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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코로나19 속 과학과 삶
코로나19 시대의 전문가 선생과 학생은 만나야 할까 코로나19와 인공지능 예술가 숫자 너머의 고통 코로나19 재난 보고서를 쓴다면 알파고 5년, 후쿠시마 10년 2장 사람을 살려내는 과학 4월에 구하다 김용균 보고서를 읽고 휴지조각이 되지 않도록 집단 사망의 과학 깊은 바다를 비추는 과학 공무수행 과학의 애로 민식이가 남긴 숙제 엄마는 딸을 만났을까 2인 1조 김용균의 가상현실 3장 살 만한 곳을 위한 과학과 정치 두 개의 태블릿 살 만한 곳 가상현실과 체험사회 과학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과학 과학기술의 헌법적 가치 4차 산업혁명과 민주주의 어떤 혁명을 권고할 것인가 ‘가짜뉴스’의 진짜 위험 오만이든 이백만이든 4장 세월호학을 위하여 다 낡아빠진 그 철덩어리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동수 아빠의 과학 위로하는 엔지니어링 물리학자 친구 없어요? 4월의 과학 안개 속에서 서서히 떠오르다 네덜란드 마린의 세월호 과학 세월호, 무엇을 어떻게 조사해야 하는가 5장 과학자는 누구인가 과학이라는 교양 과학자와 피아니스트 개기일식과 혐오 ‘네이처’와 역사 과학자를 믿어도 될까요? 다양성의 힘 아무나의 과학에서 누군가의 과학으로 조국을 떠미는 ‘억센 날개’ 과학자의 몽유도원도 선을 넘는 과학자 과학으로 단결하기 출처 |
전치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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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알아내고 마련하는 행위다. 한 사회의 알아내려는 의지와 마련하려는 의지가 사람과 물질과 제도를 통해 구현된 것이 과학기술이다.
--- p.8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를 빠르게 찾아내는 나라이면서 약 20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지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다.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할 줄 아는 나라이지만,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 씨가 기계에 끼어 사망한 일을 두고 특별조사위를 만들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다짐했음에도 2020년 9월 같은 곳에서 또 사람이 죽게 만드는 나라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여전한데, 우리는 가끔씩만 현명하게 대응하고 대개는 실패를 반복한다. ‘케이 방역’의 성공 뒤에서 더 많은 ‘케이 재난’이 이어지고 있다. --- p.41 무전기, 헬기, 엘리베이터, 소방차, 구급차, 버스를 왜 만들었는지 이번 4월에는 이해할 수 있었다. 테크놀로지가 사람을 살리는 일에 쓰일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밤 결국 사람을 살린 것은 자기 자리를 지켰던 사람들이었다. (...)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 해야 할 말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 어둠 속에서 믿고 있는 이들을 배반하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이번 4월에는 구할 수 있었다. --- p.52 ‘김용균 보고서’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작업자 과실론’을 꼼꼼하게 논박한다. (...) 보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따라서 기계장치와 인간, 화학 물질과 인간의 관계에서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구조하에서 작동하는 기계와 투입되는 노동력, 특정 구조하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과 인간의 관계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야 한다.” --- p.55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높이 5미터가 안 되는 곳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현상은 일차적으로 간단한 물리적 계산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원인을 밝혀내고 제거하는 것은 물리학 바깥으로 나가야만 가능하다. ‘집단 사망의 과학’은 개별 사망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밝히는 데 필요한 과학만이 아니라 사망의 규모, 사망의 패턴, 사망의 사회적 결과를 함께 밝히는 과학, 이른바 ‘융합’ 과학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던 그들은 왜 떨어지는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그들은 왜 숨을 쉬지 못하는가.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이 문제를 우리는 아직 풀지 못하고 있다. --- p.63 “도대체 여기는 살 만한 곳인가요?” 과학과 정치가 함께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지구에 큰 재앙이 닥쳐 인류가 살지 못할 곳이 되면 우리의 선택은 태양계에서 그나마 가장 살 만한 곳인 화성으로 가는 것이라는 머스크의 주장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버리고 떠나자는 말을 무조건 환영할 수는 없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이들에게 과학과 정치는 무엇을 제시할 것인가. --- p.94 조금 더 살 만한 곳에서 조금 더 나은 과학을 실천하고, 그 과학이 다시 조금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상상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속에서 과학과 정치는 서로를 이롭게 할 수 있다. 과학을 통해 또 정치를 통해 살 만한 곳을 만드는 일은 지금 여기에서 가능하다. --- p.95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고 인간의 조건을 향상하는 과학기술, 헌법에 담을 만하고 헌법에 어울리는 과학기술은 더 보편적인 지향을 가진 인간적 행위로서 경제 발전의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헌법에서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자리를 재고하자는 주장은 단지 과학기술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과학기술을 통해서 현재의 상태를 성찰하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도 한국 사회를 통해서 그 보편적인 가치를 확인하고 실현할 수 있음을 인정하자는 제안이다. --- p.119 과학이 시민 모두의 교양으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으면서 동시에 가치중립적일 수는 없다. 교양은 가치중립적인 정보의 집합이 아니다. 한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쌓여서 표출되는 것이다. 교양은 단지 전문 지식을 쉽게 풀어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밑천으로 하여 가치 있는 사회적 삶을 꾸려나가는 경험을 통해서 축적되고 확장된다. 4대강과 원전에서 인공지능과 기후변화까지, 과학의 문제를 푸는 것은 곧 한국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표현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테크니컬'한 과학만으로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가치를 품은 과학'이라는 교양이 필요하다. --- p.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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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과학은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
