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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芝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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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눈호랑이를 본 적 있나요?
호랑이가 등장하는 대표적인 옛이야기는 [팥죽할멈과 호랑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입니다. 이지은 작가는 이런 옛이야기에서 [팥빙수의 전설]의 영감을 얻되,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사각사각 잘게 갈아 얹은 얼음에서 연상한 하얗게 펼쳐진 눈밭, 한여름에 눈이 오면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를 외치며 눈호랑이가 나타난다는 발상, 눈호랑이의 숨겨진 초능력 등 이야기 속에는 기막힌 상상과 반전들이 가득 숨어 있습니다. 시큰둥해 보이지만 단단하고 거침 없는 할머니의 모습, 뭉실뭉실 눈을 뭉쳐 놓은 듯 어린아이 같은 호랑이는 매 장면마다 감초 같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더위에 지친 순간, 팥빙수 한 숟가락을 입에 물었을 때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시원하고 기분 좋은 느낌, [팥빙수의 전설]은 그런 상쾌함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더울 때면 한 번씩 떠올리는 그림책, 팥빙수를 먹을 때마다 들춰 보게 되는 그림책, 먹을 때마다 재미난 상상을 덧붙여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팥빙수의 전설]이 오래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기발한 상상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빚어낸 유쾌, 통쾌, 훈훈한 그림책 ‘어느 날 갑자기 종이가 된 아빠’라는 유쾌한 상상을 모티프로 아빠와 딸의 애틋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한 첫 그림책 [종이 아빠],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할머니에 대한 감사함과 ‘할머니 엄마의 모성’을 이야기한 두 번째 그림책 [할머니 엄마],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아기 곰의 사랑스러운 여정을 담은 [빨간 열매]까지, 금방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이지은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모든 걸 포용하는 가족의 포근함과 유쾌한 상상,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합니다. [팥빙수의 전설]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단연 ‘호랑이’입니다. 그런데 [팥빙수의 전설] 속 눈호랑이는 평소 생각하던 용맹하고 무서운 호랑이의 모습과는 어딘가 많이 다릅니다. 할머니가 건넨 과일들을 먹으며 맛있다고 웃거나 춤을 추는 모습은 마치 사랑스러운 어린아이 같지요. 장에 가는 할머니에게 맛있는 거 달라는 눈호랑이가 어쩌면 할머니를 해하려는 게 아니라 할머니와 놀고 싶어서 이것저것 달라고 조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마치 땅콩같이 동글동글한 할머니는 또 어떻고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의 공포 속에서도 손주들을 위해 정성껏 과일과 곡식을 키워 호랑이에게 뺏기지 않고 전해 주려는 할머니의 사랑은 [팥빙수의 전설]을 관통하는 웃음 뒤에 우리 마음을 한없이 보드랍고 따뜻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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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인 만남!
누렁이와 꼬리 꽃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숲속 동물들 모두가 성격 고약하다고 상대하지 않던 호랑이를 꼬리 꽃은 만나자마자 대뜸 ‘누렁이’라는 이름으로 친근하게 부른다. 대번에 “누렁이, 넌 누구냐?”고 당당하게 외친 것도 모자라, 게슴츠레 귀찮아하는 호랑이를 마음껏 움직여 동네의 궂은 일들을 말끔하게 해결하며 호랑이를 조련한다. 꼬리 꽃은 하루 아침에 일어난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면 뭐든 담담하게 해치우는 시크한 존재다. 누렁이가 붙은 건 짜증 나는 일이지만 이웃들을 만나면 한없이 즐겁고, 몸이 좀 젖는다 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그걸로 또 충분한 매력덩어리. 이지은 작가는 천의 얼굴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다채로운 표정과 경쾌한 몸짓으로 꼬리 꽃이라는 대체 불가한 존재를 탄생시켰다. 꼬리 꽃이 ‘누렁이’라고 친근하게 지칭하는 호랑이는 또 어떤가. 맛있는 걸 내놓으라고 두 눈을 치켜뜨고 양손의 발톱을 한껏 날카롭게 들이대며 흥분하지만, 실은 겁 많고 게으른 ‘츤데레’를 연상케 한다. ‘성격 고약한’으로 단정하기엔, 이 누렁이의 일거수일투족이 무심한 듯 사랑스럽다. 『친구의 전설』은 대체 불가 매력의 양대 산맥, ‘누렁이’라 불리는 호랑이와 꼬리 꽃의 일상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어떤 친구 사이가 이토록 치명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만큼 오래 기억될 수 있을까? ‘원조’ 이야기 맛집, 이지은 작가가 선보이는 재미, 반전, 감동의 세계 이지은 작가의 이야기 보따리는 와글와글 유쾌하고 다정한 상상들로 가득하다. 첫 그림책 『종이 아빠』에서 ‘어느 날 갑자기 종이가 되어 버린 아빠’라는 상상을 모티프로 아빠와 아이의 애틋한 사랑을 전했다면, 『할머니 엄마』에는 손녀를 위해서라면 힘센 황소도 되고 날쌘 말도 기꺼이 소환할 수 있는 푸근한 할머니의 무한 사랑을 가득 담았다. 『팥빙수의 전설』에서 맛있는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눈 호랑이와 ‘오메, 오메.’ 하면서도 어떤 어려움이든 가뿐히 해결해 버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할머니 엄마』 속 할머니와 손녀 지은이가 마음 한 켠에 떠오른다. 15년을 같이한 친구를 향한 그리움, 아름다운 기억들이 구석구석 스며 있는 『친구의 전설』에는 그간 작가가 그려 낸 가족의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 진심이 담겨 있다. 이지은 작가가 소복이 쌓인 일상에서 길어 올린 진솔한 이야기들이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무한 재미와 진득한 감동으로 마음을 덥힌다. 작가의 말 이 책을 짓는 중에 15년을 같이한 반려견 친구 무탈이가 떠났어요. 무탈이가 떠난 자리에 천천히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었어요. 이별은 다른 세상을 소개해 주나 봅니다. “네가 만나게 해 준 친구들과 잘 지내 볼게. 우리 신나게 놀다 다시 만나. 무탈, 우리 진짜 친구였지?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