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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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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단 총서 발간에 부쳐 (고등과학원 원장 노태원)
초대의 글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프로그램 기획위원장 박창범)
서문 (김상민)

1 ‘비인간’ 연구의 지도 그리기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들의 탐구를 위하여 | 김상민

2 신유물론의 역설적 의인화
포스트휴먼 인식론을 위한 시론 | 문규민

3 비인간과 행위자-연결망 이론
세계들의 전쟁 속에서 세계들을 더 잘 묘사하기 | 박동수

4 실험 쥐와 함께 되기
동고의 생태 속에서 응답하고 돌보는 과학 | 하대청

5 비인간의 인류학
생명의 인류학과 다종민족지 | 황희선

6 내게 말을 거는 비인간
애니미즘과 살아있는 장소 | 유기쁨

7 비인간 리터러시
개념적 확장을 너머 체화된 리터러시로 | 김성우

8 인공지능은 비인간 존재인가?
존재론적 전회와 기술적 비인간 존재에 대하여 | 박승일

9 행성적 지정학
비/인간을 사유하기 위한 정치적 조건에 대하여 | 손희정

저자 소개

저자 소개 9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문화연구 박사학위를 받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문화과학』 편집위원, 한국문화연구학회와 캣츠랩의 운영위원이다.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 『디지털 자기기록의 문화와 기술』, 『큐레이팅 팬데믹』(공저), 『서드 라이프』(공저), 「사회적 참사와 사물의 정치」, 「디지털 리터러시의 위기와 교양교육의 새로운 과제」, 「신체, 어펙트, 뉴미디어」 등이 있다.

김상민의 다른 상품

성찰과 소통, 연대의 교육을 꿈꾸는 응용언어학자로 사회문화이론과 인지언어학, 비판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언어교육을 이해하고 실천합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제2언어 쓰기 이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언어교육, 학술 영작문 등을 가르쳤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에서 영어교수법, 영어교육공학, 사회언어학 등을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 영어교육학 연구의 지평》, 《한글, 문해력, 민주주의》, 《재난의 시대,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등의 책에 필자로 참여했고, 《어머니와 나》, 《단단한 영어공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공저)를
성찰과 소통, 연대의 교육을 꿈꾸는 응용언어학자로 사회문화이론과 인지언어학, 비판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언어교육을 이해하고 실천합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제2언어 쓰기 이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언어교육, 학술 영작문 등을 가르쳤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에서 영어교수법, 영어교육공학, 사회언어학 등을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 영어교육학 연구의 지평》, 《한글, 문해력, 민주주의》, 《재난의 시대,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등의 책에 필자로 참여했고, 《어머니와 나》, 《단단한 영어공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공저)를 썼으며, 전국영어교사모임이 발간하는 〈함께하는 영어교육〉에 ‘영어교육, 개념과 실천의 지도’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삶의, 삶에 의한, 삶을 위한 리터러시’를 화두로 삼아 다양한 언어와 미디어, 기술과 문화를 엮어내는 방법을 궁리 중입니다. 언어를 연구하고 가르치지만 침묵을 벗한 긴 산책을, 동네 길냥이와의 느닷없는 마주침을, 스러지는 노을을 말없이 바라보는 호젓함을 그 무엇보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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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 연구교수. 경희 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인도불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 대학교 철학과에서 의식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 대학교와 서울시립 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연구했다. 주로 분석철학 계통의 형이상학, 과학철학, 심리철학, 인식론의 주요 문제들을 연구한다. 전문 분야는 의식과학과 형이상학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Making Sense of Consciousness as Integrated Information”(2019), “Exclusion and Underdetermined Qualia”(2019) 등
중앙 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 연구교수. 경희 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인도불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 대학교 철학과에서 의식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 대학교와 서울시립 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연구했다. 주로 분석철학 계통의 형이상학, 과학철학, 심리철학, 인식론의 주요 문제들을 연구한다. 전문 분야는 의식과학과 형이상학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Making Sense of Consciousness as Integrated Information”(2019), “Exclusion and Underdetermined Qualia”(2019) 등이 있다. 의식과학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 모임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현대 인류학과 존재론의 새로운 흐름들, 임상심리학과 정신의학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제대로 된 문제라면 반드시 답이 있다고 믿는다.

