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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3천 엔을 쓰는 방법
2장 일흔세 살의 일 찾기 3장 목표는 1천만 엔! 4장 비용 대 효과 5장 황혼이혼의 경제학 6장 절약가들 옮긴이의 말 |
Hika Harada,はらだ ひか,原田 ひ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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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청색과 백색이 어우러진 로열코펜하겐의 도자기포트와, 여행지에서 사 온 어느 예술가의 수제 다관을 쓴다. (…) 할머니를 생각하면 그 둘 중 하나로 차를 우리는 모습이 떠오를 만큼 할머니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구나. 어떻게 돈을 쓰는지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미호는 들고 있던 유리티포트를 다시 선반에 올려놓았다. 그 티포트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해보니 왠지 그게 자신과 정말 어울리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부서질 듯 연약하고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그것이. --- p.12
마치에 선배가 정리해고된 건 질병으로 근무시간이 적어 인사고과가 낮아진 점, 독신인데다 자식도 없고 어머니 명의지만 큰 저택을 소유하고 있었던 게 ‘정리해고하기 좋다’고 여겨진 점(선배가 스기나미구의 잘사는 집 아가씨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었다), 관리자는 아니지만 대졸에 장기근속자라 급여가 높았던 점 등이 원인인 듯했다. 하지만 자르기 쉬운 사람 같은 건 없다. --- p.18 미호는 그 순간 깨달았다. 여기 적힌 조건들은 유기견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사육할 수 있는 ‘집’, 건강한 ‘신체’, 거기에 물론 ‘돈’까지. 이 전부는 유기견을 기르든 말든 필요한 것들이다. --- p.42 “그나저나 할머니가 부럽네요. 은행이 젊은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이런 금리를 안 주거든요. 우리야말로 앞날을 생각하면 고금리가 필요한데……” 고토코는 한탄하는 손녀가 딱하긴 했지만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건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은행도 노인들을 먹잇감으로 보는 것까진 아니어도 어떻게든 잘 뜯어먹을 요량이니 이쪽도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 p.65 나이를 먹으니 앞으로 남은 세월에서 친구나 가족과의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도 “저세상이나 관 속에 돈을 들고 갈 것도 아니니까”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다만 앞으로 간병을 받게 되거나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돈이 얼마나 들지 모른다. “저세상에 가져갈 수 없으니 써버리자”와 “돈은 아무리 많아도 불안하니 절약해야지”라는 상반된 말을 같은 입으로 내뱉는 게 노인들이다. --- p.79 도모코에게 5천 엔을 받은 일이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뻤다. 아직 자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순수하게 기뻤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봉투에서 지폐를 꺼낸 순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이 흘러넘쳤다. 요 몇 년간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과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했다. 오랜만에 가계부에 ‘연금’ 이외의 수입을 써넣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 p.88 대체 무엇에 쫓기고 있었던 걸까. 막연히 아이를 위해 1천만 엔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걸로 괜찮은 걸까. (…) 요 몇 년 동안 가격을 보지 않고 물건을 계획 없이 산 적이 없다. 큰돈을 쓰는 건 애초부터 포기하고 있다. 사호도 다른 아이들처럼 마트에서 과자나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없다. 절대로 사주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 p.133 그래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이 갖는 걸 반대하지도, 물론 비난하지도 않는다. 다만 아이를 기르는 데 돈과 수고가 들고, 그렇게 정성껏 기른다 한들 제대로 자랄지도 모르는 일이다. 늙어서 수발받는 건 고사하고 훗날 야구방망이에 얻어맞아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쏟은 비용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적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나쁘다. 