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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010 하늘을 나는 집 014 돌아오다 017 작업실을 구하다 019 간판 달기 020 3월 사쿠라 026 4월의 축제 ① 028 4월의 축제 ② 032 움직일 수 있는 나무 044 공터 046 창문 048 익숙해진다는 것 050 핫둘핫둘 반짝반짝 053 버찌가 말했다 054 버찌가 말해준다 058 지지 않고 060 확실한 무화과 062 반짝반짝 초록 불 064 어디서든 바다가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066 짙어진다 068 날씨 이야기 070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072 밤의 태풍이 지나가는 바닷가 073 아침의 태풍이 지나간 바닷가 074 ‘전국’으로 시작하는 일기 예보 [여행하는 마음] 080 여행의 성향 086 드륵 드륵 088 여행의 순간 ① 090 여행의 순간 ② 091 여행의 순간 ③ 092 거꾸로 걷는 바다 094 유채꽃 096 바람받이 골목 098 쓸쓸과 다정 102 ㅓ┘ 103 유해한 나와 무독한 깅이, 돌, 풀 105 노란 얼음 108 담팔수 110 퇴근길의 코끼리 112 도심으로 가는 길 114 고양이 오거리 116 미용실 118 바닷가로 가는 길 120 우듬지 121 뷰티아야자나무 126 긴 호기심, 짧은 호기심 130 작업실 창밖 132 작업실, 겨울 창밖 134 작업실, 창 안 136 금귤나무 138 네모난 달 140 통화 142 아빠의 옷장 144 할머니의 귤밭 147 둥실둥실 149 좋고 아름다운 것 152 엄마의 문자 메시지 ① 153 말하는 갈비 154 화분 158 윤슬 163 머무른다는 것 164 공항 ① 166 나의 일을 나에게 [지금, 여기] 170 공항 ② 172 마중 173 배웅 174 여기 176 도시의 틈 178 전진하는 초록 180 여름이 되었던 날 182 큰비가 오기 전에 ① 184 태풍이 지나간 산 188 가을의 기념품 190 곧 시들거나 떨어질 텐데 194 가을이 되었던 날 196 오로로 ① 197 오로로 ② 198 겨울이 되고 싶지 않은 것들 199 색, 모양 200 큰비가 오기 전에 ② 202 아이쿠 아이쿠 204 첫눈 206 대봉감 다섯 개 208 움직일 수 없는 나무 210 머리 자른 날 211 한파 212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보다 214 조그만 의자 218 목련 220 요즘의 큰 즐거움 221 요즘의 취미 222 어린이를 그리기 226 우이선 229 어디서든 강이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230 도시의 바다 232 한강 233 유리 234 드로잉 235 엄마의 문자 메시지 ② 236 사랑 238 시간은 어디 살고 있을까 242 왼발 행복 오른발 괴로움 [창 안에서] 248 창가에서 본 것 250 수수수 251 심심한 것을 골랐다 252 올리브영 세일 254 당일 버스 여행 264 봄의 스팟 268 모르는 곳 [섬으로부터] 272 질문의 책 274 밤 비행기에서 본 것 276 완? 278 겨울바람 280 다시 281 260번 버스 284 섬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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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종이를 꺼내 과수원으로 향하면서 보았던 겨울의 깜깜한 새벽 공기를 먹으로 그렸다. 깜깜함 위에 바닷가 집들의 불빛을 주묵으로 점점이 켜낼 때, 하나둘씩 빛을 내뿜으며 귤의 얼굴처럼 밝아오던 마음을 기억한다.