문규민의 다른 상품

철학책 편집자. 경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고려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출판예비학교 출판편집자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사월의책 출판사에서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과학기술학과 현대사상의 새로운 조류에 관심이 많으며, 동료 편집자들과 함께 ‘편집자를 위한 철학 독서회’를 수년간 진행하고 있다. 서평지 《교차》의 기획위원이기도 하다. 기획하고 편집한 책으로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과 후속 저작들,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공통체』, 알랭 바디우의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
철학책 편집자. 경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고려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출판예비학교 출판편집자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사월의책 출판사에서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과학기술학과 현대사상의 새로운 조류에 관심이 많으며, 동료 편집자들과 함께 ‘편집자를 위한 철학 독서회’를 수년간 진행하고 있다. 서평지 《교차》의 기획위원이기도 하다. 기획하고 편집한 책으로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과 후속 저작들,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공통체』, 알랭 바디우의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 에두아르도 콘의 『숲은 생각한다』, 최훈의 『동물을 위한 윤리학』, 남기호의 『헤겔과 그 적들』, 박승일의 『기계, 권력, 사회』 등이 있다. 함께 옮긴 책으로 데이비드 건켈의 『리믹솔로지에 대하여』가 있으며 『장뤽 낭시 강의실』을 작업 중이다.

박동수의 다른 상품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에서 문화연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서강대와 연세대에 출강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로 미디어 문화연구와 기술 문화연구, 비판이론에 중점을 두고 학제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신유물론 등에 관심을 갖고 공부와 저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신자유주의와 금융화, 신자유주의와 범죄학, 인터넷과 권력, 권력과 저항, 국가와 폭력 등에 관한 논문을 썼다. 공학과 사회과학, 인문학을 아우르는 공부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박승일의 다른 상품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프로젝트38 연구원. 1977년생, 텔레비전 전성기에 태어나 유튜브 전성기를 살고 있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1984년 [E.T.]였다.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서 셀 수 없이 돌려보았던 첫 영화는 [아마데우스]였는데, 그 이후로 늘 모차르트 같은 천재를 꿈꿨지만 그저 ‘성실한 직업인’인 살리에르에 가까웠다. 용돈을 털어 처음으로 구매한 비디오는 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 그땐 세계적인 도둑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은 제 3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본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였다.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며 삼라만상을 수집하는 여성감독의 모습에 사로잡혀 ‘여성의 관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성영화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연구계획서를 써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이론과에 입학했다. 2000년, 그렇게 시네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

첫 영화 책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를 내놓는다. 『페미니즘 리부트』 『성평등』 『다시, 쓰는, 세계』 이후 네 번째 단독 저서이기도 하다. 공저에 『21세기 한국영화』 『대한민국 넷페미사史』 『을들의 당나귀 귀』 『원본 없는 판타지』 등이 있고, 역서에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다크룸』 등이 있다.

손희정의 다른 상품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종교와 생태학 분야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생태철학과 환경윤리, 생활 속의 생태학을 강의하고 있다. 8년 전에 시골로 이주해서 농촌마을의 작은 집에서 개성이 뚜렷한 네 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 시골로 이주한 뒤 키우던 강아지, 닭, 꿀벌에게서도, 그리고 마당의 호두나무, 포도덩굴, 민들레, 잡초에게서도 생명 세계의 신비를 배우고 있다. 최근 발표한 논문으로는 「발 플럼우드의 철학적 애니미즘 연구: 장소에 기반한 유물론적 영성 개념을 중심으로」, 「잊힌 장소의 잊힌 존재들: 생태적 위험사회의 관계 맺기와 종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종교와 생태학 분야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생태철학과 환경윤리, 생활 속의 생태학을 강의하고 있다. 8년 전에 시골로 이주해서 농촌마을의 작은 집에서 개성이 뚜렷한 네 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 시골로 이주한 뒤 키우던 강아지, 닭, 꿀벌에게서도, 그리고 마당의 호두나무, 포도덩굴, 민들레, 잡초에게서도 생명 세계의 신비를 배우고 있다. 최근 발표한 논문으로는 「발 플럼우드의 철학적 애니미즘 연구: 장소에 기반한 유물론적 영성 개념을 중심으로」, 「잊힌 장소의 잊힌 존재들: 생태적 위험사회의 관계 맺기와 종교」, 「핵에너지의 공포와 매혹: 한국인의 핵 경험과 기억의 정치」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생태학적 시선으로 만나는 종교』, 『아픔 넘어: 고통의 인문학』(공저),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원시문화: 신화, 철학, 종교, 언어, 기술, 그리고 관습의 발달에 관한 연구』,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경작법과 농경 의례에 관한 연구』, 『세계관과 생태학: 종교, 철학, 그리고 환경』, 『문화로 본 종교학』 등이 있다. 현재 생태인문학의 지평을 확장해가며 나의 공부가 지역(사회, 생태계)과 잘 엮일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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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의료기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등 과학기술이 우리의 노동, 건강과 일상 등을 만들어가는 방식과 그 사회적 문화적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생명정치의 사회과학』,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사회윤리』, 『인공지능과 새로운 규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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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와 런던정경대학에서 생물학과 사회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토종 작물과 사람들이 맺는 다종적 역사와 관계를 주제로 박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3~2011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동료들과 인문학 공부를 하며 강의를 했고, 2015년 이후로는 텃밭에서 씨앗받는 농사를 하고 화초를 기르면서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연구 주제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 세라 허디의 『어머니의 탄생』,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가능성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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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31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10g | 146*210*23mm
ISBN13
9791192092621