비용 대비 효과가 최악이란 소리다. --- p.169 “인생은 원래 불합리한 거야. 불합리한 일이 없다면 절약이니 경제니 하는 게 왜 필요하겠니? 절약은 살아가는 걸 받아들인 다음에 하는 거야. 비용 대비 효과 따윈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절약도 할 수 있어. 안 그럼 나 같은 늙은이는 이만 죽어버리는 편이 낫다는 소리 아니니?” --- p.203 도모코는 남편 앞에 놓인 상차림을 본다. 자신과 똑같이 음식들이 놓여 있다. 다섯 조각 들어 있던 돼지고기 된장 절임은 자신에게 두 조각, 남편에게 세 조각으로 나눴다. 그걸 본 것만으로도 괜히 화가 치밀어오른다. 당신을 위해 만든 게 아냐. 나 자신을 위해 만들었고 당신은 그 덕에 얻어먹을 뿐이야. 그런데도 나는 언제나 남편에게 더 좋은 걸 더 많이 내주고 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해버린다. --- p.222 다음날, 도모코는 현재 돈이 얼마나 있는지 예금통장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리고 크게 놀랐다. 꽤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저축액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살다보니 어느 날 갑자기 돈이 바닥나버린 상태일 때가 있는 것이다. 사업에 실패한 것도, 도박으로 탕진한 것도 아니다. 낭비하며 살지도 않았고 사기를 당하지도 않았다. 그저 올바르게 살아왔을 뿐이다. 그랬을 뿐인데…… --- p.243 “다만, 내가 회사를 관두고 깨달은 게 있는데……” 선배가 고개를 들었다. “인생에는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거야. 이십 년 넘게 한 회사에 다니면서 여기를 관두면 내 인생도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그렇군요.” “요즘 같은 시대에 절대적인 건 없거든.” “정말 그럴까요?”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건 빚이 있든 없든 마찬가지야.” --- p.307 “요컨대 결국 미호 네게 달려 있다는 말 아니겠니?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거야. 나나 네 부모님이 아무리 애써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순 없단다.” 그건 미호를 위로하는 것 같으면서도 무서운 말이었다. --- p.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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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부 돌파 일본 베스트셀러
『낮술』 하라다 히카 신작 “단숨에 읽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멈출 수 없었다.” 신예희 작가 추천!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사람의 인생은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단다.” “인생이 달려 있다뇨?” “그 정도의 소액으로 사는 것, 고르는 것, 하는 일이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뜻이지.” 유기견 입양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절약생활에 돌입한 나, 알뜰살뜰 살림하고 육아하며 1천만 엔을 모으려는 언니, 남편과 자식에게 휘둘리지 않고 이제는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 엄마, 고령이지만 여전히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할머니. 결국 우리 여자들에게 필요한 건…… 돈이었다! 절약과 저축의 고수인 할머니의 “사람의 인생은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다”라는 말씀 아래, 저마다 고민을 지닌 여자들의 우여곡절 돈 모으기 일상이 시작된다! ★ 신예희 작가 추천(『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단숨에 읽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멈출 수 없었다. 생애 첫 월급과 독립생활을 누리는 사회 초년생 미호와 기혼 유자녀 경력단절 여성 마호, 평생 가정주부로 살아온 고령의 연금생활자 고토코의 시간은 각각 다른 속도로 흐른다. 젊고 잘나갈 때는 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가 휙 지나가지만, 어디서도 불러주지 않게 되니 하루가 너무 길다. 여러 인물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자연스레 내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가늠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어디로 가게 될까? 일을 그만둔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이라도 자산을 늘릴 순 없을까? 아니, 최소한 유지라도 할 수 있다면…… 생각이 많아질수록 불안해진다. 고토코의 말처럼 “저세상에 가져갈 수 없으니 써버리자”와 “돈은 아무리 많아도 불안하니 절약해야지” 사이에서 수없이 흔들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야 한다. 이 여자들이 할 수 있다면 내게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한 맞춤 답을 찾아갈 것이다. 