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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_입산入山 구름 한 송이 글로 쓰는 것 기러기 저 참새 쭈꾸미 착한 딸 말 거미 눈물 돌 하늘 오늘 아침은 오목눈이 고향 산길 굼벵이 꽃고무신 경비 하늘소 할머니 산 1 아쩌씨 겨울 우리 집 뒤안 아버지 개구리 건널목 겨울 3 엄마 1 두 잔 하나님 이상하다 불을 켜면 별 돌과 바위 하늘에 있는 별 세상 산에 가서 약수 진아 가을 꿈도 꾸지 마라 _출산出山 해 2 _시인의 산문 산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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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버스 속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아주머니를 보고 나는 나도 모르게 하느님같이 속으로 자꾸 말했다 착하다 딸아 착하다 딸아 ---「착한 딸」중에서 누가 내 소리를 듣고 말을 걸어올까 나 잠든 체하며 오래 기다렸네 나만 너무 오래 기다렸다 ---「돌」중에서 낮에 먹이 찾으러 모두 가버려 비어 있다가 저녁이면 돌아와 불켜 놓은 집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집인지 모른다 지지지지 마른 덤불 속에 떼 지어 몰려 다니다 몰려 가버리면 산골짝에 남는 적막 밤새도록 잠만 자고 얘기하다가 불켜 놓은 채 잠들어 버린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오막살이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은하 서쪽으로 흘러가던 아주 먼 옛날 오목눈이 할아버지가 집 지어놓고 기다리는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고향인지 모른다 ---「오목눈이 고향」중에서 북한산 도봉사 뜰 앞 바위에 앉아 쉬는데 산새 한 마리 날아와 내 구두에 앉았다가 날아갔다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뿐인데 그 새 다시 날아와 내 무릎 위에 앉았다 날아갔다 한낮 아무도 없는 도봉사 뜰 앞 나는 차라리 한 마리 굼벵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굼벵이」중에서 아버지 묘소에 담배 한 개비 불붙여 얹어놓고 말없이 서 있던 엄마 그때는 내가 어려서 아버지 초가집에 저녁연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아버지」중에서 불을 켜면 쓸쓸하지요 구름 덮이고 날 저무는 저녁에 방에 불 켜두면 더 쓸쓸하지요 올해는 찬비 오고 난 뒤 날 일찍 추워 단풍도 다 졌어요 이런 날 어둠 속에 묻히지 않으려고 불 일찍 켜놓으니 쓸쓸하네요 세상에 남아있는 것이 쓸쓸하네요 ---「불을 켜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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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랬다. 시의 근원은 동심이다. 이문길의 『눈물 많은 동화』는 그 동안 이문길 시인이 발표한 열여섯 권의 시집에서 동시의 자리에 놓음직한 작품들만 골라 묶은 동시집이다. 동시를 묶은 작품집이기는 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시론처럼 “절망, 적막이 없으면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자리에 눈물 겹게 놓여 있는 시이다. 적막하다, 적막하다, 적막해서 슬프고 적막하여 또한 맑다. 가슴 속 가장 여리고 순한 기억이나 이 세상 모든 ‘첫’의 경험 그 어디쯤 가닿아 있어 시큰하고 시리다.
“먼 하늘 아래 구름이 산을 넘고 새가 날고 기러기는 기러기를 데리고 날아가고 참새는 깃이 빗물에 다 젖어 혼자 울고 눈물은 수족관 속에서 고독한 눌고기의 눈 안에 가득 남아 있고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고향집 오막살이로 희미하게 빛나고 절집 앞 시인의 무릎에 문득 앉게 된 산새를 위해 굼벵이가 되고 싶은 순간 젖은 물갈퀴 발로 큰 눈을 닦고 있는 개구리 어떤 벌레가 제일 먼저 우는지, 모두 울 때 나도 같이 울어도 되는지 물어보기 위해” 시인은 산을 오른다. 2부로 나뉘어진 『눈물 많은 동화』는 산에 드는 입산入山(1부)으로 시작, 산에서 빠져 나와 다시 하늘을 바라보는 출산出山(2부)으로 구성된다. 산에 들어 실컷 울고 난 뒤 산에서 빠져 나오며 바라보는 하늘에 겨우 걸려 구름에 가리워진 지쳐 있는 해. 실컷 울지 못 했음이 분명하다. 어른을 입고 오랜 시간 살아온 어린이가 실컷 마음껏 우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어린이 즉 동심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초능력을 빌려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인의 말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을 다 만나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내 생애를 끝마치려고 하는 것처럼 별들도 그런 사정이 있어 함부로 자리를 뜨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깜박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