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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
2. 공동묘지에 천막을 치다 3. 여자아이의 얼굴 4.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 5. 도둑을 잡다 6. 누구의 묘일까? 7. 동수의 누나 8. 댓돌이 된 비석 9. 순호의 죽음 10. 비밀 11. 사쿠라의 부탁 12. 휴전 13. 아미동의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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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역사 속 아이들의 보금자리, 아미동
아미동 공동묘지 천막촌에서 나는 또래 아이 동수를 만났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지내는 동수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열한 살이었다. 커다란 덩치에 맞지 않게 누런 콧물을 달고, 제 키가 더 크니 친구를 하겠다는 동수가 나는 탐탁지 않았다. 동수와 함께 수도집에 물을 길러 갔을 때, 한 여자아이를 보았다. 짧은 단발머리에 하얀 얼굴, 한쪽 뺨에 불에 덴 흉터가 있는 아이. 여자아이는 한동안 나를 빤히 바라봤다. 순식이 형은 그 아이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형은 기억해냈다. 육년 전, 1945년 아버지가 일본 순사에게 끌려갔을 때 일본 순사 집에서 보았던 아이. 그렇다면 그 아이도 일본 사람인 걸까? 다짜고짜 일본 사람이냐 묻는 내 말에, 여자아이 눈에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작가는 아픈 역사를 지닌 마을 아미동, 그 역사 한가운데 살았던 아이들에 주목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전쟁이 아니었더라면 학교에 다녔을 순동이와 동수는 학교에 가는 대신 집안일을 도우거나 일자리를 구합니다. 여자아이가 일본 사람이라면 친하게 지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합니다. 일본인이 사무치게 원망스러우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본인의 묘지 위에서 살고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어른들을 따라 아미동 산자락에 올랐던, 바로 그 아이들의 모습이겠지요. 아미동의 비석은 댓돌이, 벽돌이, 계단이 되었다 전쟁은 어느 날 새벽 거짓말처럼 시작되었고, 예고 없이 막을 내렸다. 동수는 고향에 가면 엄마, 아빠가 계실 거라며 아미동을 떠날 채비를 했다. 여자아이는 일본으로 떠났다. 우리 집 댓돌이 된 할아버지의 비석을, 언젠가는 알아볼 수 있도록 바르게 놓아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우리 가족은 아미동에 남았고, 지금도 나는 아미동에 살고 있다. 실제로 부산 아미동 공동묘지에 머물던 피난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일부는 아미동에 남기도 했습니다. 그 뒤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와 묘지 위 집은 더 늘어났습니다. 현재까지도 아미동은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지요. 아미동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쉽게 비석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땅 밑에 죽은 사람이 누워 있는 비석 마을 아미동. 일본의 야욕이 부른 비극은, 오늘날까지 풀지 못한 과제가 되어 아미동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