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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HOPE 희망
1 베이컨과 아이스크림 2 타피오카와 새끼 고양이들 3 속도위반과 불량식품 4 다이너에서 보낸 낮과 밤과 시절 5 미트로프의 기억 6 시끄러운 할리 데이비드슨 7 전액 장학금 2부 UNITY 결합 8 남자아이여야 할 거다 9 엄마 되기 10 자기 몫의 돈벌이 11 톱밥과 반짝이는 바닥 12 아마란스와 프라이드치킨 13 바이닐헤이븐 14 겹겹의 불안 3부 PROSPECT 가망 15 삼각형 벽돌 건물 16 부딪치는 잔, 흔들리는 촛불 17 신체적인, 정신적인, 정서적인 18 발차기, 움켜잡기, 추락하기 19 열아홉 계단 20 72시간 21 떠날 시간이야 4부 LIBERTY 해방 22 메인에서의 어두운 하루 23 누가 누구를 살렸을까? 24 배트케이브를 향해 25 달콤 쌉싸름한 이별의 브라우니 26 구덩이와 도로 5부 FREEDOM 자유 27 잎이 세 개씩 난 풀 28 나를 다시 받아줘 29 처음부터 다시 시작 30 월도의 여자들 31 각성한 여자 32 딸기 빛깔 우리 집 33 집보다 더 나은 곳은 없음을 감사의 말 |
Erin Fre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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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0분.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 첫 문장 처음으로 아버지의 다이너에 발을 들였던 날을 기억한다. 그때 나는 다섯 살짜리 꼬마였다. 어느 날 아침 유치원 가는 길, 어머니의 낡은 볼보는 항상 달리던 등굣길을 벗어났다. 도착한 곳은 흙먼지가 날리는 넓은 주차장이었고, 자동차는 군데군데 구덩이가 움푹 팬 땅을 지나며 몇 번이나 들썩인 끝에 작은 다이너 앞에서 멈춰 섰다. --- p.18 어머니가 언젠가 말하기를, 간호사가 건강한 공주님을 낳았다고 말하자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얼굴이 볼만했단다. 부자는 낙담하고 실망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혼자 병원 침대에 누워 피를 흘리는 사이 축하가 아닌 슬픔의 술잔치를 벌였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그 무거운 실망을 품고 살며 동생이나 내 가 속을 썩일 때마다 그 실망을 표출했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여자로 태어나서 다행인 줄 알라고 말하고는 했다. “너희들이 남자애들이었다면 지금 당장 맨손으로 두들겨 패줬을 테니까.” 두들겨 맞는 일은 없었지만, 그런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팠다. --- p.29~30 처음 만났을 때는 그의 음주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낭만적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저녁을 먹으며 포도주 몇 병을 나눠 마시고, 점심을 먹으며 맥주 몇 파인트를 홀짝였을 뿐이니까. 그는 처음으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는 저녁 식사 자리에도 진을 잔뜩 마시고 나타났었는데, ‘너무 긴장되어서 진정하려고’ 마셨다고 했다. 의아하면서도 애틋했다. 여자친구의 부모님이라지만 사실상 동년배였으니 그들과 만나는 자리가 버거워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했다. 저녁 식사가 끝날 때쯤 그는 10대 남자아이처럼 밖으로 뛰쳐나가 덤불 사이에 토했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말했다. ‘이 남자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그러나 나는 모든 경고와 징후를 무시했다. 대신 함께 마셨다. 함께 마시다 보면 전부 대수롭지 않은 일로 느껴졌다. 연애 초기에 술을 진탕 퍼마시며 데이트할 때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 p.159 “난 여든아홉이오.” 그가 천천히 말했다. “어머니가 만들어준 생선만큼 맛있는 생선은 오늘 처음 먹어.” 그의 눈에 행복한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얼굴이 붉어졌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이 맺혔다. 음식에 그런 힘이 있다는 사실은 항상 알고 있었다. 부드러운 파스닙 퓌레, 가벼 운 드레싱을 뿌린 루콜라, 레몬즙, 향긋한 한련 꽃잎을 곁들인 바삭한 넙치처럼 간단한 요리도 정서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 p.201 장화를 그대로 남겨둔 채 맨발로 줄곧 걸어나갔고, 농장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달했다. 들판은 적막해서 페니와 나 말고 움직이는 것은 오직 산들바람뿐이었다. 바람은 키가 훌쩍한 풀잎들 위를 스치며 이쪽저쪽으로 초록을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빙글빙글 돌며 아름다운 들판의 풍광을 만끽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디딜 때마다, 놓아버렸던 과거의 나에게 손을 뻗는 느낌이었다. 나는 과거의 나와 시선을 맞추며 아무도 해주지 않은 말을 해주었다. 너는 완전하다고, 안전하다고, 다 괜찮을 것이라고. 과거의 나는 내 손을 잡고 이렇게만 말했다. “용서해줄게.” --- p.321 그냥 밀어붙여, 이 여자야. 나는 나에게 말했다. 온 정신을, 마음을 다 쏟아붓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될 거야. 직감으로 알게 될 거야. 내가 자신에게 이렇게 다정한 말을 해준 것은, 그러면서 그 말을 진심으로 믿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 p.341 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삶의 이유를 찾았다. 이곳에서, 외딴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를 안아 일으키고, 응원하고, 사랑했다. (…) 이곳에서 당신은 우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굽이졌으나, 결국 나는 집에 도착했다. 좋은 삶과 나만의 천국을 바로 이곳 프리덤에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곳이라고들 말했던 바로 이곳에서 찾았다. --- p.3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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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베스트 셀러
