 풀린 돈이 무엇을 시작하고 무슨 일을 일으킬까? --- p.293 「그들은 [추운 여인숙]을 헐어 버렸어.」 그가 말했다. 「그리고 [뻐꾸기 알]도. 그들은 내 어머니가 매주 안식일 케이크를 구우러 가시던 오래된 공동 제빵소를 헐어 버렸어. 한번은 어머니가 나를 그곳에 데려가셨고 나는 구리가 박힌 빵 반죽용 탁자들을 보았지. 그리고 오븐에서 빵을 꺼낼 때 쓰는 자루가 긴 삽들도 봤고. 그들은 [양철 왕관]을 허물었고 브라이테 거리에 있는 고매한 랍비 뢰브의 집을 부쉈어. 고매한 랍비의 집은 마지막에 상자 제작자가 창고로 사용했지. 사람들은 상자를 치울 때 온 벽에서 벽감을 발견했어. 신비한 목적에 쓰였던 곳이지. 고매한 랍비는 그 안에 카발라 책들을 보관해 뒀어.」 그가 멈춰 섰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집들을 계속 열거했다. --- p.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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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리얼리즘의 대가 레오 페루츠 문학 세계의 완성판
꿈과 유령과 마법을 오가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열다섯 편의 이야기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 레오 페루츠의 장편소설 『밤에 돌다리 밑에서』가 독문학 번역가 신동화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국내 초역으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92번째 책이다. 레오 페루츠는 관념적 주제를 속도감 있게 그려 내는 환상 소설의 대가로, 프라하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였던 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다. 아직 국내에선 페루츠 작품들의 번역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앨프리드 히치콕, 그레이엄 그린, 이언 플레밍 등 세계의 많은 문호와 거장 들이 그의 작품을 탐독하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환상성과 서스펜스가 두드러지는 그의 작품들은 환상 소설, 추리 소설, 범죄 소설, 역사 소설 등 오늘날의 장르 문학과 비슷한 특성을 지니며, 문학성과 재미를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밤에 돌다리 밑에서』는 페루츠 생전 마지막 발표된 작품이자 페루츠의 문학 세계를 집대성하는 단편들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로, 16세기 프라하성 주변 유대인 도시를 배경으로 연금술에 몰두하는 괴짜 황제 루돌프 2세와 유대인 에스터의 엇갈린 사랑, 돈과 증오에 엮인 모르데카이 마이슬과 전설적인 랍비 뢰브 등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인문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각 작품들은 성경, 전설, 민담과 더불어 꿈, 천사, 유령, 마법과 같은 요소를 더한 탁월한 상상력으로 지금은 잊힌 유대계 역사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시도한다. 독립적인 이야기들 간 연결성이 촘촘히 그려지는 세밀한 구성의 작품으로 천재적인 이야기꾼으로서 페루츠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걸작이다. 우연과 운명, 역사와 환상이 뒤섞인 무대 그 위에서 벌어지는 삶의 희비극 신성 로마 제국 황제 겸 보헤미아 왕인 루돌프 2세가 프라하를 다스리던 1589년 가을, 유대인 도시에서 원인 모를 역병이 일어나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가난한 광대인 바보 예켈레와 곰 코펠은 어느 날 밤 유대인 묘지를 찾는다. 이들은 역병으로 죽은 아이들의 혼이 무덤 위를 떠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깜짝 놀란 두 광대는 유대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랍비 뢰브를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린다. 랍비 뢰브는 아이의 영혼을 데려와 사정을 물어본다. 아이는 유대인 도시에 죄를 지은 여인이 있어 신이 역병을 내렸다고 알려 주는데……. 『밤에 돌다리 밑에서』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프라하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연금술에 몰두하는 괴짜 황제 루돌프 2세, 골렘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랍비 뢰브, 뛰어난 천문학자이자 점성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 30년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명장 알브레히트 발렌슈타인 등 실존 인물이 여럿 등장하며 얽히고설킨 이야기의 지도를 만들어 간다. 페루츠는 신비롭고 오컬트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유대인 도시의 역사를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분위기로 그려 낸다. 우연과 운명, 역사와 허구,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세계를 이루는 이야기에 대한 깊은 애상과 곳곳의 유머러스함까지 아울러 엮어 내는 페루츠의 솜씨가 특히 돋보인다. 페루츠는 역사와 환상을 유려하게 결합하고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애도를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독자들을 매혹한다. 독특하고 유기적인 구성으로 연결되며 마침내 새로운 그림이 나타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페루츠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걸작 소설은 열네 개의 단편과 에필로그, 총 열다섯 장으로 구성된다. 단편들은 시간순으로 배열되지 않고 각기 나름의 완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전체적인 사건과 줄거리, 인물들의 윤곽과 연결 관계가 밝혀지면서 그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한 편의 장편소설이 완성된다. 이 작품은 예술에 미친 황제, 막대한 부를 가진 상인, 아름다운 유대 여인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 이야기를 비롯해 신성 로마 제국과 보헤미아의 과거사, 역사적 인물들의 뒷모습, 유대인의 기구한 처지는 물론이고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인생의 무상함과 고뇌, 애틋한 우정과 자비 등 인간과 삶에 관한 보편적 주제까지 아우르며 저마다의 개성으로 독자를 몰입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암시적이면서 독립적인 단편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마침내 새로운 그림이 나타나는 이 작품은 천재적인 이야기꾼인 페루츠의 면모가 빛나며, 모든 것이 사라지고도 남는〈이야기〉, 세계를 다시 구성하는 힘의〈이야기〉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밤에 돌다리 밑에서』는 발표 시기 면에서나 완성도 면에서나 작가 페루츠의 모든 역량과 개성이 집약된 소설로서 그의 대표작이자 페루츠 문학 세계의 완성판으로 평가할 만하다. 옮긴이의 한마디 총 열다섯 편의 기상천외하고 극적인 이야기는 신성 로마 제국과 보헤미아의 과거사, 역사적 인물들의 뒷모습, 유대인의 기구한 처지는 물론이고 엇갈린 운명과 사랑,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인생의 무상함과 고뇌, 애틋한 우정과 자비 등 인간과 삶에 관한 보편적 주제까지 아우르며 저마다의 개성으로 독자를 몰입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벌써 수십 년도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오늘날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신비로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마치 어릴 적 어느 캄캄한 밤에 들었던 옛날이야기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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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와 웃음, 혼돈과 신성한 질서의 황홀한 조화. - 『뉴욕타임스 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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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이 작품은 환상적이면서도 정확하게 글을 쓰는 소설가의 걸작으로 간주된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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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뛰어넘는 매혹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역사적 요소와 색채를 정확한 지식과 존중으로 다루고 있다. - 『디 노이에 차이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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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 크리스털처럼 세련되고 고급 은식기처럼 교묘하다. - 『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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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2세의 프라하 궁정을 둘러싸며 정교하게 뒤얽힌 아라베스크. - 『디 프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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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 바탕을 둔 이 강력하고 풍성한 작품은 우리가 매일 아침 일어날 때 보는 생소함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듯하다. 모든 진짜 예술이 그렇듯 이 작품은 일종의 악몽day-mare이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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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츠는 이 잊을 수 없는 우울하고 어른스러운 동화에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비견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펼쳐 보인다. - 『애틀랜타 저널 콘스티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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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츠의 소설을 읽으면 독자는 이야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뮌히너 메르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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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소설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와 애거사 크리스티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 같다. -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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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리얼리즘의 대가, 신을 믿지 않는 형이상학적 작가. 이 점에서 나보코프, 보르헤스와 비슷하다. - 다니엘 켈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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