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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추천의 글 저, 백화점 직원인데요 멋쟁이 선배의 각 잡힌 셔츠의 비밀: 셔츠 혜택인가 호구인가: 직원 할인 부드러운 터치감을 위해서라면야: 스테이플러 피부 관리의 첫 시작, 손거울 사기: 남성용 화장품 왜 백화점 1층에 있을까?: 명품 브랜드 예비 신랑의 센스를 알아보자: 명절 선물 장인은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지만: 노트북 깔끔한 책상도 능력이다: 모니터 받침대 나의 쇼핑 잔혹사 이럴 수가, 내가 호구라니: 크라우드펀딩 묵시록 20년 요요의 역사: 다이어트 용품 “그냥, 이 브랜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명품 브랜드 ‘존버’라고 다 ‘뉴트로’가 되는 건 아니다: 청재킷 명품 시계 못 살 바에야 차라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유부남 게임기 구입기 예쁜 쓰레기라도 좋아: 굿즈의 세계 지극히 사적인 쇼핑 구두의 완성은 끈 처리: 구두끈 어른이 된다는 것: 면도기 땀 흘리는 남자가 모두 섹시한 것은 아니다: 냄새 관리 용품 털을 위한 쇼핑은 있다: 털 관리 용품 디자인이냐 안전함이냐: 스마트폰 케이스 보닛은 못 열어도 자동차는 꾸미고 싶어: 차량 용품 잠 못 이루는 밤에: 수면 용품 슬기로운 가정생활 벌레와의 전쟁, 무기가 필요해: 방충 용품 집 욕실을 호텔처럼: 호텔식 수건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것: 시계 설거지도 아이템빨: 설거지 용품 인생 최대 쇼핑 찬스: 혼수 가전 작은 집들을 위한 시: 슬라이딩장과 액자형 테이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리필용 호환제품 쟁여놓는 재미가 있다: 과자 쇼핑 가심비와 가성비 사이 Just buy it!: 나이키 가성비 청바지 구입기: 홈쇼핑 숨겨왔던 패셔니스타의 꿈: SPA 브랜드 이 뿌듯함은 뭘까?: 당근마켓 구경만 하러 갔다가 뭐라도 집어 온다: 이케아 재벌 2세처럼 쇼핑해도 3만 원: 다이소 |
내가 ‘완벽한 쇼핑을 하는 법’ 따위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간 물건을 사며 느꼈던 즐거움만큼 후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다신 이런 거 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앞으로도 후회를 불러일으킬 것들을 수두룩하게 살 것이다.
정가에 구매한 아이템들이 빨간색 세일 태그를 달고 있을 때가 가장 슬프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사서가 아니다. 나름의 패션센스로 잘 팔릴 것이라 점찍은 상품이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픈 것이다. 마치 어디선가 매니저가 ‘패션센스? 훗 넌 아직 멀었어!’라고 비웃을 것 같다. 사실 그런 옷들이 집에 널렸었다. ‘사람들이 월급 어디다 써?’라고 물으면 옷 사는데 썼다고 말하기 창피해서 술 사 마셨다고 거짓말했다. 눈앞에서 높은 할인율로 현혹하는 물건들을 볼 때는 안 사면 손해를 볼 것 같았는데, 사실 필요가 없던 물건이었던 거다. 이제는 내가 그것들을 진짜 원해서 산 것인지, 압도적인 할인율에 넘어가서 산 것인지 헷갈린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정말 최고의 직원이었다. 일해서 월급 받으면(야근도 많이 했는데), 그 월급 다시 회사에 고스란히 가져다 바치는 착한 머슴. 쇼핑을 좋아한다고 하면 선배들은 늘 “일은 재미있냐?”라고 물어보았다. 취미가 일이 되니 어떠냐는 뉘앙스도 있고, ‘백화점 일 빡세지?’라는 자조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했다. 그때는 열심히 하는 직원처럼 보이고 싶어 재밌고 좋다고 했는데, 이제는 속 시원히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 마냥 재밌겠어요?” --- 본문 중에서 |
백화점 일등 머슴의 흥미진진 쇼핑일지
총 조회수 230만의 인기 연재! 무언가를 사는 순간은 왜 이리 떨리고 설레는 걸까. 결제 버튼을 누르는 그땐 일말의 희열까지 느껴진다. 누구나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하는 일인데도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그것, 바로 쇼핑이다. 여기에 쇼핑의 최전선에 섰던 이가 있다. 백화점에서 일하기를 10여 년. 혜택인지 함정인지 알쏭달쏭한 직원 할인 행사 때마다 나타나 동료에게 VIP 소리를 듣고, 옷걸이엔 백 벌에 달하는 셔츠를 걸어둘 정도로 쇼핑에 심취했다. 월급은 받는 그대로 고스란히 회사 계좌로 입금하기 일쑤. 그야말로 일등 머슴의 나날을 보냈다. 《결제의 희열》의 한재동 작가는 말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는 사 모은 물건을 남겼노라고. 이 책은 그 쇼핑에 대한 이야기로, 중앙일보 웹사이트에 연재되어 총 조회수 230만여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제의 순간들을 모아놓고 보니 물건‘만’ 남은 건 아니었다. 거기엔 남들보다 조금은 특별한,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정가에 구매한 아이템들이 빨간색 세일 태그를 달고 있을 때가 가장 슬프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사서가 아니다. 나름의 패션센스로 잘 팔릴 것이라 점찍은 상품이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픈 것이다. 마치 어디선가 매니저가 ‘패션센스? 훗 넌 아직 멀었어!’라고 비웃을 것 같다. 사실 그런 옷들이 집에 널렸었다. ‘사람들이 월급 어디다 써?’라고 물으면 옷 사는데 썼다고 말하기 창피해서 술 사 마셨다고 거짓말했다.” 쇼핑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깨달음 쇼핑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정보를 모으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아, 그중에서도 가장 큰 만족감을 줄 물건을 고른다. 