공감 연발! 돈 모으는 여자들의 일상을 그린 10만 부 일본 베스트셀러 하라다 히카, 『낮술』에 이어 한층 실감나는 현실 공감 스토리로 주목받는 화제작 2021년 여름, 맛깔나는 음식과 술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행복을 그린 소설 『낮술』로 국내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작가 하라다 히카. 주로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 중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소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2018년 4월 일본 현지에서 단행본이 출간되고, 2021년 8월 문고본으로 재출간된 이후, 두 달여 만에 6쇄를 찍고 판매량 10만 부를 돌파하며 기록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이십대 딸, 오십대 엄마, 칠십대 할머니로 이어지는 한 집안 여성 3대가 각자의 생애 단계에서 직면한 경제적 고민을 극히 현실적으로 그리며, 저마다의 이유로 절약과 저축을 결심한 이들을 위한 일상적이면서 요긴한 지침과 실용적인 팁까지 담은 소설이다. “죽을 때까지 책꽂이 한쪽에 두고 자기 자신을 잃어갈 때마다 펼쳐볼 가치가 있는 책.”(가키야 미우, 『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 만합니다』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이라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누구나 살아가며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생과 돈에 관한 고민들의 핵심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결국 우리 여자들에게 필요한 건…… 돈! 이십대부터 칠십대까지, 여자들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고민들에 대하여 이십대 사회 초년생 미호는 학업도 취직도 연애도 독립생활도 비교적 자신의 바람대로 이뤄왔다고 자평하며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고 있지만, 존경하던 유능한 회사 선배가 하루아침에 해고당하는 일을 목도한 뒤로 자신의 현재 위치와 앞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고용 불안’ ‘당분간 결혼 계획 없음’ ‘더는 부모에게 의지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미호는 안정된 삶을 유지하려면 결국 돈을 모아둬야 한다는 실질적인 결론에 다다르지만 막상 실천하기가 막막하다. 우선은 ‘3천 엔 정도의 소액으로 사는 것, 고르는 것, 하는 일이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할머니의 말씀과 ‘월세 같은 고정비를 점검하고 충동 소비를 줄이라’는 언니의 말을 지침삼아 절약생활에 돌입하는데 예상 외로 포기할 것도, 참아야 할 것도 너무 많은 것만 같다. 과연 미호의 돈 모으기 일상은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을까? 한편 미호의 엄마 오십대 도모코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은 일을 계기로 자신의 노후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갈수록 약해지는 체력’ ‘집안일을 전혀 못하는 남편’ ‘부부의 노후와 시어머니 간병을 위한 자금’에 대한 대책이 절실함을 느끼는 동시에, 더는 가족 뒷바라지를 일순위에 두지 않고 좀더 자신이 원하는 삶을 누리고픈 욕구도 강렬해진다. 이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아내에게 무심하기 그지없는 남편! 이런 고민들에 갱년기장애까지 겹쳐 한숨과 짜증이 끊이지 않던 도모코는 다시금 일상을 정비하고 용기 내어 남편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요구하고자 한다. 절약하겠다며 마트에서 식재료를 샀다. 회사에 도시락도 싸서 다니려고 잡화점에서 8천 엔이나 하는 천연 삼나무 소재의 도시락통까지 샀다. 하지만 도시락은 하루밖에 못 만들었고 식재료도 제대로 소비하지 못한 채 대부분 버렸다. 전기료를 아끼려고 난방을 하지 않고 목욕도 샤워로 대신했더니 몸이 차가워졌는지 결국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니는 처지가 됐다. 식재료를 남겼다는 죄책감에 스트레스를 받아 외식이 늘었다. 직접 요리를 하는 건 자신한테 어려운 일 같다고 낙심했다. (49p) 황혼이혼 뒤 혼자가 된 여성의 예상 경제 시나리오는 가혹했다. 마치 남편에게 다소 불만이 있어도 참으라는 현실을 눈앞에 들이미는 것 같았다. 도모코는 이혼을 생각한 적도 없으면서 ‘절대로 못한다’는 걸 알게 되자 기분이 이상했다. 부부끼리 대화 한마디 없이 조용히 저녁밥을 먹을 때면 불만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왜 이 사람은 요리도 못하는 주제에 고맙다는 말도 없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걸까. 주말에도 남편은 온종일 누워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끔 친구와 유일한 취미인 골프를 치러 갈 뿐이다. 