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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들은 쓰레기 분리 배출에 진심이다. 그런데 정작 쓰레기 재활용률이 낮다면? 순환 경제의 핵심은 쓰레기 재활용인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폐기물 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쓰레기 전문 기자 김경은 저자의 냉철한 분석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돋보이는 역작. - 손민규 사회정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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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들어가며 ― 쓰레기 기자가 된 이유 1장. 대한민국 순환경제 장애물 - 순환경제와 수요 어느 제로웨이스트의 선택 주목받기 시작한 소비의 힘 지속가능한 소비의 어려움,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분리배출 가스라이팅을 멈춰야 하는 이유 분리배출 선진국 신화의 세 가지 문제 한국 정부와 대결한 코카콜라 소비자는 바보 상태로 머물라〈1〉 소비자는 바보 상태로 머룰라〈2〉 - 규제와 기존 시장의 실패 플라스틱 홍수 원인으로서 ‘규제 실패’ 저렴한 플라스틱의 강렬한 유혹 재활용 산업 ‘영세성’은 시장 실패의 결과 독일은 왜 잘할까 시민들의 분리배출로 해결? 코웃음 친 독일 관료 독일 유통 기업이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 왜 순환경제인가 순환경제란 2장. 부의 전환에 뛰어든 기업들 -소비재 기업 파타고니아, 지속가능성을 성장 전략으로 6조 친환경 사옥 건설한 애플에 ‘나쁜 기업’? 프라이탁의 성공 요건은... 가치 판매 대표적인 환경경영 기업, 유한킴벌리에 없는 ‘한 가지’ -솔루션 프로바이더 r-PET 세계 1위 태국 IVL, 한국을 제치다 쓰레기 산업의 수직계열화 ‘이유’ 분리배출의 산업화 “옷을 위한 지구는 있다”… 옷을 순환시키기 마치며 ― 잘 사고 잘 버리는 것 |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2024-08-13
여러분들의 리뷰를 꼼꼼히 보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개인화하시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고 개인적 기쁨도 동시에 느낍니다.
그동안 환경에선 개인의 무력함을 당연히 하듯 우리를 배제해 온 정치경제적 시스템에 작은 반항의 시작이 되길 바라며, 저 또한 독자와의 적극적 소통을 방식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이는 환경을 공부하고 있는 저에게도 또 다른 시각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북토크 등 저자와의 직접 소통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의 메일로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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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로 전환, 폐기물 산업 고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손민규 (사회정치 PD)
2024.09.30.
지금 거주 중인 아파트에서는 1주일에 한 번,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가 이뤄진다. 이 일이 참 귀찮다. 하지만 안 할 수 없다. 쓰레기를 집에 오래 두고 싶지 않기에. 분리배출하는 요일에 다른 대한민국 사람처럼 성실하게 플라스틱, 유리병, 철, 비닐을 따로따로 버린다.
