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은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으면 그 습관이 일상화된 사람들의 집단에 들어가거나, 그 습관이 환영받는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노는 아이들 속에 들어가서 당신만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담배 피우는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당신만 청정한 허파를 유지할 수는 없는 거죠. 욕설이 난무하는 무리 속에서 지내면서 당신만 좋은 말을 쓰면 조만간 그 욕설들이 당신에게 향할 겁니다. 습관은 적어도 초기에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적절한 환경 없이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다행히 환경은 당신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 p.18

의지력은 말 그대로 힘을 소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뇌의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습관은 뇌의 에너지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작동하기에 추가 에너지가 필요 없습니다. 일단 습관이 된 행동들은 정말 자기가 그걸 하는지도 의식하지 못하고 하게 되지 않던가요. 심리학자들은 이런 상태를 ‘자동화’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습관의 궁극적인 형태가 바로 자동화되는 겁니다. 당연히 습관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의지력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습관의 가성비가 훨씬 좋습니다.
--- p.24

뇌는 자기가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주는 습관을 좋아합니다. 뇌가 원하는 건 오로지 그것뿐입니다. 행동도 생각하거나 선택하지 않고 그냥 하는 행동을 제일 좋아합니다. 선택이라는 귀찮고 힘든 과정을 건너뛰게 해주는 습관, 그 과정 없이 하는 행동. 그런 행동을 더 자주 하고 그러다 보면 그 행동이 습관이 됩니다. 얕게 생각하면 될수록, 아니 아예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일수록 뇌는 더 좋아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습관들을 돌이켜보세요. 모두 아무 생각 없이 저절로 하는 것들일 겁니다.
--- p.32

여러분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 대부분은 친구에게 배웠을 겁니다. 게임도 아무 게임을 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 하겠죠. 학원에 갈 때도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을 갈 거고, 참고서를 골라도 친구들이 보는 참고서를 골랐을 겁니다. 비싼 스마트폰을 왜 가지고 다니나요? 가장 큰 이유는 친구들이 가지고 있으니까죠. 만약에 여러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분명히 당신이 제일 먼저 피운 사람은 아닐 겁니다. 누군가를 보고 따라한 거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중요합니다.
--- pp.41-43

습관이 된 행동들은 얼핏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담배 한 개피는 피워도 그만, 안 피워도 그만입니다. 한 개피만으로는 내 몸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영어 단어 한 개 외우기 역시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단어 하나 더 안다고 인생이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쌓이면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 p.58

주변에 보면 “공부하겠다”는 결심만 굳게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실제로는 공부하지 않고 망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공부 준비하기’를 ‘공부하기’의 일부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부 준비하기’ 습관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오히려 공부하기에 방해가 되는 습관들입니다. 공부 준비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공부를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공부를 피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들이죠.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나는 공부하려고 했는데 ○○가 없어서 오늘은 못하겠네’라는 식의 변명 말입니다. 그러니까 ‘공부하는 습관’이라는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정말 공부를 한 글자라도 하는 행동을 생각해야 합니다.
--- p.62

생각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생각은 우리를 한심하게 만듭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세요. 다들 입은 살아 있고, 말은 많습니다. 그 일에 대해 생각은 많이 했다는 겁니다. 숙제 안 해온 친구들이 그렇지 않던가요? 다들 숙제 안 해가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걱정도 많이 하고, 심지어 숙제하는 꿈을 꾸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숙제는 안 하는 거죠.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할 시간에 한 줄이라도 뭘 쓴 친구는 숙제를 하는 거고,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숙제에 대한 생각만 한 사람은 숙제를 안 한 학생이 됩니다. 그것도 자기가 왜 숙제를 못했는지에 대한 변명밖에 남지 않은 인간이 되는 거죠.
--- p.68

뿌듯함이 쌓이면 그게 자존감이 됩니다. 자잘한 뿌듯함을 무시하지 마세요. 자잘한 감정은 자잘하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큰 상 하나 받아서 생긴 자존감은 딱 그 상의 무게만큼 유지됩니다. 대략 다음 번 수상자가 나올 때까지가 유효기간입니다. 하지만 매일 자잘하게 쌓아올린 뿌듯함이 주는 자존감은 남에게 자랑하기도 뭣한데, 그렇게 자랑할 수 없어서 오히려 더 오래갑니다. ‘남모르게’, 이 핵심을 잊지 마세요. 나만 아는 자존감의 원천이 나를 건강하게 해줍니다. 선행을 하는 사람들이 남몰래 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 p.91