어느 쪽이든 도모코는 평일과 똑같이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남편의 퇴직 후에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할까. (248p) 미호의 할머니 칠십대 고토코는 평생 가계부를 쓰며 근검절약이 몸에 밴 세대이면서 평소 현명하게 소비하고 좋은 물건을 오래 사용함으로써 절약생활에 돌입한 손녀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남편이 죽고 남은 예금을 소액으로 운용하고 은퇴자를 위한 은행 상품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연금으로 생활하는 평범한 노년의 삶을 살던 어느 날, 자신이 실은 원하는 건 ‘일자리’임을 깨닫는다. 큰돈을 바라는 게 아니다. 일터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가계부에 ‘연금’ 이외의 수입을 기입하고, 일하는 보람이라는 기분을 이 나이에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걱정하고 만류할 아들 가족에게는 비밀로 하고, 고토코는 자신이 품기에 장대할 수도 있는 이 꿈을 위해 현실과 부딪혀보기로 한다. 나를 위한 ‘맞춤 답’을 찾아 ‘작은 안심’을 쌓는 방법 내가 발 딛고 선 자리가 흔들릴 때, 마음속 가장 위에 떠오른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각 생애 단계에서 경제적 고민에 직면한 이 여성들은 자산전문가나 주변인들로부터 실질적이고 유용한 팁을 전수받는 한편, 각자가 지닌 고민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즉 자신의 진짜 속마음과 대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다. 회사도, 오래 사귄 애인도, 부모님도 진정한 최후의 안식처가 아님을 실감한 미호는 자신이 꿈꿔왔던 유기견 입양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세우고 훨씬 진지한 자세로 절약생활에 임한다. 오십대가 되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문제들에 휩싸여 크게 낙심한 도모코는 오히려 그 많은 문제들이 단 하나의 솔루션, 즉 남편과의 관계 개선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 매듭씩 천천히 풀어나갈 여유와 용기를 얻는다. 노년의 고토코 역시 다 늙어버린 자신이 여전히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존재이고 싶은 마음을 솔직히 마주하고 나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었다. “그래도 자녀분을 키우고 집안일도 해왔잖아요? 그게 얼마나 큰 경력인데요.” 고토코는 겨우 고개를 들고 웃어 보일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이런 할머니가 일하고 싶어하다니 이상하죠?” “전혀 아니에요. 많이 계신걸요. 다만 마음을 확실히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상담사는 일하려는 이유로 ‘타인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 ‘기술을 살리고 싶다’ ‘취미를 살리고 싶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 ‘사회활동을 하고 싶다’ ‘자신을 계발하고 싶다’ ‘수입을 얻고 싶다’ 등의 예시를 들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 물론 지금 예로 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본 다음에 일을 찾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95p) 실은 하루 더, 일주일에 이틀은 쉬고 싶었다. 쉬고 싶은 이유가 영어 교실 때문만이 아니라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이 해가 갈수록 힘들다는 것도 얘기하고 싶었다. “뭐든지 한 걸음씩이에요. 서두르지 말고, 전부 한번에 바꾸겠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상담 때 구로후네 선생이 마지막으로 한 말이 떠올랐다. 그래, 한 걸음씩이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혼자서 밥을 먹다보면 남편이 스스로 깨닫거나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절대로 안 된다고 반대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젓가락을 든 도모코는 남편이 먹고 있는 것과 같은 반찬을 집어들었다. 부추 간 볶음이 짜서 조금 목이 막혔지만 꼭꼭 잘 씹어 삼켰다. (269p) ‘티끌 모아 티끌’ ‘커피 한 잔 값 모아 주식하자’ ‘플렉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사기’ ‘N포를 지나 갓생으로’ 등 극심한 불경기와 양극화 속 돈과 경제 이슈는 우리 사회의 젊은층을 격렬하게 관통하고 있다. 소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그 물결 속 어딘가 자신이 놓인 자리에서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며 작은 안심을 쌓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이야기다. 결국 맞이해야 하는 생의 이벤트 혹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상적 사건을 계기로 절약과 저축을 결심한 이가 있다면 이 작품이 곁에서 소중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