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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도 아니고 나뭇잎도 아니고
매일 다니는 길에 늘 보던 것과는 다른 것, 편지가 떨어져 있었어요. 친구에게 너는 나의 기쁨이고 빛이야. 남들은 모르는 희망이고 포근한 밤이며… 나를 향한 빛나는 얼굴, 떨어져 있으면 그리워지는 너.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는 알고 있니? 그건 사랑을 전하는 편지였어요. --- pp. 5~6 토끼와 다람쥐는 이미 풀밭에 와 있었어요. 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으느라 바쁘고, 토끼는 한가롭게 낮잠을 자고 있네요. 고슴도치는 늘 자기가 1등으로 도착하는 걸 좋아했어요. 하지만 오늘은 꼴찌라도 기분이 좋았어요. 사랑한다는 편지를 받았잖아요. --- p. 9 ‘고슴도치가 오늘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토끼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다른 때라면 토끼는 고슴도치를 안으려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은 고슴도치를 꼭 끌어안아 줬어요. 뾰족뾰족 고슴도치 가시가 살랑살랑 부드러워진 것 같았어요. 토끼가 신나게 깡충깡충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풀밭에 떨어져 있는 편지를 보았어요. --- pp. 11~12 깔끔한 걸 좋아하는 다람쥐는 주변이 어질러질까 봐 늘 불안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마음이 편안했어요. 사랑한다는 편지를 받았잖아요. --- p. 21 다음 날 아침, 눈이 왔지만 고슴도치, 토끼, 다람쥐는 따뜻하게 꽁꽁 싸매고 풀밭으로 갔어요. 다람쥐는 생각했어요. ‘내가 안 가면 토끼가 얼마나 서운할까.’ 토끼는 생각했어요. ‘내가 안 가면 고슴도치가 얼마나 실망할까.’ ‘내가 안 가면 누가 편지를 보냈는지 알 수 없잖아.’ 고슴도치가 생각했어요. --- pp. 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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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슴도치는 길을 가다가 사랑의 편지 한 통을 발견합니다. 그 편지에 쓰인 사랑의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고슴도치의 마음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편지는 이상한 우연을 타고 고슴도치 친구들인 토끼, 다람쥐에게도 차례로 전해집니다. 편지를 받은 동물들은 하나같이 편지에 쓰인 사랑의 말들에 마음이 녹아 버립니다. 친한 친구였던 그들은 사랑의 편지 덕에 조금은 수줍어지고, 더욱 다정해집니다. 그러다 이 편지의 진짜 주인공이 밝혀지는데…….
(이 편지를 보낸 게 누구인지 수수께끼에 대한 힌트가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로 가기 전 눈 쌓인 길을 걸어가는 누군가와 속표지에 나오는 타자기, 달에 그린 그림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편지를 보낸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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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길 대학교 신경 과학자 마이클 미니 교수는 사랑받고 자란 새끼 쥐들은 다른 쥐들을 다정하게 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랑을 지키는 법』 『다정함의 과학』을 쓴 켈리 하딩은 “어린아이에게는 자신을 믿어 주고 이해해 주며 존중해 주는 안정적이고 다정한 어른이 한 명만 있어도 세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1978년 로버트 네렘 박사 연구 팀은 사랑받은 토끼들이 사랑받지 못한 토끼들보다 훨씬 건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미국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일런트는 1966년부터 42년 동안 사랑받고 자란 어린이들과 그렇지 못한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어떻게 사는지 조사하여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결혼 생활이 불행하거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결과를 알아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교수였던 조지 베일런트는 책 『행복의 조건』에서 “행복은 사랑을 통해서만 온다. 더 이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많은 행복과 사랑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을 그림책 『사랑한다는 말』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삽화로 읽기 쉽게 전하고 있다. 삽화를 그린 루시 루스 커민스는 개인 작업을 하는 화가이자 뉴욕 출판 기업 사이먼&슈스터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커민스는 색연필과 수채 물감으로 편안한 파스텔 색조의 삽화를 즐겨 만들어 내는데, 『사랑한다는 말』에 나오는 숲속 공간이 바로 그렇다. “아이다운 유머가 반짝인다”(YA 북스 센트럴)라는 평을 받았던 이 책은 이야기와 삽화에서 시종일관 소소한 웃음거리들을 잔뜩 숨겨 두었다. 입을 떡 벌리는 다람쥐와 하얀 털을 발갛게 물드는 토끼 등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한 대사와 표정은 이미 미국 독자들에게 높은 별점을 이끌어 냈다. 해외 리뷰 “마음을 끄는 일러스트와 친절한 행동이 어떤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를 보여 주는 메시지. 사랑에 대한 감미로운 송가.” 〈커커스 리뷰〉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사랑의 힘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았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랑과 긍정적인 감정이 지닌 힘을 그린 아니카 알다무이 데니즈의 스토리가 루시 루스 커민스의 따뜻하고 꿈꾸는 듯한 분위기의 그림과 조화를 이룬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캐릭터들이 단순하고 사랑스럽다는 점이 마음을 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동물들이 우정을 아름답게 구현해 보인다. 복잡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야 하는 어린이들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들이 풍부하다.” 〈YA 북스 센트럴〉 “누군가를 위해 쓴 편지는 힘이 셌습니다. 이메일도, 청탁서도, 표창장도 우리 마음을 이렇게 건드릴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 마법 같은 힘은 누군가 우리 안의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어 우리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우리를 명예롭게 하고 지위를 부여하는 데서 나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장점을 알아봐 주면그만큼 더 장점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이르는 길을 인도하는 편지를 따라가다 보면 가장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작은 존재에 이르게 됩니다.” -샌디 브렐 (‘굿리즈’ 리뷰어) “누군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을 때 당신이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를 그린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구식 타자기로 타이핑한 편지와 구아슈 물감, 색연필, 잉크로 그려졌습니다. 밸런타인데이 때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읽기 좋은 책” -쉐이어 밀러 어린이 책 전문 블로그 '밀러의 메모' 옮기고 나서 누군가 날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밝아지고, 힘을 내고, 좀 더 좋은 사람,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사랑한다는 말』 속 동물들은 러브 레터를 받자마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다정해지기 시작합니다. 늘 보던 가족과 친구들이 내게 러브 레터를 보내는 특별한 존재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사랑의 말은 동물도, 아이도, 어른도 춤추게 합니다. 그동안 거리 두기를 하느라 사랑의 이 강력한 전염성을 잊고 살았나 봐요. 이 책이 누군가의 책장에 다정한 러브 레터가 되어 꽂히면 좋겠습니다. - 2022년 5월 남은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