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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맛
최유안
민음사 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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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본게마인샤프트 9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 39
영과 일 121
해변의 닻 149

2부
거짓말 167
보통 맛 207
심포니 245

3부
집 짓는 사람 267

작가의 말 307
작품 해설 311
추천의 글 329

저자 소개 1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직장을 다니며 소설을 썼던 카프카처럼, 대학에서 독일에 관해 연구하고 가르치며 소설과 소설 바깥의 글을 쓰는 소설가. 지은 책으로 『보통 맛』, 『백 오피스』, 『먼 빛들』, 『새벽의 그림자』가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집 짓는 사람』, 『페페』,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오피스 괴담』,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참여한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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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296g | 115*205*16mm
ISBN13
9788937444432

책 속으로

“사람은 모두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봐요. 상황은 시선에 따라 이렇게 보이기도 하고 저렇게 보이기도 해요. 용기가 필요한 상황을 만날 때도 있죠.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죽을 것같이 힘들지만 그 상황을 견디게 하는 게 때로는 물건 하나, 한 사람, 단 하나의 어떤 것일 수 있어요.”
아술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천천히 낮게 읊조렸다.
“그 희망이 라일라에게는 안경이었어요. 당신에게는 논문이었겠지만…….”
---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

“여자는 정말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힘든 일상의 피곤을 아이들의 웃음 한번에 말끔히 날려 버리고, 빛나는 순간을 탑처럼 쌓아 올리며 살고 있을까. 진심으로 나와 친해지고 싶은 걸까. 나 역시 아이를 갈망하고 있다는, 권장된 생애 주기를 밟아 가며 사회가 정해 둔 행복의 조건에 순응한다는 말을 들으며 안심하려는 게 아닐까. 여자는 자신의 말대로, 정말로 행복할까.”
--- 「거짓말」

“아무리 맛있는 커피도 사무실 안에서 마시면 다 비슷한 맛이 된다. 흰색 시멘트가 정직하게 발린 사각형 공간, 투박한 개조식 글자들이 계절을 불문하고 마른 공기 속에 침잠해 개성을 마모시키는 이곳에서는 단 한순간도 혀에만 감각을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보통 맛」

출판사 리뷰

사회의 틀, 일상의 경계
『보통 맛』 1부는 개인의 고민이 사회와 만나는 지점을 예리하게 짚어 낸다.?첫 번째 소설 「본게마인샤프트」는 서로 다른 국적의 학생들이 모인 독일 기숙사에서의 미묘한 갈등을 다룬다. ‘혜령’은 독일인 하우스메이트인 ‘스테파니’가 자신과 중국 출신의 ‘몽’에게만 유독 까칠한 이유가 그들이 아시안이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동시에 자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한다. 내가 쓴 논문이 연구 대상자를 하나의 사례로 소비하고 있지는 않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불법촬영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지는 않는가? 경찰로서 공무를 집행하는 일이 무고한 이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1부에서 이어지는 단편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 「영과 일」, 「해변의 닻」은 이런 고민들을 붙잡고 있다.
2부에서는 서로의 경계를 어쩔 수 없이 넘어서게 되는 일상의 순간들을 들여다본다. 「거짓말」에서 ‘세영’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웃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을 하고야 만다. 「보통 맛」의 ‘현주’는 배려심 있는 선배가 되고 싶지만, 타인의 의중을 헤아리는 일은 직장 선배로서도, 믿음직한 언니로서도 쉽지 않다. 「심포니」에서 ‘숙영’, ‘미란’, ‘영이’는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만나지만 서로에게 진심을 숨긴 채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타인과 함께 집 짓기
3부의 「집 짓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짓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인간은 자신이 사는 집을 완성해 가며 비로소 스스로가 누구인지 깨닫는다.’라는 하이데거의 말을 지침 삼아 고된 집 짓기를 계속한다. 완벽한 집을 지으려는 남자의 시도는 결국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맹목으로 향하는 남자의 집 짓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교훈에 닿게 되는데, 결국 집을 완성하는 것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나’라는 집 역시 사람들이 오가고 그들의 이야기로 채워질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집 짓는 사람」의 결말이 보여 주듯 소설 속 인물들은 결국 타인과 함께 공동의 집을 짓는 데 실패한 것 같다. 이해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오해가 튀어나오고, 누구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시간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유안은 서로를 오해하고 갈등하며 고민하는 그 시간들이야말로 바로 집을 구성하는 요소임을, 시도와 실패에 대한 면밀한 기록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추천평

우리가 최유안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냥 다들 아는 보통 맛’이 아닌 특별한 맛의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눈여겨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기어이 찾아내 정갈한 언어로 건네는 작가의 솜씨가 만만치 않다. ‘다만 어떤 것이라고 확실하게 표현할 수 없는’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삶의 이면에 대해서 섬세하게 다루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 김이설 (소설가)
여러 개의 자아상을 곡예하듯 굴리며 있는 곳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최유안의 여자들은 원하는 것을 숨기고 아닌 척하는 데 익숙하다. 되고 싶은 사람과 되어 있는 사람 사이의 간극은 일할 때, 인간관계를 맺을 때, 가족을 떠올릴 때, 하다못해 혼자 있을 때에도 분열을 일으킨다. 시민일 때도, 직원일 때도, 가족일 때도 여성으로 살기란 분열적이고, 사랑도 평화도 너무 멀다. 이토록 스산한 공감이라니. - 이다혜 ([씨네21] 기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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