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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제1부 꽃요강의 전설 제2부 불타는 나무 제3부 벼랑에 서서 해설: 겹겹의 전쟁을 살아낸 사람들_장수희 부록 | 최초 발표 《한국일보》본 수난이대 267 부록 | 개작 『산울림』본 수난이대 285 해설 |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치유의 미학-오창은 301 작가연보 |
河瑾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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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삼팔선으로 갈라졌던 남북이 이제 휴전선으로 갈리게 되었다느니,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다시 두 개로 갈린 채 휴전이 되고 말았다느니, 하는 이야기 같은 것은 갑례에겐 도무지 흥미가 없었다. 그저 그런가 보다 싶을 따름이었다. 그런 것은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로 생각되었다. 자기에게는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만이 중요하고 대견한 것이었다. 어서 남편이나 무사히 군복을 벗고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정미소에 일자리를 얻어, 남의 집 아래채의 보잘것없는 방에서나마 이제 서로 떨어지는 일 없이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것만이 간절한 소망이었다.
--- p.174 갑례에게 업힌 남이는 하늘을 쳐다보며 좋아서 냅다 소리를 지른다. 정말 서설이 아닐 수 없었다. 시집가는 날 눈이 오면 부자로 잘 산다고 한다. “부디 너는 잘 살아라. 부디 아무 일 없이 아들 놓고 딸 놓고 잘 살아라. 부디, 부디…….” 갑례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쏟아져 내리는 눈 속에 서서 멀어져 가는 뿌뚜리의 꽃가마를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사방은 차츰 하얗게 눈에 덮여가고 있었다. --- p.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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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으로 알려졌던 소설가 하근찬,
그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다 한국 단편미학의 빛나는 작가 하근찬의 문학세계를 전체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하근찬 문학전집 간행위원회’에서 작가 탄생 90주년을 맞아 〈하근찬 문학 전집〉을 전 21권으로 간행한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하근찬의 소설 세계는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하근찬의 등단작 「수난이대」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이어져온 민중의 상처를 상징적으로 치유한 수작이기는 하나, 그의 문학세계는 「수난이대」로만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 하근찬은 「수난이대」 이후에도 2002년까지 집필 활동을 하며 단편집 6권과 장편소설 12편을 창작했고 미완의 장편소설 3편을 남겼다. 45년 동안 문업(文業)을 이어온 큰 작가였다. ‘하근찬문학전집간행위원회’는 하근찬의 작품 총 21권을 간행함으로써, 초기의 하근찬 문학에 국한되지 않는 전체적 복원을 기획했다. 원본과 연보에 집중한 충실한 작업, 하근찬 문업을 조망하다 하근찬 문학세계의 체계적 정리, 원본에 충실한 편집, 발굴 작품 수록, 작가연보와 작품 연보에 대한 실증적 작업을 통해 하근찬 문학의 자료적 가치를 확보하고 연구사적 가치를 높여, 문학연구에서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근찬 문학전집은 ‘중단편 전집’과 ‘장편 전집’으로 구분되어 있다. ‘중단편전집’은 단행본 발표 순서인 『수난이대』, 『흰 종이수염』, 『일본도』, 『서울 개구리』, 『화가 남궁 씨의 수염』을 저본으로 삼았고, 단행본에 수록되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하근찬의 작품들도 발굴하여 별도로 엮어내어 전집의 자료적 가치를 높였다. ‘장편 전집’의 경우 하근찬 작가의 대표작인 『야호』, 『달섬 이야기』, 『월례소전』, 『산에 들에』뿐만 아니라, 미완으로 남아 있는 「직녀기」, 「산중 눈보라」, 「은장도 이야기」까지 간행하여 하근찬의 전체 문학세계를 조망할 수 있다. 하근찬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밝히는 젊은 연구자, 생명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다 새롭게 탄생하는 〈하근찬 문학 전집〉은 젊은 세대들의 감각과 해석을 반영하여 그의 문학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하근찬의 작품세계가 펼쳐 보이고 있는 한국현대사의 진실한 풍경들도 젊은 세대들에 의해 읽히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근찬 문학의 새로운 해석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젊은 연구자들의 충실하고 의미 있는 해설을 덧붙였다. 중단편전집 제1권 『수난이대』는 오창은 중앙대 교수가, 중단편전집 제2권 『흰 종이수염』은 이정숙 군산대 교수가, 중단편전집 제3권 『일본도』는 송주현 한신대 교수가, 장편전집 제9권 『야호』는 장수희 문학연구자가 해설 작업에 참여했다. 기존 연구 성과에 현대적 관점을 더한 충실한 해설로서, 하근찬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9권 『야호』(상, 하) 총 3부로 구성된 장편소설 『야호』는 태평양전쟁 시기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야호』는 갑례라는 여성인물을 중심으로 식민지시기와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시기의 수난사가 그려진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역사 속에서 여성들이 살아온 세계라는 것은 언제나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 위태로운 세계 속에서 외할머니는 어머니에게, 어머니는 딸에게, 언니는 여동생에게로 전한 꽃과 나비가 새겨진 귀물스러운 놋요강이 만들어낸 ‘이어짐’은 남성들의 ‘족보’에는 기록되지 않는 이어짐의 감각이었다. 시대가 이리저리 바뀌고 전쟁이 몇 번이나 이어져도 있는 듯 없는 듯 방의 한 구석에 밀려나 있었던 요강이 전해온 전설이 바로 『야호』의 세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