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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생존에서 저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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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어머니는 끊임없이 증식한다

1부 가족이라는 정치

1장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내셔널리즘
2장 가족은 재생하는가: 가해·피해의 종말
3장 DV 지원과 학대 지원 사이
4장 ‘DV를 목격한 자녀’가 낳은 것
5장 ‘DV’라는 정치 문제
6장 가족의 구조 개혁

2부 가족의 저항

1장 피해자의 불행 비교를 어떻게 막을까
2장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이 지니는 의미
3장 가해자에 대한 접근이야말로 피해자 지원이다
4장 회복탄력성에서 저항으로
5장 마음의 요새를 재구축한다

후기 지식은 연결을 낳는다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노부타 사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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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ko Nobuta,のぶた さよこ,信田 さよ子

1946년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났다. 임상심리사이며 하라주쿠 상담소 소장이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고마기노 병원에서 일했고, 기벽문제임상연구소 부속 하라주쿠 상담 실장을 거쳐 1995년 하라주쿠 상담소를 세웠다. 알코올 의존증, 섭식장애, 가정폭력, 어린이 학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상대로 상담을 하고 있다. 저서에는『일란성 모녀의 관계一卵性母娘な?係』,『애정이라는 이름의 지배愛情という名の支配』,『키덜트 이야기アダルト?チルドレンという物語』,『가정폭력과 학대DVと虐待』,『너무 사랑한 가족이 붕괴될 때愛しすぎる家族が?れるとき』,『가족수용
1946년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났다. 임상심리사이며 하라주쿠 상담소 소장이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고마기노 병원에서 일했고, 기벽문제임상연구소 부속 하라주쿠 상담 실장을 거쳐 1995년 하라주쿠 상담소를 세웠다. 알코올 의존증, 섭식장애, 가정폭력, 어린이 학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상대로 상담을 하고 있다. 저서에는『일란성 모녀의 관계一卵性母娘な?係』,『애정이라는 이름의 지배愛情という名の支配』,『키덜트 이야기アダルト?チルドレンという物語』,『가정폭력과 학대DVと虐待』,『너무 사랑한 가족이 붕괴될 때愛しすぎる家族が?れるとき』,『가족수용소家族?容所』,『만화 어린이 학대에 출구 있다マンガ、子ども虐待出口あり』(공저) 등이 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여성, 청소년, 인권 분야의 단체 및 기관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도서출판 또하나의문화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책의 세계를 좀 더 본격적으로 경험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가정폭력 문제를 다룬 인문서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와 소설 『의대생 다이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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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92g | 140*210*11mm
ISBN13
9788976826848

책 속으로

2003년 일본공익광고협의회가 제작한 TV 광고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를 ‘꼭 안아 달라’고 권장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꼭 껴안는 데에서 학대까지 이르는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때리고 격렬하게 흔드는 행위에서 보듯이 학대는 때때로 꼭 껴안는 육아 행위의 연장으로 일어난다.
--- p.45

“선생님, 드디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마치 오랫동안 짊어지고 있었던 짐에서 해방된 듯 시원하고 명랑한 목소리였다. 멋스럽게 기모노를 차려입고 왔던 그 여성은 확연히 젊어 보였고 말을 더듬는 오랜 습관도 많이 나아져 있었다. (…)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이런 말도 상담에서는 허락된다. 그리고 우리 상담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상담을 시작하며 정해진 이론부터 들이대지 않는 태도이다.
--- p.106

자신이 이렇게 참고 있는데 왜 그 사람만 허락되는가 하는 불평등한 느낌이 타자를 끌어내리고 때리기로 향하게 만든다. ‘자숙’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강제는 마치 상호감시 사회의 축약판을 보는 느낌이다.
--- p.144

성학대 가해자인 아버지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신경증과 똑같은 구조가 아닌가. 국가가 명령하여 중국 농민들을 죽이게 하는 전쟁의 비인간성에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고, 평소와 다른 상태를 보여 병원으로 보내진 그들의 존재도 부인한다. 그들을 용인하면 일본군을 둘러싼 신화(황군 병사는 두려움이 없으며 죽음을 무릅쓰고 끝까지 싸우는 군인들이다)가 붕괴해 버린다. 성학대 피해자를 용인하면 가족 이데올로기(유대감·애정·특히 가장인 아버지의 옳음)는 붕괴한다.

