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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아노
김겨울
제철소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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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아노 (큰글자도서)
[도서] 아무튼, 피아노 (큰글자도서)
김겨울 저 제철소
24,000
아무튼, 피아노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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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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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

걸어 들어가기

피아노의 몸

피아노의 영혼

찾아 들어가기
+ 클래식 음악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

그게 다 음악

시행착오

무한히 변주되는 약속

나와 너의 등이 겹칠 때

음악-추기
+ 발레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음악

음악-읽기

듣는 일

에필로그

저자 소개1

김겨울

 
작가, 독서가, 애서가. 한때 음악을 만들었고 지금은 종종 시를 짓는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며 MBC 표준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DJ를 맡고 있다. 『책의 말들』, 『아무튼, 피아노』를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철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텍스트 속 타자들을 통해 조금씩 변해왔으므로 자신을 ‘텍스트가 길러낸 자식’으로 여겨도 제법 정당할 것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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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90g | 110*178*13mm
ISBN13
9791188343539

책 속으로

향유하는 사람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그것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온몸으로 참여할 수가 없다. 혹은 온몸으로 참여하면 더 사랑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것을 속속들이 싫어하고 낱낱이 사랑하게 된다. 글을 읽을 때보다 쓸 때, 춤을 볼 때보다 출 때, 피아노를 들을 때보다 칠 때 나는 구석구석 사랑하고 티끌까지 고심하느라 최선을 다해 살아 있게 된다. 글이 어려운 만큼 글을 사랑하게 된다. 춤이 힘든 만큼 춤을 사랑하게 된다. 피아노가 두려운 만큼 피아노를 사랑하게 된다. 나는 피아노를 사랑하기 때문에 피아노가 두려운 것이다. ---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 중에서

사실 그 콩쿠르 무대보다 더 생생히 기억나는 건 그 뒤에 있었던 일이다. 연말에 있을 학원 발표회에서 콩쿠르 때 연주한 곡을 포함해 몇 곡을 연주하기로 했다. 레슨을 받느라 선생님 앞에서 신나게 연주하고 있는데 오른쪽에서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선생님이 갑자기 웃었다. 왜 웃냐고 물었지만 선생님은 대답하지 않았는데, 나는 선생님이 왜 웃었는지 안다. 내가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작은 두 손과 두 발, 온몸을 다 써가면서, 온갖 표정을 지으면서, 피아노에 다가갔다가 멀어졌다가 하면서. 선생님이 그때 웃으면서 “이런 거구나”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프로페셔널 피아니스트처럼 온몸으로 집중해서 연주하던 아홉 살 어린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 「걸어 들어가기」 중에서

나의 세계는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다섯 살 이래로 음정은 언어의 자리에 슬며시 밀고 들어와 등나무처럼 결합했다. 나는 평생 소리와 함께 살았고, 지금도 무수한 소리를 듣는다. 소리는 음이 되고 음이름이 되어 뇌에 잠시 머물렀다 사라진다. 그것은 색이 되어 잠시 뇌를 물들이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피아노의 유산이다. 나는 피아노를 배움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세계를 가진 인간이 되었다.
--- 「피아노의 몸」 중에서

나는 클래식 음악이 내가 가진 마지막 벽이라고 느낀다. 내가 가진 유일한 마음의 집이 활활 타올라 서까래마저 불타 없어져도 홀로 불타지 않는 벽. 노래에도, 말소리에도, 대화에도, 그 어떤 것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지친 몸을 끌고 가서 털썩 주저앉으면 기댈 수 있는, 푹신한 소파는 못 되지만 결코 무너지지는 않는 든든한 벽. 거칠고 두꺼운 벽에 머리를 기대면 나보다 먼저 기쁘고 슬펐던 이들이 온갖 소리로 나를 지탱해준다. 이 벽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나를 배신한 적이 없다. --- 「무한히 변주되는 약속」 중에서

하도 많이 펼쳐서 다 헐어버린, 황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고도 너덜거리는 하농 악보를 한 장씩 넘겨본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쓰던 하농이다. 이걸 능숙하게 치던 때의 내가 있었고, 그 시절로부터 나는 꽤 먼 길을 떠나왔다. 아르페지오며 화음 연습곡까지 다 쳐놓고 아직 어려서 옥타브 연습곡만 못 치던 때로부터 레슨에서 옥타브 연타를 연습하고 있는 지금까지. 아르페지오 연습곡 페이지에 별것 아니라는 듯이 ‘레가토’라고 쓰여 있던 때로부터 아르페지오 레가토를 연습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끙끙대야 하는 지금까지. 그 손과 이 손은 다른 손이다. 그 어린이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물론 같은 사람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좋다. --- 「나와 너의 등이 겹칠 때」 중에서