책 속으로

우리는 박테리아와 공생하며 진화해 온 생물학적 존재이자,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에 접속된 기술적 존재이며, 지구 행성의 기후와 대지의 순환 속에 놓인 생태적 존재다. ‘나’라는 존재는 이미 수많은 ‘비인간’들의 얽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연결망을 떠나서는 잠시도 존립할 수 없다.
--- p.17

비인간 일반을 향해 펌프질된 의인화는 비인간과 인간의 미묘한 유사성에 주의를 기울이게 함으로써 끈질기고 암묵적인 인간중심주의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러한 인간중심주의의 완화 내지 중화는 우리로 하여금 비인간에 대해 여태껏 ‘알아차리지 못하던 것을 알아차리게 만듦’으로써 다양한 데이터의 수집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설을 수립하게 한다.
--- p.87

객관적인 과학이 아니라 ‘응답과 돌봄의 과학’이 과학의 이상이 될 때, 연구자가 실험동물에 감응하고 이들을 돌보는 능력은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때 ‘응답’은 약속의 과학에 맞선다. 끊임없이 미래를 소환하며 죽음과 우주까지 정복하겠다고 선언하는 약속의 과학과 달리, 응답은 지금 여기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주의 깊게 반응하고 그 관계 속에서 연구자가 변용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독려한다.
--- p.161

마오리족의 세계에서 인간 사회는 그 지역의 한 부분일 뿐이며, 동물, 식물 등의 비인간 자연과 조상, 유령 등의 초자연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러한 역동적인 세계에 적절히 깃들어 살기 위해 애쓴다. 그 방식은 적절히(그러니까 세계 내 다른 존재들을 알아차리고 존중하면서) 먹고 또 먹이는 것이다.
--- p.243

트랜스포머가 완전한 비인간의 지위를 갖는다고 할 수는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송이버섯도 아니고 재규어도 아니다. 인간을 위해 개발되었고 인간의 데이터로 학습되었으며 인간에 의해 통제된다는 점에서, 그것은 분명 기술적 대상에 속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트랜스포머가 단지 기술적 대상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비-인간과 비인간 사이, 곧 중첩과 전이의 운동성 속에서, 이전의 기술적 대상들과는 사뭇 다른 존재론적 지평을, 그 가능성을 열어젖히고 있기 때문이다.

--- p.330

출판사 리뷰

인간을 넘어선 존재들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땅과 바다, 동물과 식물, 인공지능과 행성… 도처에는 비인간이 있다.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생의 조건을 묻는다.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이 인간 노동의 가치를 정면으로 뒤흔들고 있다. ‘인간을 넘어선 존재들’, 곧 비인간(nonhuman)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기후 위기, 생태계 교란, 기술적 불평등이 제기하는 새로운 문제는 21세기 학문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은 ‘비인간 전회(nonhuman turn)’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 『비인간: 사물, 생명, 기계, 행성과 함께 사유하기』는 실험실의 쥐, 기계와 인공지능, 다양한 생명 종들과 지구 행성에 이르는 비인간 행위자들의 고유한 행위성을 조명하고, 비인간과 인간이 맺는 여러 관계를 깊이 성찰한다.

어떻게 비인간을 사유하고 연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존재의 위계를 지우기’, ‘사물과 물질의 행위성을 인정하기’, ‘배치와 얽힘’ 같은 주요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위상 변화를 진지하게 사유하고, 의인화의 역할을 인정하며, 과학기술의 확장을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비인간을 인간의 더욱 강력한 통제 아래에 둘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비인간을 ‘인간의 조건’으로 새롭게 이해하는가에 있다. 비인간은 한편으로는 보호되어야 할 존재이면서 그것의 힘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도 해야 할 역설적 존재다.