★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김금희, 정혜윤, 하미나가 추천한 화제의 에세이 ★《타임》선정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공간, 《블룸버그》선정 바다를 건너갈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점 ‘더 로스트 키친’의 셰프 에린 프렌치가 그려내는 치열한 희망 이야기 ★ 우리에게 필요한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말하는,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기록 미국 아마존 에세이분야 장기 베스트셀러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끝내 꿈을 이룬 한 여성의 이야기 메인주 시골마을의 드넓은 들판을 뛰어 다니며 자연에서 식재료를 채집하던 어린 시절부터 벨파스트의 해변 마을 레스토랑에서 펼쳐지는 성년기의 이야기까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적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일단 펼치기 시작하면, 그 누구라도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을 것이다. 너무도 드라마틱해서 허구적인 소설처럼 읽히지만, 실제로 한 개인에게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웃고, 울게 만든다. 이 책은 원고가 나오기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에린의 전작이자 로스트 키친의 레시피가 담긴 『로스트 키친의 요리법The Lost Kitchen Cookbook』이 2017년 미국에서 출간 이후 크나큰 화제를 모으며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파운데이션 어워드에서 수상 후보로 올랐고, 2021년 현재까지 레시피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린의 인생을 담은 이 책 『더 로스트 키친』은 2021년 4월 원서 출간과 동시에 미국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각종 언론과 방송계에서 에세이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요리사의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려한 언어로 쓰인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겹겹이 쌓인 불안이 한 겹의 희망으로 흩어지기까지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 마음속의 열정과 연대의 힘 삶의 고난을 밀어내고 계속해서 투쟁해나가는 에린의 이야기 중심에는 음식과 요리에서 찾아낸 위안이 있다. 그에게 요리는 위로의 원천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돌보고 기쁨을 선사한다는 긍지였다. 절망으로 가득한 에린의 이야기에 틈틈이 끼워져 있는 음식과 요리에 대한 열정, 그리고 묘사는 독자를 행복으로 미소 짓게 만든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에린의 글에 대해 “마치 그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이 요리에 대한 열정과 희망 이외에도 연대의 필요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에린은 약물 중독으로 입원했던 재활원에서 만난 여성들과 함께 서로 아픔을 치유해나가고 희망을 되찾은 경험으로, 여성 공동체로 이뤄진 ‘로스트 키친’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린은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던, 안전하지만 서글픈 삶을 거절하고 더 이상 트라우마에 지배되지 않는 여성으로 거듭난다. 로스트 키친의 주방에는 다른 레스토랑의 주방과 다르게 고함도, 비난에 가득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위로와 지지, 함께 나누는 열정만이 있을 뿐이다. 즉, 로스트 키친에서는 선함이 곧 강함이 된다. 이 식당에서 내놓는 한 그릇의 요리에는, 이러한 사랑과 돌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침내 찾아낸 자유의 감각, 그리고 길 잃은 모든 자매를 안아 일으키는 사랑의 기록 만약 이 책이 그저 한 시골 식당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까지의 입지전적 회고록이나 성공한 사업가의 창업 스토리에 그쳤다면, 이만큼 많은 독자의 주목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은 한 여성이 자아를 찾아가고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무언가를 당당하게 거절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는 투쟁의 이야기이자, 단단한 지지를 건네는 연대에 관한 이야기이며, 길 잃은 자매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건네는 치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에린에게 ‘로스트 키친’이란, 단순히 자기 손으로 쌓아 올린 식당만을 뜻하지 않는다. 길을 잃고 헤매던 자신을 이끌어준 빛이자,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던 과거를 저버리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며 완벽한 자유를 찾아낼 방법을 알려준 상징물 그 자체였다. 