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 -7
가막산의 바우 -31 과일 맛의 비밀 -55 낮잠 -71 |
정하섭의 다른 상품
양정아의 다른 상품
|
“근데 할아버지는 왜 손가락이 없어요?”
“눈 오는 날, 눈보라에게 떼어 주었지.” “그럼 코는 왜 깨졌어요?” “비 오는 날, 빗물에게 떼어 주었지.” “그럼 귀는 왜 없어요?” “귀는 바람 부는 날, 바람에게 떼어 주었단다.” “그렇게 다 떼어 주면 할아버지는 어떡해요?” --- p. 17 “언젠가 너는 반드시 내 모습을 정하고 나를 이 바위벽 속에서 꺼내게 될 거야.” --- p. 45 |
|
표제작 「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꼬마 다람쥐가 엄마 마중을 나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하고 겁도 나지만 꼬마 다람쥐는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우툴두툴하고 여기저기 마모된 돌부처를 만난다. 무려 천 년을 그 자리에 서 있다는 돌부처와 처음 집 밖에 나온 꼬마 다람쥐가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들은 친구가 된다. 돌부처의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가 더 멀리 보고 멋진 것들을 발견한 꼬마 다람쥐는 돌부처의 귀가 되어 주고 코가 되어 주고 손가락이 되어 준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친구 사이가 또 있을까! 둘을 연결한 것은 존재의 순정한 마음이다. 흐르는 세월 따라 무수히 변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원형과도 같은 그 마음이 있기에 그들은 전혀 다른 형태의 존재임에도 서로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다. 나아가 서로에게 무언가를 채워주고 보태주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진정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 마음이면 천 년의 시간을 메우는 데에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가막산의 바우」의 주인공 아미는 가막산의 여러 친구와 친숙한 관계를 맺으며 세계를 탐색하고 꿈을 키워 나간다. 특히 바위벽에 있는 바우는 아미의 심연 중심에 자리 잡은 존재다. 그 바우의 모습이 자꾸 변한다는 것은 아미가 아직 자기 세계의 경계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내일이면 이사를 가야 하는 아미가 가막산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데,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는 아미는 아마도 바우의 모습을 정하고 바우를 바위벽 속에서 꺼내려고 다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것을 성장이라고 하겠다. 「과일 맛의 비밀」은 좋은 것을 독점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세계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그것이 얼마나 큰 재앙인지를 설화적 화법으로 그린다. 그리고 성찰과 참회를 통한 회복의 가치를 드러냄으로써 인간이 삶의 공간이며 터전인 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낮잠」은 엄마가 아이를 낮잠 재우는, 무수히 일어나는 일상의 한 조각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 곳곳 순간순간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이처럼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작품들이 드러내는 아름다움은 근사한 풍경이나 조형적 완결성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관계의 아름다움, 곧 삶의 아름다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