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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과 함께 걷는 음악 산책
국내 최초 "감귤 과수원 무농약 인증" 가수 루시드폴 첫 에세이. 정규 8집 앨범도 수록했으니 읽으면서 듣는 에세이뮤직이라고 해도 좋겠다. 노래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이 남아 있다는 그의 말처럼, 노래하는 농부로 살아가는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노래과 글 속에 담겨 있다.
2017.11.07.
에세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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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노래 제목입니다.)
#안녕, 땅으로 내려온 날개 #그 가을 숲속 손을 잡는다는 것 선물 # 銀河鐵道의 밤 # ¿볼레로를 출까요? 농부의 취향 지난여름 그리고 겨울 # 한없이 걷고 싶어라 재료라는 것은 대구와 피조개 # 바다처럼 그렇게 죽이고 싶지 않다 # 부활절 꽃이 온다 6월이 오면 우리는 해거리를 한다 6분의 1 노래하는 집을 짓다 # 폭풍의 언덕 나의 산책 # 밤의 오스티나토 |
Lucid Fall,본명 : 조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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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참 좋은 말, 생각, 멜로디
도서3팀 김현기(hkkim@yes24.com)
2018.11.20.
홀연히 도시를 떠나 귤 농부로 변신한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 7집 앨범 발매 때는 손수 기른 귤과 앨범 그리고 동화책을 묶어 홈쇼핑 완판 신화를 일궈냈는데, 8집 앨범 발매에 맞춰서는 『모든 삶은, 작고 크다』를 펴내며, 다시 에세이 작가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가수 활동 중에도 학업을 병행하며 스위스화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던 그. 다재다능함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부러운 그의 능력은 바로 감수성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위대한 신비를 길어 올리고 노래하는 그의 감수성. 제주의 꽃과 바람, 맑은 하늘, 나무와 새, 친구들과 함께 지었던 오두막, 손 꼭 잡고 같은 길을 걸어온 아내, 함께 사는 강아지... 그 속에서 작가는 삶과 죽음, 참으로 고마웠던 순간들과 희망, 슬픔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지난 1년 동안 루시드폴 8집 앨범에 푹 빠져 지냈다. 옛날 “테이프” 세대들만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겠지만, 정말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다. 앨범이 나온 지 몇 달 만에 책장에서 꺼내 읽은 『모든 삶은, 작고 크다』. 작가 루시드폴의 글은 화려한 곡조를 뽐내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울림을 주는 그의 노래와 무척 닮았다. "노래를 듣는다는 건,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함께 산책을 떠나는 일이다. ...(중략)...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목소리로 가이드를 하는 것. 그것이 나의 노래다. 가이드가 해줄 수 있는 얘기란 때로는 사소한 것이다. 인간이 언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많은 창작물 중에서 노래란 참 작고 흔하다. ...(중략)... 그 작은 것. 하지만 나는 그 작은 노래가 좋고, 노래를 만드는 일은 나에게 준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산다. ...(중략)... 그리고 새삼 또 생각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의 길만 있을 수 없듯,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모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하나의 노래도 모두에게 다른 노래로 남게 된다는 것을." 언제 들어도 참 좋은 말, 참 좋은 생각, 참 좋은 멜로디이다. 그래서 오늘도 작고 흔한 그의 노래에 귀 기울이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산책길에 발맞추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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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밭의 주인이 되었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소원을 빌었다.
‘이 작은 곳에서만큼은 어느 누구도 이유 없이 죽지 않게 해달라.’ --- p.135 어떤 죽음도 무게는 똑같다. 그 무게의 이름은 이별이다. 작년에 내가 맞이한 그 죽음들. 땅 위로 내려온 그 많은 날개를 묻어주었던 기억. 나는 그 모든 이별을 하나하나 잊지 않고 있다. 이제 또 봄이 왔고, 올해에는 또 얼마나 많은 새를 만나게 될까.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들이 그렇게 땅으로 혹은 내 손 위로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 p.25 그렇게 나무도 흙 이불을 나눠 덮고 서로를 어루만지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배가 고픈 친구에게는 흙 이불 아래로 먹을 것도 나누고 간지럼도 태우고 서로를 쓰다듬으며, 우리의 언어로는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 p.48 인간이 언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많은 창작물 중에서 노래란 참 작고 흔하다. 웅장한 연설이나 촘촘한 논문이나 화려한 색채의 문학에 비한다면, 나 같은 산책 가이드가 더듬더듬 읊어주는 노래는, 정말 작다. --- p.236 앨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내게 무엇이 쌓여 있는가를 돌이키는 일이다. 음악의 스타일이든, 실험하고 싶은 것이든, 멜로디든, 편곡의 아이디어든, 가사의 주제든, 제목이든, 마음과 기록 속에 쌓아둔 것들은 모조리 다 꺼내놓는다. 그리고 그것을 움켜쥐고, 작업을 시작한다. (…) 나무가 꽃을 틔우는 일과 같다. 나는 그 시간 동안은 다른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오로지 곡만 만든다. 갈 수 있는 한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노래를 써낼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잠겨’만 있을 수는 없기에, 최대한 한 호흡에 짧고 깊게 몰아붙인다. 스킨다이버나 해녀처럼, 온 숨을 모았다가 한 번에 깊이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매년 앨범을 내거나 매달 곡을 만들어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이다. --- p.172 이 세상에 단 하나의 길만 있을 수 없듯,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모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하나의 노래도 모두에게 다른 노래로 남게 된다는 것을. --- p.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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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읽는 새로운 형태의 책
