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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ko Uozumi,うおずみ なおこ,魚住 直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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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엉겁결에 이런 상황이 되었을 뿐인데, 진심으로 원예반에 들어가겠다고?
“생각해 보면 풀이 축 늘어져 있다가 싱싱하게 살아나는 모습이, 내가 이 학교에 들어온 지 열흘 만에 본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거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어제랑 오늘 풀이 싱싱해지는 걸 봤을 때 오랜만에 기분이 상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순간적으로 결정해도 되는 걸까. --- p.27-28 “저, 저기… 죄송합니다, 부탁입니다. 못 본 걸로 해 주십시오. 부탁이니 저를 봤다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정말 부탁합니다.”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저기, 저도 이 학교 학생입니다. 으음…, 쇼지라고 합니다. 1학년 1반입니다. 하지만 입학하고 나서 지금까지 교실 말고 상담실로 등교하고 있습니다.” --- p.39 “쇼지, 넌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나는 상자를 보며 감탄하면서 말했다. “아니오, 제가 잘 아는 게 아닐 겁니다.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오와다 군과 시노자키 군은 정말 그냥 물만 주고 있을 뿐입니다.” 무슨 뜻이지? “여기 있는 식물의 이름이 뭔지, 어떤 방식으로 키워야 할지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 꽃으로 가득한 화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조사해 보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 p.53 “그건 상관없습니다. 무시하는 게 아니고 진심으로 재미있어하는 거라면 고마운 일입니다. 저도 오와다 군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오와다 군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을 뿐입니다. 게다가 이런 말을 하면 친구가 없다는 것까지 들통이 나겠지만 전 지금 정말이지 아주 오랜만에 남들이랑 뭔가를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억지로 하게 된 일이지만 지금은 억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식물이 점점 자라고 꽃이 피는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알아. 뭔지 모르지만 재미있어.” “맞습니다.” --- p.77 “…식물을 큰 화분에 옮겨 심으면 갑자기 커집니다. 그걸 보고 늘 생각했습니다. 큰 화분에 옮겨 주기 전까지는 작은 화분에 맞게 답답한 상태로 살아 있었구나 하고.” --- p.120 생각해 보면 그렇게 날마다 열심히 들여다볼 때는 자라지 않다가 세심하게 보살펴 주지 못한 방학 동안 갑자기 자랐다는 이야기다. 꽃잎을 살짝 잡아 보았다. 얇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그대로 잡아당겨 보았다. 꽃잎이 찢어질까. 시험하듯 더 세게 잡아당겼다. 하지만 피튜니아는 꽃잎을 따라 줄기가 휘어질 뿐이다. 손가락을 떼자 꽃은 원래대로 꼿꼿하게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이 녀석, 허약한 성질이 아니네. 그렇다고 절대 불굴의 강자도 아니다. 필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피는 것이다. --- p.128 “물론 화는 났지. 하지만 그 녀석들 말처럼 소꿉놀이 같은 짓을 한다는 생각도 떨쳐 낼 수 없었기 때문에 네가 달려들었을 때 깜짝 놀랐던 거야. 너는 진심이라는 걸 알았어. 하지만 나는 이도 저도 아니었어. 공부를 해서 이 학교에 들어오긴 했지만 한쪽 발만 들여놓았을 뿐 달라지지 않은 건지도 몰라. 그러니까 얼마 동안 나 혼자서 생각해 볼게. 담임한테도 앞으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오라는 말을 들었어. 그럼 갈게. 오늘은 정말 미안했어. 기다려 줘서 고마워.” --- p.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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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학교 뒤뜰, 작은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세 소년 이야기다. 인생은 하루도 쉴 틈이 없으니, 누구라도 내려놓고 잠시 쉬어 가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럴 때 가만히 쉬어 가고 싶은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딱 좋을 공간이다. 공부에 중점을 두면서 적당히 3년을 보내고 싶은 다쓰야, 어쩐지 불량기가 몸 뱄다 싶더니, 중학교 때 좀 놀았다는 오다와, 종이 상자를 쓰고 몰래 상담실로 등교하는 BB. 그리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간섭없이 그저 아이들 하는 대로 지켜보는 ‘허허 선생님’.
어쩌다가 이 낯선 조합이 원예반으로 모였다. 사람 눈을 피해 숨을 곳을 찾아갔던 곳에서 만난 세 아이가 꽃을 키운다고? 아이들을 이끌기는커녕 저만치 뒤에 서서 지켜보기만 하는 선생님이 원예반을 이끈다고?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는 많은 책에서는 뭔가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나고, 극단적인 정서로 우리를 몰아붙이며 흔들어 놓는다. 그런 소설 속의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이야말로 다수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아이가 겪는 현실은 아주 일상적인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평이한 순간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무게가 극단적인 사건이나 주제들보다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이 책은 평범한 듯 보여서 주목받지 못한 아이들의 고민과 일상을 펼쳐 보여 주고 있다. ‘그래, 한번 살아가 주지, 뭐.’ 하는 심정으로 툴툴 털고 자기 길을 걸어가는 아이들 이야기가 기분 좋은 속도로 전개된다. 늘 우리가 만나는 누구처럼 느껴지는 아이들이, 우정을 쌓아가고 함께 서로를 토닥이며 나아가는 모습 때문에 독자들이 더 깊이 공감하는 듯하다. 혼자 가지 않고 서로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주는 따스함이 느껴져서 책을 덮고도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