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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9
북 카페 테후테후 9 어린 왕자 동맹 47 하치모리 헤이하치, 동요하다 95 그건 그저 이름일 뿐 105 이름을 둘러싼 우리의 전쟁 141 결전! 전교생 투표 177 그리고, 양배추밭에 내리는 별은 189 한국의 독자들에게 204 |
?川裕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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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 원조 닌자 마을엔 누구랑 갔는데?”
“친엄마.” “그렇구나.” 또 거기서 멈췄다. ‘그렇구나’는 마법의 말인 것 같다. 사실은 잘 모르면서도 그 한마디로 서로가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울림을 지닌 말. 친구로서 어디까지 물어봐야 할까. 경계선은 어디쯤에 있을까.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 주길 바라면서도 상대가 마음 깊은 곳까지는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분명 누구에게나 그런 마음이 있을 거다. 엄마는 간혹 나를 두고 “요즘 애들은 건조해”라고 말한다. 심각한 이야기가 나와도 별로 깊이 알려고 하지 않고, 끼어들지 않으려 하고, 깔끔히 흘려보내니까, 라나.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둘 사이에 출입 금지 구역 같은 걸 만들지 않고 서로 깊은 곳까지 넘나들었기 때문에 이혼한 거잖아? 그래서 나는 반대로 이렇게 묻고 싶어. 우리가 깔끔히 흘려보낸다고 해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줄 아느냐고. --- p.80 맹주 비오의 질문.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태어나서 지금까지 네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 몇 가지나 되는지. 나와 시미즈 유이토는 얼굴을 마주보았다. ...스스로 결정한, 것? --- p.83 진즉 내 마음한테 물었어야 했다. 날마다 엄마의 낯빛을 살피며 산다. - YES / NO?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쓴다. - YES / NO? 선생님 말이면 뭐든 다 듣는다. - YES / NO? 매일, 매일 어쩔 수 없다고 감정을 꾹꾹 눌렀지만 사실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부르짖고 있었다. NO, NO, NO. 모든 것에 NO다! --- p.88 ‘별 이름표’는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들에 형태를, 말을, 날개를 달아 주었다. 이름에는 그런 힘이 있다. 어떤 이름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자신의 스타일과 의지, 인격을 보여 주는 의미가 있는 모양이다. 아스카 씨가 결국 이름을 바꾸지 않는 선택을 한 것도 아마 이것과 비슷한 이유가 아닐지 모르겠다. --- p.112 이름표에는 사에가 옛날부터 좋아했던 색, 곧 맑디맑은 하늘처럼 파란 잉크로 이채영이라고 쓰여 있다. ‘별 이름표’를 단 사에의 모습은 처음이다. 채영은 긴장한 탓인지 조금 굳은 얼굴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나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앞일은 알 수 없다. 내일은 또 다른 이름을 쓰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는 가슴을 활짝 펴고 있다. ‘별 이름표’를 달고. --- p.187 “사에. 난 진짜, 진짜 네 편이야. 언제나, 무슨 일이 있어도. 차별하고 혐오하는 자식이 있으면 나도 함께 싸울게. 그런 자식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가 지구 밖으로 뻥 차 버릴게. 그러니까 누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말고 그때그때 쓰고 싶은 이름을, 불리고 싶은 이름을 써.” --- pp.194~195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답은 나밖에 모르니까. 넌?” --- p.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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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버그투성이 인생, 이름을 둘러싼 아이들의 저항이 시작되었다
주인공 미온은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산다. 겉으로는 씩씩하게 아무 일 없듯이 지내고 있지만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이혼한 뒤 직장은 잘 다니지만 집에만 오면 식탁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서 밥도 하고 집안일을 한다. 친한 친구인 사에한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게다가 부모님이 이혼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성도 바뀌어 버렸다. 미온과 같은 반인 시미즈 유이토는 어떤가, 수업 첫날부터 자신을 ‘닌자 99’라고 소개한다. 이름보다 별명으로 불리길 원하는 아이, 그에게도 사연이 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썰렁 개그를 날리는 유쾌한 가쿠 유키토에게도, 앞머리를 늘어뜨린 채 늘 아무 말이 없는 이구로 기코에게도 말하지 못한 ‘버그’가 있다.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어른들의 사정으로 생겨 난 버그투성이 일상에 또 하나 추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이름에 ‘님’까지 붙여서 부르란다. 친한 친구한테도 ‘님’을 붙여 불러야 한다니.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미온과 아이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어른들이 마음대로 정해 버린 규칙, 그 안에서 미온과 아이들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이때 새롭게 등장한 채팅방, ‘자기 이름이 싫은 사람 모여라 #마이 네임’. 그리고 채팅방 방장 맹주 비오가 모두에게 던진 질문.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태어나서 지금까지 네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 몇 가지나 되는지.”이 질문이 미온의 가슴을 뛰게 한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든다. ‘난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미온과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한다. 그 물음 끝에 모두들 자기가 불리고 싶은, ‘별 이름’을 짓기 시작한다. SGM, 채영, 닌자 99, 예스 배리어 프리… 모두들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담아서, 원하는 바람을 담아서 자신의 이름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별 이름’에 담긴 친구의 진짜 모습도 알게 된다. 갈등이 일어나고 다투지만 솔직하게 부딪치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그들만의 채팅방이 아지트가 되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아지트가 되어 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름으로 저항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반응도 저마다 다른데, 그 어른들 모습을 따라가 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른으로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모리중학교에서 일어난 이름을 둘러싼 저항은 어떻게 풀려 갈까? 중1 아이들의 날선 저항을 막을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다. 각자의 질문들이 서로에게 연결되면서 거기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함께 겪으며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이 소설은 각자의 질문들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아이도, 어른도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