쓰레기를 버리며 드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우리가 정말 많은 쓰레기를 버린다는 사실. 택배, 배달음식으로부터 정말 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람들이 참 쓰레기를 싫어한다는 점. 각자 집에서 나온 쓰레기임에도 면장갑은 기본이고 앞치마로 무장하여 최대한 쓰레기로부터 멀어지고 싶어한다. 직시하기 싫고, 멀리하고 싶은 게 쓰레기인가 보다. 그런데 이 쓰레기를 바로 봐야 할 시기가 왔다. 쓰레기 전문 기자 김경은 저자가 쓴 『소비하는 인간, 요구하는 인간』은 왜 지금 쓰레기 문제를 직시해야 하는지를 여러 차원에서 다룬다. 첫째, 탄소 제로, 순환 경제로 가기 위해서 필수다. 무엇보다 순환경제는 탄소 넷제로 실현으로의 필수 경로다. (132쪽) 기존 선형경제에서는 만들고, 버렸다.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도 만들어졌고 - 플라스틱 원재료가 석유니까 -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남겨진다. 이번 더울, 유독 길고 더웠다. 심각한 사실은, 앞으로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 더워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화석 연료 사용 때문이지.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또 하나, 김경은 저자가 지적하는 점은,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한데, 산업적 시선에서 환경 문제를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분리배출에 정성이다. 최고 수준의 분리배출 실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정작 분리배출해봤자 우리나라의 재활용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이유는? 열심히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거라 오염 수준이 이미 높아서다. 그걸 처리하는 폐기물 산업체는 영세하다. 이러한 영세성이 쓰레기산, 해양 쓰레기 등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폐기물 업체에서 일단 사놓고, 품질이 낮아 안 팔리면 몰래 버려버리는 거다. 많은 구조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쓰레기 불법 투기는 산업 영세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동안 우리는 착각 속에 살아왔다. 대한민국이 잘하는 것은 분리배출 뿐이다. 전 세계쩍으로 우리나라 시민들만큼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하는 곳은 드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재활용 산업을 비롯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으로 성숙하지 못했다. 재활용 산업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이 야기한 문제는 이제야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바로 재생 원료 도입이 점점 국제적 규제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아직도 출발선에 도착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55쪽) 해결 방법은? 독일의 예를 보자. 독일은 생산자 수준에서부터 과하게 재생 원료를 사용할 걸 주문한다. 그리고 폐기물 수거 업체도 고도화, 자동화를 이뤘다. 쓰레기 분리배출에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제품을 제조ㆍ판매ㆍ유통하는 기업이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다. 기업의 규모에 따른 예외는 없다. (113쪽) 특히 자원 재활용, 쓰레기 산업에 대기업과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폐기물 관리 업체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의 시가총액이 SK하이닉스와 맞먹고, 세계 최대 플라스틱 배출 회사 코카콜라가 적극적으로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데 비해 아직 영세한 사업장 위주로 돌아가는 대한민국 폐기물 생태계나 소재 생산 기업들의 미비한 대처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결정적으로, 그동안 이렇게 서로 동떨어져 영위하고 있던 선형경제 체제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 건, 미국과 유럽의 최종 소비재 기업들이 국내 플라스틱 원료사에게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를 내놓으라는 압박 때문이었다. (95쪽) 한때 대한민국의 수출을 책임졌던 석유화학 업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중국 때문만이 아니라는 분석도 뇌리에 깊이 박혔다. 다소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사회가 바껴야 한다. 이 책은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데로 기업이 따라올 것이고, 앞으로 친환경으로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한다. 마지막 이유는, 저자의 체험이 들어간 경험담인데 환경,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스스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데 그렇게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인간에게는 필요한 최소한의 거주 공간이 있다고 한다. 그 최소한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소유의 크기가 아닐까. 소유하는 것이 적으면 공간에 대한 욕망도 줄어들 수 있다. (41쪽) 이렇듯 『소비하는 인간, 요구하는 인간』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그려야 할 정책 입안자, 산업 종사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쓰레기는 우리 모두와 맞닿아 있는 문제니까. |
바로 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리는 것까지도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잘 순환하도록 만든 기업의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제품은 퇴출시킬 수 있는 힘이 최종 수요자인 소비자에게 있다는 점을 다시 명심하면 된다.
--- p.10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의 의식 수준이 기성세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일각에선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환경 문제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세태를 거론하지만, 이는 그저 우리 사회 전반이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한 조각의 일부일 뿐이다. --- p.38 한국 소비 문화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대한민국 소비자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너무 좁다. 필요를 충족하고 환경적 부담을 덜 주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이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으며, 그런 제품에 대한 신뢰도 수준도 높지 않다. 세제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제를 모두 비누로 바꿨더니 머릿결이 나빠지고 가격도 비싼데다 쉽게 문드러지기까지 했다. 이런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옳다. 친환경적 소비자의 구매의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이 시장의 대중성을 방해할 뿐이다. --- p.42 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리배출 의무는 독일에 비해 훨씬 강하고, 더 철저하다. 그런데 더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재활용은 덜 되고 있다. 즉 우리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란 이야기다. --- p.113 |
제18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언론인상 수상!
