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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없는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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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_입산入山

구름 한 송이
글로 쓰는 것
기러기
저 참새
쭈꾸미
착한 딸

거미
눈물

하늘
오늘 아침은
오목눈이 고향
산길
굼벵이
꽃고무신
경비
하늘소
할머니
산 1
아쩌씨
겨울
우리 집 뒤안
아버지
개구리
건널목
겨울 3
엄마 1
두 잔
하나님
이상하다
불을 켜면

돌과 바위
하늘에 있는 별 세상
산에 가서
약수
진아
가을
꿈도 꾸지 마라

_출산出山

해 2

_시인의 산문

산데미

저자 소개 1

1939년 대구 출생 1959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1981년 『허생의 살구나무』를 냄 1983년 대구문학상 수상 1998년 《현대문학》 등단 『떠리미』 『날은 저물고』 『헛간』 『보리곡식을 걷을 때의 슬픔』 『복개천』 『초가삼간 오막살이』 등 18권의 시집과 시 선집 『그리운 집이여』, 시·산문집 『석남사 도토리』, 동시 선집 『눈물 많은 동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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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1쪽 | 122g | 125*200*20mm
ISBN13
9791189847425

책 속으로

오늘 나는
버스 속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아주머니를 보고

나는 나도 모르게
하느님같이 속으로
자꾸 말했다

착하다 딸아
착하다 딸아
---「착한 딸」중에서

누가
내 소리를 듣고
말을 걸어올까

나 잠든 체하며
오래
기다렸네

나만 너무 오래
기다렸다
---「돌」중에서

낮에 먹이 찾으러 모두 가버려
비어 있다가
저녁이면 돌아와 불켜 놓은 집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집인지 모른다

지지지지 마른 덤불 속에
떼 지어 몰려 다니다
몰려 가버리면 산골짝에 남는 적막

밤새도록 잠만 자고 얘기하다가
불켜 놓은 채 잠들어 버린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오막살이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은하 서쪽으로 흘러가던 아주 먼 옛날
오목눈이 할아버지가 집 지어놓고 기다리는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고향인지 모른다
---「오목눈이 고향」중에서

북한산
도봉사 뜰 앞
바위에 앉아 쉬는데

산새 한 마리 날아와
내 구두에 앉았다가
날아갔다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뿐인데
그 새 다시 날아와
내 무릎 위에 앉았다 날아갔다

한낮 아무도 없는
도봉사 뜰 앞

나는 차라리
한 마리 굼벵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굼벵이」중에서

아버지 묘소에
담배 한 개비
불붙여 얹어놓고
말없이 서 있던 엄마

그때는 내가 어려서
아버지 초가집에
저녁연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아버지」중에서

불을 켜면
쓸쓸하지요

구름 덮이고 날 저무는 저녁에
방에 불 켜두면
더 쓸쓸하지요

올해는 찬비 오고 난 뒤
날 일찍 추워
단풍도 다 졌어요

이런 날
어둠 속에 묻히지 않으려고
불 일찍 켜놓으니
쓸쓸하네요

세상에 남아있는 것이
쓸쓸하네요

---「불을 켜면」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시 그랬다. 시의 근원은 동심이다. 이문길의 『눈물 많은 동화』는 그 동안 이문길 시인이 발표한 열여섯 권의 시집에서 동시의 자리에 놓음직한 작품들만 골라 묶은 동시집이다. 동시를 묶은 작품집이기는 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시론처럼 “절망, 적막이 없으면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자리에 눈물 겹게 놓여 있는 시이다. 적막하다, 적막하다, 적막해서 슬프고 적막하여 또한 맑다. 가슴 속 가장 여리고 순한 기억이나 이 세상 모든 ‘첫’의 경험 그 어디쯤 가닿아 있어 시큰하고 시리다.

“먼 하늘 아래 구름이 산을 넘고 새가 날고
기러기는 기러기를 데리고 날아가고
참새는 깃이 빗물에 다 젖어 혼자 울고
눈물은 수족관 속에서 고독한 눌고기의 눈 안에 가득 남아 있고
별들은 오목눈이 새들의 고향집 오막살이로 희미하게 빛나고
절집 앞 시인의 무릎에 문득 앉게 된 산새를 위해 굼벵이가 되고 싶은 순간
젖은 물갈퀴 발로 큰 눈을 닦고 있는 개구리
어떤 벌레가 제일 먼저 우는지, 모두 울 때 나도 같이 울어도 되는지 물어보기 위해”
시인은 산을 오른다.

2부로 나뉘어진 『눈물 많은 동화』는 산에 드는 입산入山(1부)으로 시작, 산에서 빠져 나와 다시 하늘을 바라보는 출산出山(2부)으로 구성된다. 산에 들어 실컷 울고 난 뒤 산에서 빠져 나오며 바라보는 하늘에 겨우 걸려 구름에 가리워진 지쳐 있는 해. 실컷 울지 못 했음이 분명하다. 어른을 입고 오랜 시간 살아온 어린이가 실컷 마음껏 우는 일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어린이 즉 동심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초능력을 빌려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인의 말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을
다 만나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내 생애를 끝마치려고 하는 것처럼

별들도 그런 사정이 있어
함부로 자리를 뜨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깜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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