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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소
자유와 의무, 갈림길 앞에 선 여성의 선택과 욕망 | 옮긴이의 말 |
Rachel C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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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가 단순히 잠겨 있던 것을 풀어내고 갇혀 있던 것을 해방하는 행위라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만들어진 규칙에 끊임없이 복종하고 그것에 통달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배당금 같은 거였어요.
--- p.62 나는 무언가에 적응하면 그 즉시 반항을 시작하고, 반항한 후에는 그것에 만족해서 다시 순응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었어요. 의미 없이 빙글빙글 나만의 춤을 추는 셈이지요! --- p.92 변화는 상실이고, 그렇게 보면 부모는 매일 자식을 상실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것은 그만두고 지금 앞에 있는 모습에 집중하자고 생각하게 되지요. --- p.106 나는 토니와의 삶이 위치한 현실의 한복판에서 L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풍요로움의 유혹을 느꼈어요. 하지만 내 안으로 흘러들었던 토니의 언어와 달리, L의 목소리는 그 출발점이 정반대였어요. 어떤 수수께끼나 공허에서 시작되었지요. --- p.189 별채는 우리의 차이점을 모두 만족시키려는 시도 중 하나였어요. 우리 같은 부부는 둘이서 항상 같은 것을 먹고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상황은 자유롭기도 했지만, 그것이 두 사람이 맺은 유대감의 한계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면 슬픔이 밀려들기도 했어요. --- pp.216~217 그러니까 삶은 언제나 나를 비껴갔어요. 삶은 내게 승리에 필요한 만큼의 노력을 요구했으나 실제로 승리를 허락한 적은 없었고, 엄청나다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힘으로 과거의 나를 거부했고 미래의 나 역시 거부할 것 같았어요. --- p.217 재난이 우리를 해방해줄 수 있을까요, 제퍼스? 인간은 끔찍한 공격을 당해 고집스럽게 지켜온 정체성이 산산이 부서진 후에도 살아갈 수 있을까요? --- p.242 삶의 어떤 순간들은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지 않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데, 그때가 바로 그런 순간이었지요. 나는 지금도 그때를 다시 살 수 있어요. --- p.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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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부커상 후보작
★ 2021 총독상 영어소설 부문 후보작 “예술이 우리를 구해줄 수도, 파괴할 수도 있을까? 레이첼 커스크는 인간의 영혼이 가진 힘을 깊이 긍정하는 동시에 인간의 가장 어둡고 사악한 면을 탐구한다.” -2021 부커상 롱리스트 소개글 중에서 예술, 가족 그리고 여성의 운명을 마주하다 ‘윤곽 3부작’에서 타협을 거부하는 여성의 자화상을 보여줬던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가 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로 돌아왔다.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의 영혼을 긍정하면서도 악마를 떠오르게 하는 서사가 담겨 있다. 레이첼 커스크가 줄곧 집중했던 자유와 의무 사이에 선 여성의 욕망과 선택, ‘모녀’라는 운명, 예술과 진실의 관계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인 『두 번째 장소』는 2021년 부커상과 총독상 후보에 올랐다. 여성 작가 M이 화가 L을 별채에 초대했던 그 여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파괴’다. M은 L이 별채로 와서 자신에게 자유를 찾아주며 갈증을 해소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L은 등장부터 M에게 충격을 주고, 그녀의 삶의 조건들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또한 그의 독단적인 성격과 사회적 관습에 대한 무시로 습지의 삶은 파괴된다. 예술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L이 별채에 온 후로 M은 실존적 혼란 속으로 빠져버린다. 『두 번째 장소』는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이다. M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사람의 청자에게 사건을 회고하며 들려주는 모양이다. 덕분에 독자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로서의 사건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 M의 내밀한 마음까지 듣는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통해 여성적 생의 조건과 예술에 대한 “진실에” 닿을 때까지 “그것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까발”리는 대담한 소설이 탄생했다. ■ 습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위한 집 M은 습지에서 남편 토니와 함께 살고 있다. 현실에 발붙이고 사는 토니와는 다르게 M은 예술적이며 삶의 근본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M은 자유를 위해서 싫어하는 일과 사람을 멀리해 남은 것이 별로 없는 여성이다. 그나마 습지에서 예술이라는 관념에 맞추어 사는 사람들과 아주 작은 교류라도 이어나가야 한다고 느낀 M은 별채에 예술가들을 초대한다. 습지의 풍광은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결국에는 해답을 찾을 수 없어 헤매게 되는 난해한 질문 같다. 그래서 습지를 그리려던 사람들은 결국 자기 마음속을 그리고 마는 그런 곳으로 예술가들이 오는 것이다. 어느 날 M은 자신의 별채에 화가 L을 초대한다. L은 15년 전 M을 충격에 빠뜨린 예술가다. 그날 우연히 L의 그림을 본 M은 절대적 자유의 분위기와 동정심을 동시에 느낀다. 특히 L의 풍경화를 바라볼 때 ‘내가 여기 있다’라는 문구가 마음속에서 타올랐는데, 현재 살고 있는 습지가 L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해서 그를 초대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 평생 바라던 ‘자유’를 얻기 위한 초대 레이첼 커스크는 『두 번째 장소』의 두 축이 되는 인물 M과 L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15년 전부터 L의 그림은 절대적인 자유의 분위기와 당당한 남성성을 풍겼고, 그것을 보는 M은 젊은 엄마가 품곤 하는 이뤄지지 못한 갈망을 느낀다. M에게 자유란 만들어진 규칙에 복종하면서 얻을 수 있는 배당금 같은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남편 토니와의 습지 생활을 결심한다. M은 혹독하게 단련된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묶여 있는 자유’ 속에 있다. 반면 L의 자유는 모든 것을 버리고 홀가분해지는 것이다. 