15년 차 기자의 대한민국 환경 시스템 취재기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 세계는 순환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환경보호는 나라가 아니라 시민, 곧 개인의 일처럼 보인다. 개인이 분리수거를 하고, 개인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며, 개인이 환경보호 운동에 나선다. 개인이 노력하는 것에 비해 바뀌는 것은 없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를 보며 심각성을 체감한다. ‘나 하나 변한다고 이제 와서 환경을 지킬 수 있겠어?’ 결국 환경과 관련하여 기후 우울증과 무기력증까지 겪게 된다. 대한민국은 여러 나라 중 분리수거가 가장 잘 되는 나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의 기업이 내놓는 환경과 관련된 정책과 통계에는 언제나 오류가 숨어 있다. 체계화되어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기에 확실하다고 볼 수 없는 통계들인 것이다. 만약 애초부터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었다면 어떠하겠는가? 사실은 개인이 분리수거를 아무리 해봤자 한국에는 시스템과 기술력이 갖춰져 있지 않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떠하겠는가? 그동안 당신이 배달 음식을 시킬 때, 택배를 주문할 때 나오던 무수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을 보며 느꼈던 죄책감이, 사실은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감정일 수도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소비하는 인간, 요구하는 인간』은 바로 그 지점에 대해 짚는다. 순환경제 시대, 소비자가 알아야 하는 환경 시스템의 모든 것 기업과 산업은 소비자의 ‘가치 있는 소비’를 따라 움직인다 역사적으로 경제 발전과 성장만을 위해 달려온 대한민국은 순환경제 시대에도 여전히 자본주의 욕망에 충실하다. 환경을 뒤로한 채 홀로 내달리는 폭주 기관차와 다름이 없다. 김경은 기자는 『소비하는 인간, 요구하는 인간』을 통해 순환경제 시대를 가장 잘 맞이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를 취재하고 한국과 비교·분석하며, 환경보호는 개인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기업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에서 순환경제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욕망’을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환경산업과 기업을 움직이고 바뀌게 하는 유일한 열쇠는 ‘소비자’라는 것을 주장한다. 생산자들이 제공하는 포장재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소비자에게 이를 거부할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 위해 어떤 제품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선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소비자는 환경보호에 발맞춰 어떻게 돈을 소비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고 있다.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환경 오염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한다면, 기업과 산업은 돈을 따라 이동할 것이다. 순환경제는 탄소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 경로이므로, 소비자는 우리가 살고 싶은 환경을 요구해야 한다. 요구하라는 것은 대단한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포장재가 과한 기업에 문의 글을 하나 남기는 것, 이러한 사소한 요구 하나만으로도 소비자는 힘을 가진다. 당신이 ‘살고 싶은 환경’을 요구하라 이 책은 생태론적 관점에 완벽히 초점을 맞춘, 환경 운동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환경과 기후를 위한 행동은 소용이 없으며, 자본주의적 욕망에만 충실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 책은 선형 경제 체제만을 추구해 온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후위기를 맞닥뜨린 ‘사람’에 관한 책이다. 이율배반적인 이 두 가지 논점이 함께 놓인 이 상황에서, 인간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본주의적 욕망을 제거하는 해결책이 아니면서도 자연과 함께 살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 이 책은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태도에 관해 얘기한다. 즉 기후(자연)와 경제, 사회 시스템 등 인간이 살아갈 때 이루는 환경을 전반적으로 훑으며 문제를 제기한다. 그 모든 것이 균형을 유지해야만 우리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환경을 위한 가치 있는 소비를 실천하고, ‘살고 싶은 환경’을 요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