‘K-방역’ 뒤에 숨겨진 ‘K-재난’을 보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과학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학 도서 판매량이 늘어났고, 바이러스와 백신을 다루는 짧은 강연 영상 등도 인기를 끈다. 이러한 ‘과학 열풍’ 밑바탕에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서 과학이 그나마 믿을 만한 정보이며, 우리를 지켜줄 보루라는 믿음이 있다. 실제로 2020년에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이 ‘K-방역’이라 불리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로 과학을 공부한다면, 과학이 발전한다면 우리는 더 안전해질까? 저자인 전치형 교수는 K-방역에 대한 칭찬을 뒤로하고 해결되지 않는, 또는 피할 수 있었던 ‘K-재난’에 눈길을 준다. 이를테면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를 빠르게 찾아내는 나라이면서 약 20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몇 명인지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다. 또한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할 줄 아는 나라이지만,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 씨가 기계에 끼어 사망한 일을 두고 특별조사위를 만들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다짐했음에도 2020년 9월 같은 곳에서 또 사람이 죽게 만드는” 나라이다. K-방역을 가능하게 하는 과학과 K-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인 과학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의 삶을 지키는 과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과학과 사회가 맞닿는 다양한 접점에 다가선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에 참여하며, ‘김용균 보고서’를 읽으며, ‘민식이법’을 둘러싼 여론을 지켜보며, 과학의 윤리와 소용을 말하고자 한다. 과학은 한 사회의 ‘앎의 의지’다 우리 사회는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숨기려 하는가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과학은 통념처럼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과학은 “한 사회의 앎의 의지”고, “어떤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이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공개적으로, 물질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과학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민주주의의 위기가 곧 과학의 위기이기도 한 이유이다. 우리의 과학이 막을 수 있는 재난은 막고, 어쩔 수 없는 재난 속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도 여기서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러니 과학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단독으로 우뚝 서 언제 어디서고 우리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삶을 지키는 과학’이란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노벨상을 받아오는 추상적인 과학이 아니라 얼굴이 있고 이름이 있으며 사회 구석구석과 맞닿아 있는 과학이다. 그런 과학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 깊이 관여한다. ‘삶을 지키는 과학’으로, 구체적인 사람의 자리로, 한 걸음을 내딛는 일 저자는 크고 작은 재난과 사회적 참사가 벌어지는 현실에 절망하기보다 ‘삶을 지키는 과학’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야기하기를 택한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의 창립, 재난 현장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 한 끝에 산불 현장에서 모두를 구할 수 있었던 또 다른 4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만들어지고 유지되었던 방역체계… 어려운 가운데서도 바뀌어 가는 것들이 있다. 반성하고 바로 잡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꿈꾸고 기대하는 ‘삶을 지키는 과학’이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과학은 시공간을 초월한 진리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훌륭한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시공간의 지저분한 현실에서 우리가 믿고 쓸 수 있는 정돈된 지식과 듬직한 도구가 되어준다는 점 때문에 더 귀하다. (…) 이들은 과학의 이름으로 사람의 자리를 찾아내고 기억한다. 해결사도 마법사도 아닌 이들의 일을 통해 과학과 세상은 모두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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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과학자에게 도라에몽 같은 역할을 기대한다. 유용한 도구를 척척 꺼내주고, 미래를 알려주며,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해도 따르는 역할. 하지만 현실의 과학자는 연구실에서 똑같은 작업을 무수히 반복하는 사람, 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편리한 일상 뒤에서 무거운 장치들과 씨름하는 사람,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사회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이 책은 도구적 이성이 장악한 세계 속에서 ‘사람의 자리’를 고민하는 과학자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 김현경 (인류학자, 『사람, 장소, 환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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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변한다. 매우 빠르게. 심지어 우리 몸도 변한다. 사이보그는 SF의 소재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모습이 될 것이다. 그 변화는 우리가 무턱대고 기뻐할 일도 아니고 막연하게 두려워할 대상도 아니다. 세계를 밝히고 준비하는 일이 바로 과학과 기술이다. 전치형은 독자에게 미래에 대한 정돈된 관점과 지식을 제공하면서, 그것을 도구 삼아 밝힐 자리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일깨워준다. 21세기의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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