--- p.15 「돌아오다」 중에서 그렇게 ‘나’는 짓궂은 친구가 내 등 뒤에 붙여놓은 쪽지처럼 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서로의 등을 보고 이야기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중략) 우리는 더 다정하고 더 쓸쓸해질 수 있을까, 둥글게 모여 앉아, 그래,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밤이었다. --- p.101 「쓸쓸과 다정」 중에서 늦은 밤, 길을 걷다가 금귤나무를 보았다. 모두가 더워 좀처럼 가만히 들여다보던 이가 없던 한여름에 굵은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꽃을 피웠던 나무가 어느덧 열매를 맺고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깜깜한 한밤중에도 늦겨울에도 조금씩, 천천히 제철로 가고 있었다. --- p.137 「금귤나무」 중에서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곳의 모두가 알게 된다. 나의 일상도 모두의 일상처럼 평범하면서도 특별하다는 것을. 기록에는 그것을 알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 p.161 「여행하는 마음」 중에서 사람도, 높다란 건물도 아직은 오르지 못하는 곳을 그러거나 말거나 오르는 너의 천진함을, 넘어서는 너의 담대함을 좋아해. --- p.179 「전진하는 초록」 중에서 미움을 가진 커다란 것보다 사랑을 품은 작은 것이 되고 싶어. 그러면 너처럼 죽음 같은 추위도, 어떤 것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커다란 온기보다 잠깐의 차가움과 미움을 믿어 버리는 나는 작고 작은 네 앞에서 더 작아지고 말았던 거야. --- p.211 「한파」 중에서 궁금한 게 생기면 질문을 해야지. 길 끄트머리에서 조금 더 걸어가 무언가를 처음 만나봐야지, 그러다 무서움이 밀려오면 무서워해야지, 그리고 다시 걸어야지, 별일 없는 편지를 써야지. 슬프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 안에서 실컷 울어야지, 그러다가 이불 밖으로 슬쩍, 얼굴을 내밀어 퉁퉁 부은 눈과 가벼워진 마음으로 일어나 세상과 화해해야지, 그리고 꼭 안아야지. --- p.224 「어린이를 그리기」 중에서 반짝이는 바다, 겨울에도 초록으로 반짝이는 나뭇잎, 나무에 매달려 노랗게 반짝이는 귤이 ‘너는 지금 남쪽의 섬에 있어.’라고 내게 말해준다. --- p.285 「섬에 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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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육지를 오가며 기록한
다정한 마음의 여정 태어나고 자란 제주를 배경으로 지은 그림책 『귤 사람』, 『고사리 가방』 등으로 자신이 머물러 있는 풍경을 구체적이고도 섬세하게 풀어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성라 작가의 그림에세이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가 출간되었다. 섬과 육지를 오가며 마음이 양면으로 만나 포개어지는 생활 속 순간들을 그림과 에세이로 담아냈다. 작고 고요한 얼굴로 우리 곁을 이루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를 건네며, 자신의 시절을 건너가고 있는 작가는 이번 그림에세이를 통해 육지와 섬을 오고 가는 생활에서 발견하게 된 깨달음을 그림과 에세이로 촘촘하게 기록했다. 일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생기 있고 천진한 상상력의 그림과 일상의 체험을 반추하여 써 내려간 에세이는 오롯이 ‘내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굴레 속에서 쓸쓸함과 귀여움이 교차하는 자리에 우두커니 남겨져 오롯이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방법에 대해 골몰한다. 출발이 있기에 도착이 있고, 떠남이 있기에 머무를 수도 있는 양면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자신을 다독였던 순간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거기 먼저 도착해 그들을 기다렸으면” 1부 제주를 시작으로, 5부 섬으로부터까지, 여행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살다가도 이곳이 ‘남쪽 섬’임을 잊으며 살아가는 작가의 여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번 그림에세이는 ‘제주’와 ‘신도시’를 오가며 보내는 생활의 면모도 엿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장소로 두고 양면의 마음을 지니는 우리 모두를 초대한다. 서로에게 다정한 말들을 나누는 모임에서, 담벼락을 오르며 무성히 자라는 풀을 응원하는 자리에서, 제철 과일을 만나며 계절을 실감하는 거리에서, 엄마의 문자 메시지 속에서 작가는 삶의 장면에 함유된 다채로운 감정을 동시에 읽어내며 마음을 어루만진다. 또한, 이번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창문’이다. 작가는 섬과 육지를 오가며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창문을 읽어준다. 비행기와 작업실의 창문이나 건물에 가려진 작은 건물의 창문 등을 등장시키며 창 안에 있는 나와 창밖에 있는 풍경을 나란히 겹쳐본다. 창문은 작가가 간직하고 있는 투명하고 맑은 시선이자, 무언가를 구분하거나 나누는 방식이 아닌, 건너편을 마주 보는 방식으로 다시 그려진다. 작가는 정직하게 찾아오는 계절을 보다 가깝게 만나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그림으로 담아낸다. 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장면을 켜켜이 기록하며 쓴 밀도 높은 에세이는 작가 자신이 체험한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리하여 금세 웃음을 짓다가도 돌아서면 이내 쓸쓸해지는 마음의 갈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망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더 어울리는 곳을 찾아왔다고 생각하자 말하는 작가의 따뜻한 메시지는 마음 둘 곳 없이 시간에 휩쓸려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우리의 어떤 시간에게 보내는 위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