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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스타북스 20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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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김한민)
추천사(이어령)
작가의 말
나오는 사람들
〈안개〉 각본

저자 소개 1

KIM, SEUNG-OK,金承鈺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하고, 1945년 귀국하여 전라남도 순천에서 성장하였다. 순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4·19혁명이 일어나던 해인 1960년에 대학에 입학해서 4·19세대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1962년 단편 「생명연습」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같은 해 김현, 최하림 등과 더불어 동인지 『산문시대』를 창간하고, 이 동인지에 「건」, 「환상수첩」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하였다. 김승옥은 대학 재학 때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환상수첩」(1962), 「건」(1962),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하고, 1945년 귀국하여 전라남도 순천에서 성장하였다. 순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4·19혁명이 일어나던 해인 1960년에 대학에 입학해서 4·19세대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1962년 단편 「생명연습」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같은 해 김현, 최하림 등과 더불어 동인지 『산문시대』를 창간하고, 이 동인지에 「건」, 「환상수첩」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하였다.

김승옥은 대학 재학 때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환상수첩」(1962), 「건」(1962),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1963) 등의 단편을 동인지에 발표했다. 이후 「역사(力士)」(1964), 「무진기행」(1964), 「서울, 1964년 겨울」(1967) 등의 단편을 1960년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서울의 달빛 0장」(1977), 「우리들의 낮은 울타리」(1979) 등을 간헐적으로 발표하면서 절필하기 전까지 20여 편의 소설을 남겼다.

1980년 [동아일보]에 장편 「먼지의 방」을 연재하다가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에 창작 의욕을 상실하고 절필했다. 1999년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했지만, 2003년 오랜 친구인 소설가 이문구의 부고를 듣고 뇌졸중으로 교수직을 사임했다. 6·25전쟁이 끝난 후 나타난 문학의 무기력증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받으며 1960년대적인 특징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김승옥의 작품에 대해 “감수성의 혁명이다. 그는 우리의 모국어에 새로운 활기와 가능성에의 신뢰를 불어넣었다.”고 평했다. 그는 「서울, 1964년 겨울」로 제10회 동인문학상을, 「서울의 달빛 0장」으로 제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승옥의 소설은 대체로 개인의 꿈과 낭만을 용인하지 않는 관념체계, 사회조직, 일상성, 질서 등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성의 관념체계, 허구화된 제도, 내용 없는 윤리감각이라는 일상적인 질서로부터 일탈하려는 열망, 곧 아웃사이더를 향한 열정이 김승옥 소설의 중심적이고 일관된 내용이다.

김승옥의 소설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기소설은 아웃사이더를 향한 열정이 현실을 압도하는바, 낭만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띤다. 「환상수첩」, 「확인해 본 열다섯 개의 고정관념」 「생명연습」 등의 초기소설은 환각이나 환상을 쫓는 삶 혹은 현실을 초월한 삶에 대한 강렬한 동경이 두드러진다. 「무진기행」 이후 현실의 엄정한 법칙성을 인정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하며, 그의 후기소설은 초기의 아웃사이더를 향한 열정 대신에 꿈이나 환상을 잃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한 환멸과 허무의지로 가득 찬다.

「서울 1964년 겨울」, 「야행」, 「차나 한잔」, 「염소는 힘이 세다」, 「1960년대식」 「서울 달빛 0장」 등 김승옥의 후기소설은 산업사회의 한 기호로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상실감을 주로 형상화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로스적 열정으로 기성의 질서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의도를 담은 「보통여자」, 「강변부인」 등에서는 김승옥 소설이 지녔던 문제적인 성격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김승옥의 작품 속 인물들은 반짝이는 빛의 내면과 동시에 속된 일상의 외관을 동시에 지닌 역설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은 빛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일상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타락한 윤리와 무책임성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은 1960년대만 유효할 수 있을 뿐이다. 197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왜곡된 근대화의 모순 그리고 이에 대한 응전 방식으로 발화하는 새로운 엄숙주의 앞에서는 무력하게 좌초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승옥 소설은 감각적인 문체, 언어의 조응력, 배경과 인물의 적절한 배치, 소설적 완결성 등 소설의 구성원리 면에서 새로운 기원을 열었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4·19혁명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문학적 언어로 환치시키면서 전후세대문학의 무기력증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에는 순천문학관에 그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한 김승옥관이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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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44g | 133*210*12mm
ISBN13
9791157956647

