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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부 첫 만남 두 임지은이 주고받은 열 편의 편지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만 관심이 생겨 버린 거지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느낌에 아찔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무언가를 미루는 성격이실까, 궁금해집니다. -쓸데없이 용감한 편입니다. 마치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처럼요. -걱정해 주신 게 민망하게도 명절엔 별일 없었습니다. -소소하지만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우리가 핀란드에서 만날 확률은 무척 자그마하겠습니다. -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얼마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요. 2부 자기소개 시인 임지은의 자기소개 -주기율표도 재즈 보컬도 아닌 -눈이 나쁜 대신에 -하얗고 무거운 시간 -지나친 안정은 깰 것 -오늘도, 커피숍 -영감과 만나는 방법 -가장 나다운 등산 -횡단보도에서 만난 힙합 시인 임지은에게 작가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착각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작가 임지은의 자기소개 -99%를 압도하는 1% -읽기가 이끄는 대로 -쓰기가 데려가는 곳으로 -버리고 싶지 않은 것 -사랑의 모습 -최소한이라도 지킨 다음 최대한을 쥐어짜 보려고 -평평한 돈, 평평해지는 마음 -프랑스산 수분을 탐낸 결과 작가 임지은에게 시인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3부 더 많은 이야기 시인 임지은의 더 많은 이야기 -도미노 현상 -종이, 유리, 캔 아니면 플라스틱 -하얀 장우산 같은 친구 -톰 크루즈도 못할 미션 임파서블 -아빠가 남긴 선물 -집밥의 반복 -전방위적 프러포즈 -우연은 운명이 되고 시인 임지은에게 작가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뿔뿔이 흩어질지라도, 이 파도는 남겠습니다. 작가 임지은의 더 많은 이야기 -산책과 자몽 -미처 몰랐던 너의 무수한 이면 -크고 작은 임무 -고기 없이 살기 -순하리 원정대 -없었던 것, 그래서 모르는 것 -반쪽짜리 진실 -다시 쓰이는 기억 작가 임지은에게 시인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작가님도 임지은을 사랑하시죠? 나가는 글 지은이에게 두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지은이에게1 -지은이에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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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너무 궁금해진다. 이름은 어찌 보면 그냥 글자일 뿐인데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는 이유로 같은 취향, 같은 생각, 같은 운명을 지니지는 않았을지. --- p.7
같은 이름을 볼 때마다 그냥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중략) 이상한 말이지만 임지은이 겪는 부당함이나 임지은이 겪는 언어 따위가 궁금하다. --- p.7 말하자면 저는 유쾌하면서 서늘한 척 하느라, 되고 싶은 사람인 척 하느라, 누군가로부터 감탄 당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느라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척’이란 숨겨진 목표 같은 것이고 목표란 제가 거기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며 제게 쓰기란 영영 그런 일인 것만 같아 자주 울고 싶어집니다. --- p.25 작가님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느낌에 아찔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가끔 그런 기분에 휩싸이고는 하는데, 그럴 땐 머릿속 회로들이 뒤죽박죽 엉켜 버려서 일단 자고 봅니다. 적당히 쾌적한 이불 속에 들어가면 저도 모르게 아, 좋다고 말하게 되거든요. --- p.28 쓸데없이 용감한 편입니다. 마치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처럼요. 못 해서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후회하더라도 해 놓고 후회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생긴 상처가 많지만, 시간이라는 연고를 바르면 되니까요. 괜찮습니다. --- p.37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바깥은 좋아하거든요. 바깥에선 나를 잘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나무, 보도블록, 간판, 사람들, 무단 투기된 쓰레기에까지 시선을 주다 보면, 나는 없어지고 내가 본 것들만 남아서 내가 됩니다. 그건 어쩐지 본래의 나보다 근사하고 그러니 거꾸로 말할 수도 있겠군요. 바깥에선 나를 잘 발견할 수 있다고요. 익숙한 나를 버릴 수 없으니 새로운 나를 찾는 것이 저에겐 매일매일의 소망이 됩니다. --- p.44 나는 시의 결말을 정해 두고 쓰지 않는다. 만약 너무 마음에 드는 결말이 떠올랐다면 그 결말을 시의 시작으로 두고, 다시 출발한다. 그러다 보면 전혀 다른 결말에 도착한다. 나는 이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가 보고 싶어진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가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자유로움일지도 모르겠다. --- p.91 할머니는 자신의 기준을 지키면서도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나에게 알려 준 최초의 여성이었다. 나는 다정하지만 퍽 무른 엄마에게선 배울 수 없는 미덕을 죄 할머니에게서 체득했다. 가령 몸싸움이 난다면, 엄마는 내가 누굴 때리기보다는 차라리 한 대 맞아 주고 끝내길 바라는 쪽이었다. 반면 할머니는 누가 널 때리려 들거든 너도 가만두지 말고 콱 패버리라고 말할 게 틀림없었다. --- p.129 그렇게 하루가 텅 빈 채 거듭 증발할 때, 나도 연인도 가만히 있기보다는 인생을 크게 다르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 일들에 몰두하며 마음을 회복한다. 어떤 성과도 과정도 막막하던 상황 속에서 비교적 손댈 수 있는 걸 손대면서. 매일매일 고만고만한 임무들을 하나둘 부여해 가면서. --- p.216 이를테면 우리는 동시에 뒤돌아보는 사람들이겠지요. 인파로 그득한 거리에서 누군가 임지은! 하고 부른다면, 각기 다른 수많은 이들 중 같은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일 테니까요. 그 목소리가 찾던 임지은은 고유한 임지은 한 명뿐이겠지만 그 고유한 임지은의 이름은 또 우리가 공유한 이름이기도 하니까······ --- p.2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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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임지은, 임지은'에 황망했다. 정말 이 절묘한 한 줄 때문에 둘은 책 한 권을 써 낸 것인가. 그러나 사소한 공통점으로 서로를 이해해 가는 둘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노력과 기록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남기고 지나가니까. 그것은 가끔 제법 근사하기도 하니까. - 남궁인 (작가, 『제법 안온한 날들』 『지독한 하루』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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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면, 좋은 시인/작가가 되고 싶다면, 이들처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방법을 잘 알고, 용감함으로 후회와 맞서는 법을 잘 알고, 매일매일의 스스로를 갱신하길 갈망하는 두 사람의 임지은. 당장 내일부터 저는 이 두 사람을 조금이라도 흉내 내며 지내 보려 합니다. - 김소연 (시인, 『그 좋았던 시간에』 『마음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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