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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 한수옥
네메시스 - 박소해 Mother Murder Shock - 한새마 한밤의 아기 울음소리 - 김재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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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머님. 저 지훈이 담임입니다.”승연이 그녀에게 저를 먼저 소개했다. 지훈의 담임이 된 지 한 달도 넘었고 그녀와 통화도 제법 했는데 아직도 제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나 보다. 참, 이해되지 않는 엄마였다.
- 또 무슨 일이에요? 간단히 얘기해 주세요! 보통의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을 담아 묻는데 그녀는 한 번도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별일도 아닌데 전화 걸어 귀찮게 하느냐는 기색을 폴폴 풍겼다. --- 「과부하」 중에서 “일당 삼십만 원으로 올려드리면 어떨까요? 아내를 잘 달래서 밖으로 나오게 해주신다면 특별 보너스로 드리려고 했던 돈 삼백만 원을 오백만 원으로 조정하지요.” 태주관은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정도까지 나에게 매달린다면 산후우울증 말고 더 심각한 이유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불길하다. 엮이지 않는 편이 좋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나는 여기까지 말하다가 멈칫했다. 그때 태주관 뒤에 있는 한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끝까지 일자리를 거절하고 나와 버렸을 것이다. --- 「네메시스」 중에서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빨간 립스틱으로 휘갈겨 써놓은 글자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살인자다. 다음 문장을 읽고서 숨이 턱, 막혔다. 5개월 된 아들을 죽였다. 그래서 지금 자살하는 중이다.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손에는 ‘맥 루비우’ 립스틱이 쥐어져 있었다. 아기 낳기 전까지 자주 바르고 다녔던 화장품 브랜드다. 나는 깜짝 놀라 립스틱을 떨어뜨렸다. --- 「Mother Murder Shock」 중에서 해주가 조용히 훌쩍였다. 성민은 마음이 안 좋았지만, 여기서 여지를 보이면 안 되겠어서 단호히 말했다. “앞으로는 담당 주무관이 바뀔 테니 절대로 저한테 연락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런 것도 모두 그분에게 상담하십시오. 일어나겠습니다.” 해주는 성민이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가자 앙칼지게 소리 질렀다. “나 죽어요!” 카페 안 손님들이 쳐다봤다. 하지만 해주는 망설이지 않았다. “오늘 이렇게 그냥 가시면 저 막 살 거예요! 아니 이렇게 나가면 저는 죽을 거라구요! 바로 죽을 거라구요. --- 「한밤의 아기 울음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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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 - 한수옥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승연의 아침은 언제나 바쁘다. 남편은 그런 승연을 도와주기는 고사하고 벌써 며칠째 술에 취해 귀가하고 있다. 아이들 챙기랴, 일하랴, 가끔 시댁 행사에 참여하랴, 과부하가 걸릴 지경인데 남편은 여유롭기만 하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몸도 마음도 지친 ‘승연’ 하필 이럴 때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고, 그런 승연의 학생 중 한 명인 ‘지훈’은 학기가 시작된 후 한 달 동안 벌써 다섯 번째 배변 실수를 했다. 지훈을 씻기고 옷도 갈아입힌 승연은 이런 상황을 알리려고 지훈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한참 만에 전화를 받은 지훈의 어머니는 잔뜩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고, 오히려 “선생님은 지훈이가 옷에 똥을 쌀 동안 뭐하셨어요?”라며 승연을 당황하게 하는데. 〈네메시스〉 - 박소해 실력과 경력을 인정받고 있는 베이비시터 ‘한이수’ 어느 날, 면접만 보면 일하지 않는다고 해도 면접비 백만 원을 준다는 재벌 집안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강남의 부촌 중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저택이 아니라 거대한 성과 같은 그 집에 면접을 보러 간 한이수는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집을 핑계로 정중히 거절하려고 했으나 협탁 위에 놓인 크고 작은 액자들 중 한 사진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그 사진은 어린 아기를 안고 있는 젊은 엄마를 찍은 지극히 평범한 스냅사진으로, ‘90. 4. 3’이라는 날짜가 박혀 있었다. 다른 사진은 품격 있는 은빛액자에 들어 있었는데 그 사진만 소박한 나무액자 안에 들어있어서 눈에 띄었다. 바로, 삼십이 년 전에 버렸던 딸과 왕벚꽃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일자리를 승낙하고 통곡을 하며 도착한 그때 계좌에 면접비 백만 원이 입금된다. 〈Mother Murder Shock〉 - 한새마 ‘나는 살인자다. 5개월 된 아들을 죽였다. 그래서 지금 자살하는 중이다.’ 5개월 된 아들 노아를 죽인 아니, 죽였다고 믿는 엄마 ‘혜서’ 그런 혜서는 지금 자살하는 중이다. 점점 더 물속으로 가라앉는 차 안에서 혜서는 생각했다. ‘내가 정말 내 새끼 노아를 그렇게 만들었구나.’ 그런데, 손바닥에 쓰인 글씨 “믿지 마” 누구를, 무엇을 믿지 말라는 것일까! 혜서는 주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그녀가 산후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변인들을. 먼저, 사랑하는 남편이자 노아의 아빠 ‘은오’ 손자 사랑이 끔찍한 시어머니 ‘정인’ 그리고, 혜서가 운영하던 요가센터의 수강생이었던 베이비시터 ‘이나’ 이들 중 이 일을 꾸밀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한밤의 아기 울음소리〉 - 김재희 강동서 여성청소년과 형사 ‘강아정’ 어느 날,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자에게 모텔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범죄 피해 신고자 강무선이 찾아온다. 사건 조사를 위해 그가 들렀다는 모텔을 알아보는 아정. 한편, 강동구 성나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서성민’은 아기 울음소리가 심하다는 민원이 자주 들리는 가구에 방문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래된 재건축 대상 아파트 1단지 1009호의 벨을 누른 성민은 여러 번 벨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어 돌아가려는데, 파리한 얼굴에 동동 뜬 붉은 립스틱, 그리고 짧은 반바지에 오버사이즈 남방을 입은, 아기 엄마로 보이는 그녀, ‘해주’가 문을 열었다.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집안은 아기 보행기, 장난감, 이불과 교구류 등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성민은 힘들게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해주에게 ‘위기가정 서비스’, ‘아기 돌보미 파견 서비스’ 등의 서류를 보여주며 도움 받기를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