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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 더 비기닝〉
첫 바이크 선 바이크, 후 면허 택트, 빌어먹을 짐승 같은 머신 바이크를 타면서 여행도 다시 시작되었다 캠핑을 좋아하세요 어른의 상징 차 세 대 배우 자기만의 바이크 바이크 타면 위험하지 않아요? 정작 바이크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 바이크 전도사 이게 다 바이크 덕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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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씩 스로틀을 당겼다. 당겼는지 보이지도 않을 만큼 살짝, 살짝. 처음엔 과장 조금 보태서 1센티미터씩 움직이는 것 같더니 차츰 스로틀을 한 번 감아 나아가는 거리가 길어졌다. 그렇게 그렇게 감각이 손에 익었다. 감이 잡힌다! 감이 잡히고 있다는 감이 잡혔다. 차체의 밸런스라는 게 뭔지도 조금씩 알 것 같았다. 머신을, 짐승을 장악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은 짜릿했다.
--- p.35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다 그렇겠지만 내 바이크 사랑은 정말 연애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제 진짜 평생 타야지! 배기량 높일 필요 없다!’ 그렇게 큰소리쳤는데, 그 마음도 몇 번씩 변하는 걸 겪으니까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게 되었다. 연애를 처음 시작해서 몇 번째 사랑까지는 나 이 사람이랑 평생 갈 거야 쉽게 다짐하지만, 몇 번 이별을 겪고 성숙해지면 그런 생각은 아예 안 하고 초연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 p.81 나는 바닷가 마을, 특히 해녀가 많은 동쪽 지역에 산다. 해안도로를 지나다 보면 이따금 바이크들이 모여 있는 게 보인다. 그걸 보면 근처에서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1해녀 1바이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문을 찾아 읽고서 그런 바이크 무리를 보면 씨익 웃음이 난다. 내가 그 변화를 알기 때문에, 내가 느낀 변화를 아는 동지들이 거기 있기 때문에. --- p.84 나는 여성으로서, 체구가 작은 사람으로서 이 사회에 살면서 배려 없음을 넘어선 혐오를 절실히, 여실히 느끼는데, 그런 내가 바이크를 타고부터 기동력이 주는 힘, 자유로움,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바이크를 만난 걸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여긴다. --- p.110 베이브스 라이드 아웃을 본 순간 내가 되고 싶었던 바로 그 모습의 표본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들이 입은 옷은 여성용이랍시고 핑크색 버무리도 아니었고 요상한 나비나 고사리 문양이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남자들 그룹에 낀 깍두기 같은 느낌도 전혀 없었다. 그들 각자가 스스로 온전히 자유롭고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했다. 딱 내가 바란 모습이었다. 여자도 이런 느낌을 낼 수 있구나! --- p.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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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 위에 올라타고 달리듯 삶도
가뿐하게, 힘차게, 자유롭게, 자신있게 그리고 함께 아무튼 시리즈 43번째는 바이크 이야기다. 저자 김꽃비가 스물아홉 살에 처음 15만 원짜리 중고 택트를 ‘내 바이크’로 갖게 되고서, 그 두 바퀴에 몸을 싣고 달리며 속도와 힘을 장악하고 부리는 자유를 경험하고서, 바이크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느끼고서,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서, 그렇게 바이크를 탄 후로 달라진 삶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이 세계의 자리에 바이크를 넣어 생각만 해도 좋은 바이크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삶이 전과는 참 멀리 와 있다 이게 다 바이크 덕분이다 바이크와 여행을 주제로 단편영화 〈캠핑을 좋아하세요〉를 만들기도 한 저자는 바이크 타는 즐거움과 행복을 영화로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 바이크에 대한 인식을 벗기고, 특히 여성 라이더 이야기를 특별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쓴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트위터에서 ‘바이크 전도사’라는 계정으로 활동하는 저자답게 이 책은 무엇보다 바이크 타는 기쁨을 고스란히 전한다. 두 바퀴로 간편하게 내 몸의 중심을 잡으며 운전하는 재미와 바람을 가르는 상쾌함, 이 기쁨을 더 누리고 싶어 저자는 1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바이크와 여행으로 삶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의 힘으로 다닐 수 있는 자유는 곧 힘이었고 자신감이었다. 바이크를 탄다고 삶이 그리 달라질까. 저자는 그렇다고, 지금의 삶은 이전과는 참 멀리 와 있다고 말한다. 자기 힘으로 달릴 만큼의 짐을 꾸리듯 꼭 필요한 만큼 삶 자체를 단출하게 만들게 되었다. 남에게 보이려 꾸미는 대신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장비를 갖추게 되었다. 이런 가벼움과 해방감은 바이크가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거라 말한다. 여행을 하며 제주 자연에 반해 아예 내려 와 살게 되었고, 서울에서부터 바이크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꾸려온 새로운 형태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페미니스트 라이더 모임을 만들어 함께 어울리며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것도 다 바이크를 타고서 생긴 변화들이다. 이 책은 바이크 예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바이크를 둘러싼 불합리한 제도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차별과 편견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차별에 맞서고자, 편견을 벗기고자 열정적으로 행동에 옮겼고, 그 이야기 또한 진솔하게 책에 담아냈다. 바이크에서 시작된 자기 자신의 변화에 대한 애틋한 기록은 좋아하는 마음이 어디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뭘 좋아하는지, 뭘 하면 만족하는지 안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 뭘 좋아하고 무엇에 만족하는지 알면 그걸 향해서 나아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뭔가를 결정할 때 기준점이자 중심이 되어준다.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안다. _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