그리고 마침내 결제까지. 프랑스의 한 미식가는 “당신의 식탁을 보여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지금 사람들에겐 카드 결제내역을 보여달라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남들과는 다른(!), 더 좋은 걸(!!), 더 싸게(!!!) 사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제의 희열》은 그런 실패의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산 온갖 불량품들의 리스트. 다양한 보조제와 함께했지만 20년째 제자리걸음인 다이어트.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상품 출시 소식에 새벽부터 나가 줄을 섰지만 이미 텅 비어 있던 의류 매장. 수많은 시도와 실패들 끝에 깨달음의 순간도 찾아오는 법. 옷장 가득 걸린 셔츠 덕분에 브랜드별로 자신의 몸에 맞는 셔츠 사이즈를 고르는 법을 알게 되고, 다이어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보조제나 운동기구가 아니라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실을 마주한다. 《결제의 희열》에서 저자는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 자조 섞인 유머와 함께 독자들과 공유한다. “내가 ‘완벽한 쇼핑을 하는 법’ 따위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간 물건을 사며 느꼈던 즐거움만큼 후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다신 이런 거 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앞으로도 후회를 불러일으킬 것들을 수두룩하게 살 것이다.” 작은 고민으로 일상을 조금 더 즐겁게 소소한 물건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진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대단하고 비싼 물건이 아니어도, 자신의 취향과 필요가 들어간 물건으로 주변을 채우면 매일의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수건을 살 때면 30수인지 40수인지 따져보고, 색은 무채색으로 통일하자. 기왕이면 수건장에 넣을 때도 호텔에서 본 것처럼 돌돌 말아서 넣어볼까? 자동차의 핸들 커버는 원색으로 장만하면 칙칙한 차 안을 조금이라도 화사하게 해주지 않을까. 좁은 우리 집, 테이블은 여차하면 접어서 액자처럼 쓸 수도 있는 액자형 테이블로 사는 게 좋겠는데. 회사 임원실에서 써본 2만 원짜리 스테이플러, 찍을 때 느낌이 너무 좋은데 하나 사볼까. 저자의 이런 고민이 이렇게 하나둘 쌓여 일상을 채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책을 읽는 자신도 주변의 물건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다. “신혼집 욕실 선반에 가득한 회색의 수건들을 볼 때면, 샤워부스도 없는 작은 욕실이지만 정갈하게 관리된 공간의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다만 호텔처럼 흰색 수건을 사지 않은 이유는, 도저히 빨래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때가 덜 타는 회색 수건이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
모든 쇼핑엔 이유가 있다. 하나같이 기막히게 그럴싸하다. 내가 나를 설득해야 지갑을 열고 카드를 긁을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이 지름의 당위성을 찾아다 들이미는 것이다. 꼭 필요한 생필품을 살 땐 이렇게까지 열심이지 않다. 없어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지만 그래도 갖고 싶은 것,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것에 최선을 다한다. 내 쇼핑에만 그럴 리 없다. 남의 쇼핑을 참견하고 구경하는 즐거움도 만만찮다. 그게 백화점 직원의 장바구니라면? 말 다 했지! 이 책엔 나보다 먼저, 나보다 많이 산 사람의 성공담과 실패담이 가득하다(저자에겐 미안하지만, 실패담이 더 재미있다). 친한 친구가 내 옆에 착 붙어 소곤거리는 것 같다. 저거 딱이네, 얼른 사. 저건 곧 세일 들어갈 것 같으니 기다려봐, 소곤소곤. 독자 여러분도 아마 나처럼 책을 읽는 사이사이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저자가 소개하는 물건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 신예희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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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쇼핑의 희열이 생각보다 깊고 진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건을 공들여 고르고, 그럴듯한 이유를 덧붙이고, 혼자만의 만족감에 뿌듯해하는 저자를 보면 그렇다. 이 희열은 외롭지도 않다. 선물받을 사람을 떠올리며 미소 짓고, 반려자와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그 물건에 너와 나, 우리의 추억이 깃든다. 이 희열은 성공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광고에 홀려 샀다가 호구가 되어도, 괜한 허세에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도 그때 그 선택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그것이 실패라 할지라도 잘 사며 잘 살고 싶다는 희열 가득한 의욕이 이 책에서 샘솟는다. - 박선영 (CBS PD, 『말하는 몸』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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