--- pp.192~193

출판사 리뷰

친밀함과 폭력의 흐릿한 경계,
국가와 힘의 논리로 만든 “화목한 가족” 이야기


친밀함과 폭력의 경계는 흐릿하다. 사랑의 손길은 너무나도 쉽게 약자에 대한 신체적 폭력으로 전환된다. 팬데믹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국가는 개인에게 외부 활동을 자제하길 권고하고, 통제로 인한 스트레스는 온전히 여성과 어린이 같은 약자에게로 향한다. 국가가 보호하는 ‘가정’이라는 테두리는 한순간에 무법지대로 변한다.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생존에서 저항으로』는 “화목한 가족”의 이름으로 지워진 고통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정폭력의 원인과 결과를 냉정하게 직시한다. 언론은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학대를 보도하지만, 아내가 남편에게 당했던 폭력에 대해서는 외면한다. 국가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참전 군인을 적극적으로 돕지만, 참전 군인의 트라우마로 인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다른 구성원은 외면한다. 남성들은 ‘강한 남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어머니에게 당한 폭력을 무시한다. 제대로 지원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자신의 불행과 비교하여 남의 불행을 비하하는 행위에 탐닉한다. 이 책은 트라우마가 낳은 복잡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폭력의 연쇄를 끊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인 노부타 사요코는 40년 넘게 임상심리사로 일하며 알코올의존증, 섭식장애, 가정폭력 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 그리고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에 이르는 다양한 이들과 상담을 해왔다. 그는 가족문제에 대한 언어 및 대응이 한계에 직면했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저자의 논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 완전히 별개로 다루어지는 현실로부터 시작해, 여러 문제가 혼재한 가정폭력의 양상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역사적, 구조적 배경 속에서 피해자들이 어떻게 부정당했는지를 분석하며, 국가의 폭력과 가족의 폭력이 구조적으로 유사한 형태임을 증명한다.

말할 수 없어서 존재하지 않았던 “진짜 가족”
외면했던 진실들이 돌아온다


가족은 애정으로 묶인 공동체로 인식되었기에 공권력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가족관계는 비대칭적인 권력관계이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가해와 피해의 구도를 띤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신화를 등에 업은 부모의 절대적 권력 아래 가족은 무법지대가 된다. 가족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신체 접촉은 애정과 폭력의 경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가령 성학대의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에 갑자기 되살아나 트라우마로 나타난다. 피해자들은 기억을 떠올리자마자 한 인간으로서 자아를 통합시키는 생존의 과정을 시작한다. 일반적인 인식에서 부모가 자식을 성폭행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온갖 끔찍한 폭력이 일어난다. 이 괴리가 피해자들의 자아를 분리시키고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때문에 상담자들은 가족의 형태를 풍부하고 유연하게 인식해야 한다. 지배적 가족관에 의지하면 피해자들에게 벌어진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한 내담자는 저자에게 기뻐하며 말한다. “선생님, 드디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일반적인 상식과 동떨어진 내담자의 말에 상담자는 동요하지 않는다.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에게 정해진 이론을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상담자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대면하며 언어를 획득하도록 돕는다. 피해자들에게는 외부 시선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또한 애정, 동정, 다정함, 따뜻함 등을 말하는 심리학에서 지배, 힘, 피해, 가해, 전략, 협상 등을 말하는 정치학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가족의 구조 개혁’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실천을 통해 관계를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비단 상담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가족관에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피해 이후의 삶,
고발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다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부 내담자들에게 하향 비교, 즉 불행을 비교하는 태도가 나타났다. 이로 인해 내담자들은 상태가 나아진 듯 보이기도 했다. ‘저렇게 힘든 사람들도 있는데 내 불행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식의 하향 비교는 자신의 존재 기반이 위태로울 때 나타나며 피해자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는 “너보다 내가 더 불행하니 닥쳐라”라는 공격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피해자들이 지닌 면책성이 거대한 승인 욕구로 바뀔 때, 피해자임을 과시하며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피해자 권력’으로 나아간다. 저자는 이러한 피해자의 하향 비교, 불행 비교를 어떻게 막아야 하며, 피해자로서의 당사자성 획득과 피해자의 권력화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를 논한다.

가해와 피해의 이항대립은 ‘가해자는 악’으로, ‘피해자는 절대적 선’으로 단순화시키는 폐해를 낳는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순진무구하고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매일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저항’을 수행하는 주체이다. 자신을 DV(Domestic Violence; 일본에서 DV는 여성이 친밀한 관계인 남편이나 애인에게 당하는 폭력을 지칭한다) 피해자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저항이며, 남들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역시 가해자의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에 부착한 저항이다. DV에서 회복이란 피해자라는 자기 정의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DV와 학대 피해자가 회복에 이르기까지 가족을 둘러싼 지배적 논리에 저항하려면 마음의 요새가 필요하다. 또한 ‘정의로움’이라는 힘에 현혹되어 스스로 ‘피해자 권력’을 휘두를 위험성을 자각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DV는 단순한 정의의 문제만이 아니라, 가부장적 권력이라는 구조 자체에 뿌리내린 폭력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친밀한 관계에서 여성들이 겪고 있는 폭력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방식 역시 위험 요인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아동을 다시 원래의 가족으로 돌려보내는 등 여전히 ‘부모의 사랑과 보호’라는 신화에 매몰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사회적으로 여성과 아동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가정폭력 문제에서 개별적인 사건이나 특정 이슈만 부각된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일본 사회를 바라보며 저자가 내놓은 성실한 문제 제기와 오랜 경험에 바탕을 둔 주장은 한국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여 새로운 논의의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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