음악과 언어의 유사성은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나 있어서 언급하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단어, 짧은 구절, 문구, 문장, 문단, 글은 각각 음표, 이음줄로 연결된 음들, 동기(motif), 프레이즈, 주제, 곡에 대응한다. 글이 쓰인 책은 악보가 기록된 악보집에 대응한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읽듯 악보도 순차적으로 읽으며, 책을 그렇게 읽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악보를 읽을 때도 순차성을 거부할 수 있다. 음악은 언어 없는 언어, 잘게 쪼개진 의미를 실어 나르는 대신 감정을 열어놓는 언어다. --- 「음악―읽기」 중에서

이제 나는 말을 멈추기란 도통 쉽지 않다는 것을, 억지로 누군가가 말을 멈추게 해야 겨우 뭔가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혼자서도 그렇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말하는 일이란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일부를 떼어내 전달하는 일이고, 그 이전에 침묵의 시간만이 나를 정의할 수 있으며, 듣는 시간만이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듣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고, 듣기 위해 침묵해야 하며, 침묵의 힘으로 말해야 한다. 더 자세히, 더 세심히, 더 온전히 들어야 한다. 나 자신의 소리도, 다른 누군가의 소리도. 고립이 끝난 후에야 나는 그 사실을 알았다.

--- 「듣는 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직 피아노만을 위한 지극한 발라드

“당신에게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가 마흔여덟 번째로 던진 물음에 작가 김겨울은 ‘피아노’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네 권의 단독 저서를 펴낸 작가로서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 MBC ‘라디오북클럽’의 디제이 등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그가 몇 장의 앨범까지 발표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음악은 책과 함께 지금의 김겨울을 만든 원천이고, 그 중심에는 피아노라는 악기가 자리하고 있다.

『아무튼, 피아노』는 그런 작가의 피아노를 향한 지극한 발라드이자 “그것을 속속들이 싫어하고 낱낱이 사랑하게 된” 성실한 기록이다. 다섯 살 때 처음 피아노의 세계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순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그 낯선 세계가 삶을 가득 채웠다가 갑자기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다시금 밀려들어와 온몸을 적신 과정을 아우른다.

“피아노에 대한 나의 성실은 느슨하지만 끊어지지 않는 성실로, 매일 네 시간씩 바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네 달 이상 쉬지도 않는 종류의 것이다. 다섯 살 때부터 열세 살 때까지, 그리고 스물여덟 살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 왔다.”

피아노 건반 위로 흐르는 생의 아이러니

『아무튼, 피아노』는 피아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이면에 드리운 복잡다단한 감정에 집중한다. 다섯 살 때 처음 배운 피아노가 지금까지 작가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책 전반에 걸쳐 나오지만, 그렇다고 이야기는 일상의 테두리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김겨울은 다음과 같은 고백으로 책의 문을 연다.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난다. 이것이 다이다. 그래서 피아노는 시작하기 쉬운 직관적인 악기이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절망적인 짝사랑에 빠졌다”는 토로처럼, 그에게 피아노는 다가갈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알아갈수록 점점 더 모르겠는 존재이다. 또한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은 무언가를 오랫동안 들여다본 자만이 발견하고 획득할 수 있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하여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역설적이게도 지독한 사랑으로 읽힌다. 피아노를 듣는 일에서 출발해 치는 일을 거쳐 보고 읽는 일에까지 다다른 뒤 다시 듣는 일로 돌아오는 순환은 그가 즐겨 듣는 쇼팽 발라드 4번의 선율처럼 “삶은 이렇게 넘실대다가 끝나는” 것을 인식하는 일로 확장된다.

“모든 게 멈춘 것 같은 왈츠의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의 격렬한 코다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곡이 끝났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야 마는 것이다. 영원히 그 시간에 멈춰 있고 싶지만 음악이 흐르려면 시간 또한 흘러야만 한다는 아이러니에 아쉬워하면서.”

이렇듯 『아무튼, 피아노』에는 피아노의 고유한 세계 안에서 길어 올린 다양한 감각과 지각들로 가득하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과 성실한 태도는 피아노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래서 그의 피아노 이야기는 ‘피아노의 기쁨’이자 ‘피아노 안에서 유영하기’이며 ‘피아노의 말들’에 다름 아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더욱 깊고 단단해진 ‘김겨울’이라는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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