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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안녕? 할머니 시인 유희윤이야!
“희윤 할머니, 같이 놀아요! 하면 동시집 들고 달려갈게요. 책은 별로라는 친구도 있겠지요? 좋아요, 떡볶이나 햄버거도 쏠 수 있어요. 나랑 놀다 보면 시도 좋아하게 될걸요!” 아이들과 늘 만날 준비가 된 시인은 79세 할머니다. 공부를 맘껏 할 수 없는 형편에 뒤늦게 시작한 문학. 60세 늦은 나이에 동시로 등단하면서부터는 늘 시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어릴 적 자연과 함께한 경험들은 여전히 맑은 시어와 밝고 좋은 기운으로 뿜어진다. 아이를 키우며, 지금은 손녀와 함께하며 쓴 동시들은 대산창작지원금,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비룡소에서 주최한 ‘비룡소 동시문학상’ 제1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자연 관찰력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시편 다람쥐네 봄, 여름은 여름답게, 가는 여름이 오는 가을이, 싸락싸락 싸락눈 총 4부로 이어지는 44편의 동시들은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가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았다. 연두에서 초록 그리고 울긋불긋 노랑에서 온통 하양으로 변하는 변화무쌍한 계절의 색과 이미지 또한 생생하다. 시를 찬찬히 음미하며 읽다 보면 간결한 시어와 시어 사이의 여백 속에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이 가득 차오른다. 앞산에 뒷산에 초록비 내린다/ 앞산에 뒷산에 초록이 수욱숙 큰다 -「초여름」전문 쏘옥!쏘옥!/ 흙을 밀고 나온다 옥수수밭에 뾰족뾰족 초록 송곳 쑤욱!쑤욱!/ 땅을 뚫고 나온다 대나무밭에 우둥퉁 죽순 송곳 -「새싹」전문 땡글땡글 열렸다 초록초록 열렸다/ 동글동글 익는다 노랑노랑 익는다/ 몰랑몰랑 익었다 당큰당큰 익었다/ 개미야 오너라 달팽이도 오너라/ 살구나무 아래 노랑노랑 당큰당큰 -「살구」전문 초록비를 맞고 초록이 수욱숙 크는 걸 생각하면 그 안에 무수한 생명들이 떠오른다. 짧은 글 속에 그 안에 품고 있는 것들을 한껏 상상하게 만든다. 비가 주는 질감에 초록이라는 색을 더해 그 이미지 또한 확장된다. 거기에‘수욱숙’이란 재미난 말의 조합으로 산과 초록 모두가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새싹」에서는 송곳과 약한 듯 힘 넘치는 새싹을 엮어 생경하고도 새로운 느낌을 살려냈다. 쏘옥! 뾰족! 쑤욱! 등의 반복적인 의태어 또한 말의 흥을 돋운다.「살구」에서는 단어 반복적인 나열만으로도 이야기가 확장된다. 땡글땡글에서 초록초록으로 또 노랑노랑 익어서 몰랑몰랑으로 당큰당큰으로 시간의 흐름을 시적 언어만으로도 느끼게 해 준다. ■ 귀엽고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읽는 즐거운 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문명예 작가의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곳곳에 더 재미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다양한 몸짓과 표정, 등장 캐릭터들의 익살스러운 상황 등 시가 주는 재미를 더 확장시킨다. 작은 곤충, 꽃과 나무, 산과 들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에 생명을 불어넣듯 풍부한 표정을 살렸다. 특히 과하지 않은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감에 펜으로 그려 더 섬세하게 느껴진다. 눈짓, 입꼬리, 우스꽝스러운 몸짓 등 하나하나 눈여겨보면 유머와 재치가 가득하다. 특히 시의 흐름을 따라 각 계절이 갖는 색을 다채롭게 표현해 지루할 틈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