루시드폴의 첫 번째 에세이이자 2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8집 앨범!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와 안테나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에세이와 정규 음반을 결합시킨 ‘에세이 뮤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루시드폴의 8집 앨범 『모든 삶은, 작고 크다』를 출간했다. 지난 앨범이 세월호 아이들을 추모하고 그 사건으로 생존자에게 깊이 새겨진 상실과 죽음의 상처를 위무했다면, 2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8집이자 루시드폴의 첫 에세이인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나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탄, 그리고 놀랍도록 찬란한, 모든 ‘작은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규 8집 CD에는 이상순과 이진아가 참여한 타이틀곡 ‘안녕’을 비롯해 그가 자신의 손으로 설계하고 지은 오두막에서 직접 녹음하고 믹싱한 아홉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보사노바, 재즈, 포크 등 기존 루시드폴의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한 감성이 부각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엄선했다. 여기에는 음원으로 발매하지 않는, 오로지 책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곡 「밤의 오스티나토」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소장가치가 높다. 8집 앨범의 녹음실이기도 한 과수원 오두막의 창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고스란히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악곡이다. 시간의 흐름이 촘촘히 박힌 수고로움의 결과물 천천히 듣고 읽고 음미하는 음악과 독서의 경험을 선사한다 책과 함께 들어 있는 정규 앨범 안의 곡들은 에세이와 공명한다. 단순히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읽고 보고 느끼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는 구성이다. 단지 음원을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호흡으로 글과 함께 곡을 ‘읽을’ 수 있다. 루시드폴은 이번 뮤직에세이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글과 사진 음악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디테일한 아날로그 작업 방식을 택했다. 우선, 에세이를 쓸 때는 전체 원고를 원고지에 직접 손으로 쓴 다음 교정지를 확인하며 여러 번에 걸쳐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컴퓨터 자판이 아닌 종이와 연필로 집필하는 방식은 불편했지만 천천히 생각을 모으고 느리게 호흡하며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 가사도 그렇게 한 글자씩 손으로 적어냈다. 루시드폴이 직접 지은 오두막에서의 녹음에 이르기까지, 순간마다 주변의 풍광을 포착한 것은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였다. 필름 인화의 과정도 조금은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 작업만큼은 시간의 흐름이 촘촘히 박힌 수고로움의 결과물이길 바랐다. 흙을 직접 일구고 기다리며 보듬어야 하는 농사처럼,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루시드폴의 세계관을 작업 과정부터 반영하고자 했다. 그의 소담한 글과 음악은 언제나 우리 마음을 위로해왔지만, 이번에는 더욱 섬세한 시선의 결로 우리를 둘러싼 작은 생물과 자연을 관찰한다. 그렇게 ‘작은’ 일상의 단상들은 루시드폴의 글과 노래로 ‘큰’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육필로 쓰인 원고와 가사, 루시드폴의 시선을 담은 필름 카메라 사진과 오두막에서 탄생한 음악이 조화롭게 담긴 이번 에세이뮤직은 아날로그의 정수이다. 유행을 따라 재빨리 소비되는 음악, 활자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시대에 루시드폴은 천천히 읽고 듣고 음미하는 콘텐츠를 제시한다. 모든 삶은, 소소하나 찬란하다! 일상의 순간 속에서 마주친 작고 큰 삶, 그 경이로운 치유와 위로의 이야기 루시드폴은 아름다운 가사를 쓰는 가수로 알려졌지만,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2007년 스위스 화학회 고분자과학부문 최우수 논문 발표상을 받은 화학자이며 제주에서 감귤 나무를 돌보는 농부이기도 하다. 언뜻 그의 직업들은 각기 전혀 다른 분야로 보여 그를 괴짜처럼 여겨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모두는 생명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가사에 녹아 있듯 하나하나의 작은 삶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그는 분투한다. 인간의 속력으로 무참하게 로드킬 당하는 새들, 더 많이 수확하기 위해 뿌려진 작물 보호제에 희생당하는 작은 벌레들, 인간의 욕심으로 간단히 짓밟히고 베어지는 풀과 나무들…. 그는 특기인 화학 공식을 이용해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 비료를 직접 만들고, 누구도 관심 기울이지 않는 작은 삶들을 지키기 위해 노래 가사를 쓴다. 대중매체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에 그저 음유 시인으로 알려진 그는 『모든 삶은, 작고 크다』를 통해 작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에 담긴 것은 벌레와 새, 나무, 그리고 인간의 곁에서 살고 죽는 자연의 이야기이지만 하나하나가 다 제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경이로운 생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단순히 스쳐 지나갈 때에는 그 용태가 보잘것없고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부터 그 모든 삶은 크고 깊은 의미를 얻는다. 도시 남자였던 그가 제주에 자리를 잡고 농사를 배워가는 동안 마주친, 작지만 큰 삶들, 자연과 인간의 어울림, 그 안에서 찾은 기적 같은 치유와 휴식에 대한 메시지는 단순히 보고, 듣고,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변의 모든 작은 것들에 대한 시야를 환기할 귀중한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