그에겐 “시간의 메커니즘 밖에서 사는 삶”이 자유다. L은 어린 시절 죽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후 자신의 생존을 자유로 받아들이고, 그 자유를 갖고 도망 다녔다. L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에 M은 그가 별채로 와준다면 자신의 고독한 자유가 완전히 종결되고 평생 바라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은 것이다. ■ 현대 여성의 삶의 조건을 직시하는 통찰 『두 번째 장소』는 자유에 대한 M과 L의 차이가 성별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짚는다. 매일 더 홀가분해지고 있다는 L에게 M은 그것이 “오직 부양가족이 없는 남자만 즐길 수 있는 감각”이라고 말한다. L은 자유를 누리면서도 자신이 “거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를 두고 M은 자유가 뿌리부터 부정당하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유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리를 떠나는 열차 안에서 악마를 만났다고 언젠가 내가 말했지요, 제퍼스.” 『두 번째 장소』의 첫 문장이다. M이 L의 작품을 보았던 15년 전 그날, M은 열차 안에서 악마를 본다. 악마는 화장을 한 여자아이를 더듬거리며 M을 자극하는 듯 따라다녔다. 사람들은 악마를 못 보는 것인지 못 본 체하는 것인지 몰랐다. 그리고 그녀도 악마를 무시해버렸다. 환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일화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L이 별채에 왔던 여름, 또 다른 손님이 있었다. M의 딸 저스틴과 그의 애인 커트다. M은 저스틴이 태어났을 때 자신의 자유가 박탈당했다고 느꼈다. 또한 진정한 사랑은 자유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는 그런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머니가 되기로 했을 때 “자유로워질 기회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악마가 여자아이를 농락하는 세상에서 어머니는 어떻게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하지만 L이 가져온 파괴적인 소동 이후 모녀 관계에서 “기적적인 통합”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M과 저스틴 모녀는 달빛이 밝은 밤에 습지의 만에서 수영을 한다. 수영복을 깜빡한 그들은 맨몸으로 물속에 뛰어든다. 오팔빛 가득한 물 위에 인광이 흐르는 것을 지켜보는 두 사람의 장면은 형체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긴장이 녹아내리는 듯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 소설의 결말을 새로운 세대의 여성인 저스틴이 자유를 얻어가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삶에는 플롯이 있을까? 레이첼 커스크의 전작인 ‘윤곽 3부작’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삶으로 이야기 짓기를 멈춘 채 타인의 이야기를 거울처럼 비추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장소』의 M은 삶에는 플롯이 있다고 믿는다. 정확한 기승전결이 있는 플롯처럼 우리의 행동에는 전부 이런저런 뜻이 있으며, 결국 모든 것이 잘되리라고 믿는 것이었다. M은 이런 믿음 덕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M은 L을 별채로 부르면서 습지의 삶을 스스로 파괴해버린 셈이 됐다. M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사람이라면, L은 인생에 서사 같은 것은 없으며 어떤 순간이든 개인적 의미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 대비된다. 그러면서 새로운 생각이 기존의 신념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바로 정체성이 무너지거나 해체되면서 삶의 플롯과 불가해한 의미가 전부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장소』는 정체성과 플롯이 파괴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새로운 플롯이 나타나는 것인지 묻는 듯하다. 그래서 M은 “재난이 우리를 해방해줄 수 있을”지, “정체성이 산산이 부서진 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지 질문한다. 따라서 이 소설을,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성별 및 삶의 플롯이 파괴되는 과정과 그 이후에 무엇이 올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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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커스크는 어째서 자신이 우리 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작가 중 한 명인지 증명한다. -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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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문체와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관한 어둡지만 매력적인 관점을 보여주는 소설. -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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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소설. 페이지마다 놀라운 다정함과 기발한 관찰이 가득하다. - 글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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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자기 성찰은 독창적이고, 진실하고, 진정 흥미롭다.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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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크의 오랜 팬들은 기뻐할 것이고, 처음 접하는 독자는 분명 매혹될 것이다. - 에스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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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크는 칼 던지기 서커스처럼 정확한 쇼맨십을 보여준다. -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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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커스크의 소설 『두 번째 장소』가 목표로 하는 것은 깊은 통찰력이다. “진정한 예술”에 관한 작품을 집필함으로써, 커스크는 현실적이지 않은 것까지 포착해낸다.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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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커스크에게 무엇을 기대하든, 『두 번째 장소』를 통해 한껏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위대한 작가만의 패기를 보여주는 소설. - 파리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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