책 속으로

윤의 소리(E): 명산물… 무진의 명산물.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뼁 둘러 싸고 있는 것이다. 무진을 둘러 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다. 안개는 이 세상에 한이 있어 매일 밤 찾아 오는 여귀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 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하고 사람들을 둘러 싸는 것이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는 것이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 p.23, 「#2 터널 속(낮)」 중에서

#.19 외삼촌 댁 (밤)
[시장 안 술집. 밖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던 외삼촌이 벌떡 일어선다.
뚱뚱하고 천박하게 생긴 영감이다.]
외삼촌: (엄격하게) 이놈아. 너 온 줄 벌써 온 고을이 다 알고 있는데 이렇게 인사가 늦는단 말이냐?
[요란하게 웃으며 두 손을 힘껏 벌려 윤을 껴 안고 등을 두드리며]
외삼촌: 장하다. 응 장해.
윤: 외삼촌은 자꾸 뚱뚱해지시네요?
외삼촌: 나 말이냐? 조카는 성공하고, 난 술 잘 팔리고… 살 찔 일 말고 다른 할 일 있으면 좀 일러 다오. 하하하…
--- p.46, 「#19 외삼촌 댁 (밤)」 중에서

조: 야 야. 넌 빽 좋고 돈 많은 과부한테 장가 들고, 나는 어디서 굴러온지도 모르는 말라깽이 음악 선생이나 차지하고 있으면 속이 시원하겠냐?
[유쾌해 죽겠다는 듯이 웃어 대는 조.]
윤: 너 정도라면 여자가 거지라도 괜찮지 않아?
조: (은근히) 그게 아닙니다. 내 편에 서서 나를 끌어 줄 사람이 없으면 처가 편에라도 있어야 하는 거예요. 야아 세상 우습더라. 고등 고시에 패스하자마자 여기 저기서 중매가 막 들어오는데, 그게 모두 형편없는 것들이거든. 도대체 여자가 거기 하나만 밑천으로 해서 시집 가 보겠다는 고 배짱들이 괘씸하단 말야.
윤: 그럼 그 여 선생도?
조: 응? 응. 그렇지 아주 대표적이지. 어찌나 쫓아다니는지 귀찮아 죽겠어.
--- p.90, 「#42 광장(오전)」 중에서

(INSERT): 하인숙,
나의 성좌에 앉은
나비여 파아란 나비여
하인숙,
이 별은 움직이지 않으리라
오래오래 쉬어라.
오래오래 쉬어라.
읽고 나서 돌려 주며
마담: (놀리듯) 오라, 하 선생을 사랑하시는군.
[박의 맞은 편에 앉으며]
마담: (탄식하듯 혼잣 말로) 이런 데 있기 아까운 여자지. (박에게) 조 서장과 라이발이 되겠는데?
박: (자신 있다는 듯이) 조한수 말씀예요?
[묘한 미소를 띠고 박을 보는 마담.]
--- p.100~101, 「#48 다방 안 (낮)」 중에서

#63. 다방 안 (낮)
[인숙, 들어선다. 째즈가 울려 나오고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구석진 자리에 벽을 보고 앉아 있는 윤을 보고 다가가는 인숙.
윤의 맞은 편에 앉는다.
좀 더 뾰로통한 얼굴로 꼿꼿이 윤을 응시한다.
윤, 얼른 고개를 조금 숙이고 눈은 치켜 떠서 인숙을 노려 보는 듯한 표정
갑자기 코와 입을 화난 개처럼 찡그린다. 코믹하다.
더 이상 토라져 있지 못하고 픽 웃는 인숙.
윤도 빙그레 웃으며 호주머니에서 담배 갑을 꺼낸다.]
윤: 멀미는 다 나았나?
인숙: 왜 저를 피하세요? 기차를 타실 때까진 함께 있어 준다고 하셨잖아요?
윤: (불을 붙이며) 여긴 대도시요. 거래 관계로 아는 사람들이 많거든.