이 책은 아무리 겹겹이 쌓인 절망이라도, 한 겹의 희망으로 흩어낼 수 있다는 진실, 그리고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마주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것은 자신의 삶을 걸고 쓰인 글만이 가진 힘이기도 하다. 유려한 글 솜씨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 인상 깊은 음식의 묘사가 쓰여진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에린과 함께 울고 웃으며 아파하다 결국엔 완벽한 자유를 찾아내는 자신만의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에린이 묘사하는 음식 속에 짙게 배인 희망의 맛을, 자유로 충만한 채 화구에 불을 올리는 에린의 모습을 당신은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 관한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에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어두운 심연에 있을 때 빛을 찾기가 어려웠고, 모든 것을 끝내고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저편의 빛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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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더 로스트 키친’은 뜨겁고 생생하며 용기 있는 생의 투쟁이 펼쳐지는 장소다. 구태와 악습 속에 반복되어온 폭력과 결별하기 위해, 할머니의 재봉틀을 돌려 냅킨을 만들고 낡은 프라이팬으로 넙치를 튀겨내며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야생 라즈베리를 수확하는 여자들이 웃고 울고 사랑하는 곳. 나는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는” 테이블을 만들어내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냈고, 그가 세세히 기록하는 이 우아하고 다채로운 미국식 식탁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실패감에 빠져 있을 때, 이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마음의 허기를 겪고 있을 때 이 로스트 키친의 이야기가 우리를 구해내 가장 든든하고 ‘맛있는’ 도약을 꿈꾸게 할 것이다. - 김금희 (소설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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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에린 프렌치의 식당 이름이 ‘로스트 키친’인 것이 아주 절묘하다.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식당. 식당 이름에서 이미 자신 외에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두려움이 없는 새로운 공간의 이름답다. 사랑을 나누고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는 것, 우리 여성들이 아주 잘하는 일이다. 이 책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계속 묻게 만드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우리를 죽도록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만큼이나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임을, 나는 확신한다. 책의 말미에 특별히 소중한 단어가 하나 나온다. ‘두 번째 기회’라는 단어다. 나는 우리 모두에게 두 번째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 세상이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길 바란다. 두 번째 기회는 첫 번째 삶과는 다르며 ‘첫 번째 삶의 무엇’에 대한 거절이다. 의지이고 자부심이다. 무엇보다 책의 원제인 ‘Finding Freedom’처럼, 자유 그 자체다. 나는 이 책을 지금 길을 잃고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위기라고 느끼고 모든 가능성을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 정혜윤 (작가,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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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책이 있는데, 자신의 삶을 걸고 쓰는 책들이 그렇다. 이런 글을 만날 때면 나는 납작 엎드려 항복하듯 맹세한다. 절대로 말장난 하지 않겠다고, 삶보다 글이 앞서게 하지 않겠다고. 『더 로스트 키친』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더 이상 사과와 인정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끝이 난다. 인생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우리가 먹을 음식 위에 꽃을 올려 나와 남을 대접해온 여자들을 떠올리며 나는 챕터마다 울었다. 오랫동안 이 책을 처음 읽던 순간을 그리워할 것이다. 으스대지 않는 그의 음식처럼 그의 글 역시 읽는 이를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부드럽게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이 길 잃은 주방, 로스트 키친의 화구에서 활활 타오른다. - 하미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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