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사랑을 그리다
하창수
청색종이 2021.05.25.
가격
13,000
10 11,700
YES포인트?
6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청색지소설선

책소개

목차

005 작가의 말

제01장 나비, 둘
제02장 화사(畵師)를 만나다
제03장 전야(前夜)
제04장 밀담
제05장 벌거벗은 몸
제06장 정결한 음란
제07장 음란한 기품
제08장 도깨비와 노닐다
제09장 사랑이 가는 자리
제10장 별리의 밤
제11장 아름다운 사람, 들

평론 | 열망과 환상, 그리고 예술 - 김지윤(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한국일보문학상·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헤밍웨이·포크너·피츠제럴드·웰스·키플링 등 영미문학사 주요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이다. 그 외 옮긴 책으로 『킴』, 『소원의 집』, 『친구 중의 친구』, 『마술가게』, 『바람 속으로』, 『어떤 행복』, 『과학의 망상』, 『답을 찾고 싶을 때 꺼내 보는 1000개의 지혜』, 『부자독학』, 『말 잘하는 즐거움』,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요』 등이 있다.

하창수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125*190*20mm
ISBN13
9791189176617

책 속으로

‘이 사람은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사람이 생각하는 건 보통의 춘화가 아니다. 남녀의 흐벅진 정사를 화선지에 담으려는 게 아니다. 더 깊은 곳이거나, 그 너머의 무엇이다.’
속으로 중얼거리던 박호민이 상현의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
“의도가 무언가?”
상현은 눈을 좀 크게 떴을 뿐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여인을 매의 횃대에 앉히려는 뜻이 무언지 나로선 도무지 모르겠군.”
박호민이 다그치듯 말했다. 하지만 상현은 이미 확고한 답을 갖고 있었다.
“음란을 감추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음란을 감추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겠군.”
“하지만 정결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이매망량을 아시지요?”
박호민이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왜 난데없이 도깨비 얘기를?’
이(?), 매(魅), 망(?), 량(?) -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도깨비’를 가리킨다. 이 글자들을 다 모아 놓으면 도깨비가 사는 굴에 잡혀가 혼줄 빠지게 고생한다는 뜻이다.
“저 화사님의 그림이 어떠했냐고 물으셨지요? 소첩이 본 것은, 아무래도 이거나, 매거나, 망이거나, 량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답다는 건 무언가.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 하는가. 사람들이 스쳐 갔다. 상현의 작은 몸을 감싼 큰아버지의 부드러운 두 손이, 따뜻한 음성이, 지나갔다. 아버지의 무덤가 잔설을 뚫고 피어오른 복수초 노란 꽃이, 어린 상현의 머리를 쓸어안은 어머니의 차가운 몸이, 그의 뺨에 닿은 누나의 작은 손바닥이, 지나갔다. 무릎이 꺾일 때마다 모든 것은 스러진다, 스러지지 않기를 바라지 말라며 팔뚝을 으스러지게 쥐던 매형의 손아귀가, 당신이 읊던 이하(李賀)의 귀기 어린 시들이, 지나갔다. 보드랍고도 뜨겁던 아내의 손길이, 어머니의 그것만큼이나 냉담하지만 그윽하던 눈이, 은밀했던 숨결이, 가슴 안에 샘물처럼 고이던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지나갔다. 그리고 상희가, 달려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비단치마를 끌며, 그의 앞에 멈추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자형 박호민과 도화서 화사를 지낸 정진모를 통해 춘화를 접하게 된 상현은 급기야 스스로 ‘운우첩책’을 그리겠다고 나선다. 상현은 춘화에서 정인의 얼굴이 그 위에 겹쳐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금기와 상식을 넘어서고자 할 때 문득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뚝 벽을 세운다.

운우도를 그리는 행위로 사회의 규범을 넘어서려는 시도는 조선 시대 이단 화가들에 대한 서사를 그려낸 하창수의 전작 『그들의 나라』에서 이어진다. 『사랑을 그리다』 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통해 예술이 다다른 환상의 정점에서 또 다른 세계를 완성하고자 한다.
상현은 환상 속에서 사사로운 정과 욕망을 초월하는 몰입의 경지를 마주하게 된다. 은평 색주가에서 한 달을 머물며 그림을 그린 상현에게 인간의 욕망을 넘어선 순간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미친 듯 빠져들어 그림을 그리면서 점점 자신의 환상을 구체화시켜 나간다. 상현의 그림은 표면적으로는 춘화지만, 일반적인 성적 욕망과는 거리가 먼 그림이다. 그림 속의 대상이 느끼는 감각은 강렬하지만 일상과는 거리를 둔다. ‘순수한 몰두’가 화가와 그림 속 인물들 모두를 사로잡고 있으며, 그러한 몰입은 그들을 일상과 분리시킨다.
그러나 자신의 딸이 세자의 눈에 들어 왕비가 되기를 원하는 백부에게 상현의 사랑과 열망을 담아 자기다운 사람이 되고자 했던 그림은 난삽하고 추잡한 남녀상열의 더러운 춘화로 전락하고 만다.

『사랑을 그리다』에서 화가 상현으로서의 삶과 현실은 큰 간극으로 인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상현의 어머니나 정진모, 박호민 등이 연민을 보이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그 후 상현이 중국으로 간 것은 더 이상 예전대로의 현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알기에 자신의 현실과 마주치지 않으려 타국으로 떠난 것으로 여겨진다.
박호민은 상현을 만나 귀국을 권하며, 상현이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이건 춘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아름답다는 건 뭘까?”라고 불쑥 던진 그의 질문에 상현은 대답하지 못한다. 상현은 혼자 남은 후에도 “아름답다는 건 무언가.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 하는가.”라고 되묻는다.
상현은 중국 청조(淸朝)의 궁정화가였던 서양인 낭세녕(?世寧)의 매 그림에서 “자유로이 날아갈 수 없는 매의 운명”을 보고자 한다.

‘이 사람은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사람이 생각하는 건 보통의 춘화가 아니다. 남녀의 흐벅진 정사를 화선지에 담으려는 게 아니다. 더 깊은 곳이거나, 그 너머의 무엇이다.’

박호민의 생각처럼 상현은 다른 세계를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횃대 위에 묶인 모습은 대상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고 그리는 한 예술가에게조차 고통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소설가 역시 그 고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기 안으로 스며드는 어떤 환상과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추천평

언젠가 사라질 환상일 뿐일지라도, 그 안에 몰두해 있는 동안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남들이 이해하든, 이해하지 못하든
문제되지 않는다. 그것은 아름답고 난해하게, 침묵에 싸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혼란이다.
등단 40년이 다 되어가는 하창수 소설가도
이를 마주한 적이 여러 번이었을 것이며,
때로는 “자유로이 날아갈 수 없는 매의 운명”에 공감하며
횃대에 붙들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횃대 위에 묶인 모습으로라도, 소설가는 먼 지평선과
아득한 허공을 하릴없이 바라볼 것이란 생각이 든다. - 김지윤 (문학평론가)

리뷰/한줄평1

리뷰

10.0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1,700
1 1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