--- p.117, 「#63 다방 안 (낮)」 중에서

출판사 리뷰

김승옥을 소설가에서 영화인으로 만들어 준 첫 번째 작품
영화대본을 원작자가 직접 각색해 문학성까지 겸비한 시나리오


순천만국가정원에 가면 김승옥문학관이 있다. 문학관을 들어가는 입구에 김승옥 사진과 함께 이렇게 쓰여 있다.
“소설가란 스스로 ‘이것이 문제다.’고 생각하는 것에 봉사해야지 어느 무엇에도 구속당해서는 안 된다. 권력자나 부자의 눈치를 살펴도 안 되고 동시에 힘없고 가난한 사람의 비위만 맞춰서도 안 된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다만 스스로의 가치에 비추어 문제가 되는 것에 자신을 바쳐야 한다.”

소설가 김승옥을 영화인으로 만든 ‘안개’의 대본집

〈안개〉는 영화작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소설가로서의 첫 번째 각색 작업이었기에 감독을 비롯한 전문 영화인들이 보기에 시나리오로서는 다소 기대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 것임에도 김수용 감독을 비롯한 제작자, 조감독 등 스탭 어느 누구도 작품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원작자에 대한 예의랄까 또는 소설로서 원작이 받았던 호평에 버금가는 ‘훌륭한 시나리오’가 나오리라는 기대감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복잡하고 지루하고 어수선한 촬영 현장에서의 고된 작업이 끝나고 일차 편집을 거쳐 성우 및 효과음 녹음이 진행될 때까지도 영화의 전체적인 윤곽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원작자나 각색자의 의도가 어떻든 어차피 영화는 필연적으로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촬영기간 뿐 아니라 후속작업을 하는 중에도 감독의 의중에 따라 대본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었다. 원작자는 문학성에 비중을 두지만 감독은 흥행성에 더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1967년 어느 날 이봉조 선생이 전화로 들려주는 색소폰 연주를 들으며 떠오르는 느낌으로 써 내려간 주제가 〈안개〉의 가사 중 내가 써준 마지막 부분의 가사는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내 여인아 눈물을 감추어라”였는데 완성된 노래를 들어보니 ‘내 여인아’를 빼고 “안개 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로 바뀌어 있었다. 다른 부분은 다 그대로인데 그 부분만 바뀐 것은 아마도 가수가 부르기 편하게 이봉조 선생이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시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나갔는데 요즘 영화 〈헤어질 결심〉을 계기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의 작사자를 우연히 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돼 있는 게 아닌가. 수소문해보니 전에 방송사에 계시던 분이라는데 이미 고인이 됐다고 한다. 이봉조 선생도 고인이 된 마당에 어떻게 해서 작사가의 이름이 바뀌었는지 알아 볼 길이 없어진 게 못내 아쉽다.

몽환의 세상 무진의 도피와 짧은 사랑

이 영화는 한때 폐병환자이며 병역 기피자였던 윤기준은 제약회사 회장 딸인 과수댁과 결혼하여 장인회사 상무로 일 하다가, 회사문제로 당분간 도피하게 되어 고향인 무진을 찾는다. 별로 탐탁해하지 않는 고향이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오곤 하던 고향 무진은 항상 안개가 끼어있는 마을이다. 4년 만에 찾아온 고향에서 음대출신의 음악선생 하인숙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추천평

김승옥 선생은 주옥같은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하신 작가이기도 하지만 시사만화가, 수채화가로도 활약하셨고 그에 못지않게 특히 영화계에 남긴 자취 또한 만만치 않았다. 1966년, 본인의 작품 「무진기행」을 각색한 영화 〈안개〉의 시나리오 집필을 필두로 1980년대 후반까지 1편의 감독과 15편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각색 작품들을 남겼는데, 대부분의 영화들이 스토리 구성이나 전개,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선택이 지금 봐도 크게 감탄을 자아낸다. 이 시나리오 전집이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 - 김한민 (영화감독)
시간도 삶도 안개 되어 떠돌던 ‘무진’은 사람들의 일상성의 배후, 안개에 휩싸인 채 도사리고 있는 음험한 상상의 공간 - 김훈 (소설가)
일상적인 생활이 난파할 때, 때때로 우리는 그 장소로 간다. 즐거운 듯한, 쓸쓸한, 그리고 무의식의 내면속에서 ‘무진’의 안개는 피어오르는 것이다. - 이어령 (평론가)
4.19, 5.16직후의 한국문단에서 김승옥은 반짝이는 별이었다. 감수성의 일대 혁신이었고, 문장의 일대 파격이었다. - 김지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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