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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독 안의 독毒 19 달 항아리 20 기억에 대한 오해 22 삼악동 산 25번지 24 강촌역을 지나며 26 아라뱃길아! 28 여울이 여울하다 30 그 아이 31 황학동 34 지경地境 36 직업병 38 섬, 서풍을 기억하다 41 무아경無我境 42 2부 노랑 유혹 47 2019년 48 임종 50 민들레 국숫집 52 둥지 54 허수虛數 56 아버지의 어깨 59 백신 맞은 여자 62 서울 하늘엔 그가 없었다 65 bo2호(半) 66 k 68 문래동 70 귀교歸校 73 3부 병상에서 부르는 노래 77 이제 78 붉은색 등 하나를 켠다 79 그와 그 80 급행열차 84 산다는 건 87 그녀의 장보기 88 나의 詩 90 늘 92 시네마스코프 94 아내, 장을 담그다 96 요양병원 98 시인이 아니라는 시인에게 100 인생 맛집 101 4부 달항아리 4 105 백수 일기 106 성북동 엘레지 108 아내에게 쓰는 詩 110 양반을 묻다 112 용미리에서 114 그 우산을 걷어치워라 116 은밀한 거래 119 진단서 122 봄날 창가에 앉아 125 鶴川에서 살아가기 128 현금인출기 앞에서 130 601호 풍경 132 세어도를 아시나요 134 ■ 해설 | 고광식(문학평론가) 137 |
권늘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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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색을 입히고 탈색도 했다 온통 회색이다 아니다 싶어 화판을 바꾸어 다시 칠을 한다 회색빛이 한층 더 짙어졌다 색은 고통이다 오뉴월을 이야기하며 검정색 크레파스를 집어 들었다 2023년 3월 권 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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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상태이다. 물리적인 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98% 다르다. 우리의 몸을 만들고 있는 뼈와 살과 장기는 끊임없이 소멸하고 새롭게 생성된다. 이처럼 육체는 날마다 변화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동일하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억이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물리적으로 다르지만, 기억은 과거나 현재나 동일하다. 때로는 과거의 경험을 현재에 되살리는 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기억이 쇠퇴하거나 명료성을 잃어버려서이다. 심하게는 신체적인 질병과 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기억이라 말할 수 있다. 머릿속에 새겨 두었던 과거를 기억하는 시간은 삶의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서로 다른 흔적인 기억들은 현재의 나를 만든다.
(중략) 권늘 시인은 실존주의 시를 쓴다. 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말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아니다. 학습된 정보로 존재의 현재와 미래를 정확히 응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억을 다루는 방식은 인간 실존의 구체성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실존주의 시인인 권늘에게 ‘나’라는 정체성은 기억이다. - 고광식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