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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소설 창작에 대하여 학계는 두 가지의 상반된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중 하나는 인공지능의 예술이란 창의라기에는 미흡한 의사(pseudo) 예술품을 대량 생산하는 작업이 될 것이고 예술적 글쓰기는 인간의 영역에 머물 것이라는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창작 행위의 주도권이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으며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보다 훨씬 우월한 사고와 표현력을 지닌 창작의 주체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창의성을 지닐 수 없다는 관점에서 21세기 한국문학은 과연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만든 조합형 소설은 창의적이고, 인공지능이 만든 소설은 창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 p.16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감정을 이해시키기 위한 연구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이를 통해 수많은 감정 데이터들이 축적된다면,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식별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인간에게 이야기하며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 p.38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분석한다는 것이 곧 인간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 즉 공감의 영역이 아니다. 인공지능의 감정분석은 어디까지나 확률계산에 따라 인간과 감정을 교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공지능의 감정분석 정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감정 교환 행위를 통해서 인공지능이 자신을 이해한다고 착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과 감정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입장에서는 기계적 감정 교환 행위이지만, 인간은 공감 즉 감정소통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감정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해한다고 여겨지는 인공지능의 개발은 가능할 것이고, 이러한 단계까지 나아간 인공 지능은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p.46 철학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좋음’이란 기계를 포함한 모든 존재가 마땅히 지향해야할 궁극적 목표, 다른 말로 최고선이다. 인공지능도 예외라 할 수 없다. XAI도 AI가 GAI(Good AI)가 되기 위한 다음 단계다. --- p.60 기술이란 존재는 항상 다른 얼굴을 하고 우리 주변을 지배해왔다. 그리고 철학은 태생상, 그런 기술을 항상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두 눈은 크게 떴지만 빈곤하기 짝이 없는 외양을 한 철학은 어마무시한 권력체인 기술에 항상 매몰되는 듯이 보였으나, 때로는 기술에 마주 서고, 때로는 체질을 현격히 변화시키며 생명을 연장하고 몸집을 키워왔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기술의 태동기에 한 몫을 하였던 철학이 이제는 그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싸워나갈 미래의 모습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역사 때문이다. --- p.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