우리 몸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변화가 클수록 더 싫어합니다. 그래서 그냥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힘들게 습관을 바꾸어놓아도 원래대로 혹은 바꾸기 전보다 더 나쁜 방향으로 습관이 변할 때가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새로운 습관을 작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몸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은 습관을 집어넣는 거죠. 작은 변화이되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성공을 못하면 요요 효과가 찾아옵니다. 결국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변화의 단위를 쪼개는 것이 습관 변화의 핵심원리인 겁니다.
--- pp.134-135

보상은 매번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드문드문 받을 때 더 효과가 진합니다. 하루를 마칠 때마다, 혹은 새로 습관으로 만들려는 행동을 했을 때마다 자신의 기분을 음미해보세요. 조만간 내 상태가 조금 달라졌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물론 여러분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상태일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며칠 전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겁니다. 이걸 느끼는 순간이 진정한 보상입니다. 처음에는 그 기분이 그리 대단치 않습니다. 내가 아주 쬐끔 나아졌다는 사실이 대단한 위안이 되지도 않죠. 하지만 그 희미한 경험이 한 번, 두 번 반복이 되면 조금씩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전에 없던 뭔가를 만들어줍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감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보상 말입니다.
--- pp.147-148

생각은 뇌의 주요 역할이 아닙니다. 운동이 먼저죠. 단지 뇌가 몸을 움직이는 역할을 잠시 쉬는 동안 움직이는 것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그게 우리가 흔히 생각이라고 부르는 현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하지 말고 움직이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평소 하던 생각들이 뭔지 돌이켜보세요. 레프 비고츠키라는 천재 심리학자는 ‘생각은 내면화된 혼잣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말을 입밖으로 내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하면 그게 생각이라는 겁니다. 말 역시도 행동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의는 옳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뇌는 일단 시뮬레이션을 시작하면 계속 시뮬레이션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도 관성이죠.
--- p.152

이 세상에 최고의 운동은 따로 없습니다. 여러분이 오랫동안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 그게 뭐든 할 만합니다. 어쨌든 다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이면 뭐든지 추천입니다. 단, 운동을 할 때는 최대한 감질나게 해 보세요. 운동을 감질나게 하라니? 그게 무슨 뜻이냐고요? 아쉬움을 남김으로써 갈망을 키우라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음식이든 3~4인분씩 먹어치우는 대식가로 잘 알려진 개그맨 김준현은 라면만은 한 번에 한 봉 이상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음번에도 라면을 먹고 싶은 마음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거죠. 너무 많이 먹으면 한동안 라면에 대한 갈망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 p.181

공부를 공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공부’는 아주 애매한 단어입니다. 구체적이지 않죠. 게다가 공부 자체는 끝낼 수가 없어요. 공부는 평생 하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공부라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세요. 예를 들어 ‘역사 교과서 한 페이지 읽기. 영어 문장 3개 외우기. 수학 문제 하나 풀기’처럼 여러분이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으로요. 그리고 하나를 끝내고 더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다른 하나를 더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끝내갑니다.
--- p.208

습관이 성장하려면 적어도 습관 형성을 막지는 않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어느 정도까지는 내가 환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이 바로 여러분의 친구입니다. 친구들과 같은 활동을 하면 그냥 따라하는 수준을 넘는 효과가 발휘됩니다. 공부가 특히 그렇습니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겁니다. 하지만 곁에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있으면 공부가 더 잘 됩니다. 그 친구와 당신이 같은 걸 공부하고 있어도 영역마다 이해하는 수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친구와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을 교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43

실제로 여러분 주변을 보면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잘 놀고, 그 와중에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까지 잘 하는데 평소 모습을 보면 별로 바빠 보이지 않는 친구가 있을 겁니다. 반면에 늘 급하고 바빠 보이는데 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친구도 있겠죠. 이 둘의 차이는 뭘까요? 지능이나 능력의 차이만이 아니라 시간 사용 습관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여기서 시간 사용 습관이란, 내가 해야 할 일 중에서 어떤 일부터 먼저 하느냐는 습관을 말합니다. 내가 가진 시간을 어디에 먼저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