이 책은 인간을 넘어선 세계를 탐구하는 젊은 연구자 아홉 명의 눈을 통해 비인간 연구의 지도를 그린다. 신유물론의 의인화 문제를 파고들고, 비인간의 행위성을 묻고, 인공지능의 존재론적 지위를 질문한다. 인간은 박테리아와 공생하며 진화해 온 생물학적 존재이자,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에 접속된 기술적 존재이며, 지구 행성의 기후와 대지의 순환 속에 놓인 생태적 존재다. 그래서 이 책이 제안하는 윤리는 순수함이나 분리가 아니라 얽힘에 대한 ‘책임’과 ‘응답 능력’이다. 이 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거대한 ‘비인간 전회’의 현장에 대한 기록이다.

왜 비인간인가?

우리는 오랫동안 ‘인간’이라는 단일한 주인공이 이끄는 거대한 모노드라마 속에서 살아왔다. 근대라는 무대 위에서 인간은 유일한 이성적 주체이자 능동적인 행위자였으며, 동물, 식물, 사물, 기계, 그리고 지구 같은 나머지 모든 존재는 인간의 드라마를 위한 배경이거나 자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토록 견고해 보였던 이 무대는 삐걱거리고 있다. 기후 위기라는 행성적 차원의 재난은 ‘자연’이 더 이상 인간의 통제 아래 놓인 수동적인 자원 창고가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나날이 고도화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지능’과 ‘행위’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인간만이 세계를 구성하고 만들지 않는다. 세계는 언제나 인간과 비인간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얽힘(entanglement) 속에 존재해 왔다. 우리는 박테리아와 공생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기술적 사물들에 의존해 사고를 확장하며, 기후와 대지의 순환 속에서 호흡한다. 이 책 『비인간: 사물, 생명, 기계, 행성과 함께 사유하기』는 바로 그 사실을 직시하고, 인간의 독백이 끝난 자리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비인간 전회

인문과학의 영역에서는 학문장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흐름으로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언어적 전회’나 1970년대 이후의 ‘문화적 전회’와 같은 호칭이 있었다. 최근에는 그와 같은 전환을 넘어 ‘비인간 전회(nonhuman turn)’가 부상하고 있다. 예컨대 기술과 신체의 유기적 조합(사이보그)에 대한 연구와 그 뒤를 이은 포스트휴머니즘, 사물에 대한 학제적 연구와 그 연장선상에 있는 브뤼노 라투르의 행위자-연결망 이론(ANT), 물질이나 객체와 같은 존재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펼쳐내는 신유물론,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려는 인류학, 그리고 그 모든 분야들을 가로지르는 과학기술학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비인간 연구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편견과 오해로 가득하다. 비인간에 대한 연구라면 마치 ‘인간 아닌’ 것들만을 예외적으로 연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한 ‘비인간’을 중심에 두고 연구를 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것들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비인간’에 대해 촉발되는 관심은 인간과 비인간 혹은 자연과 문화 사이에 놓인 심연의 격차를 제거하고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대하고자 하는 시도다.

또한 현재 비인간 연구는 단순히 비인간의 행위성을 인정하는 차원을 넘어, 어떻게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를 착취하거나 도구화하지 않으면서도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윤리적, 정치적 기획으로 나아가고 있다(이 책의 3장과 4장 참조). 법적, 제도적 차원에서 비인간 권리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교육의 영역에서 비인간과의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실험할 것인가(6장 참조), 기술 개발과 운용 과정에서 비인간의 물질성과 생태적 영향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 등의 구체적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가령 최근 급변하는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위상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인간은 기술적 자동화 때문에 플랫폼 노동, 긱 노동과 같은 불안정한 노동으로 밀려나 전통적인 노동자의 지위를 상실하고 오히려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를 얻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반면 로봇이나 AI 같은 자동화된 기술은 점점 그것이 생산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오히려 법률적 인격을 부여받아 로봇세나 AI세 등을 부과해야 할 정도로 노동자의 지위를 획득하고 있다. 이 역설적 상황은 인간과 비인간, 인간과 기계 사이의 구분보다는 이들 사이의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한다.(1장과 8장 참조)

이 책의 구성

이 책의 여정은 비인간 연구의 거시적 지형을 탐색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김상민은 「‘비인간’ 연구의 지도 그리기」에서 왜 지금 ‘비인간’인가를 묻는다. 사물 이론, 포스트휴먼, 신유물론, 행위자-연결망 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자원을 경유하여 그려낸 이 지도는, 낯선 비인간의 숲으로 들어가는 독자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이어지는 글들은 이 지도를 더욱 세밀한 논의로 채워 나간다. 문규민은 「신유물론의 역설적 의인화」에서 신유물론이 구사하는 ‘의인화’의 문제를 파고든다. 흔히 비인간에게 인간적 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인간중심주의의 오류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그는 신유물론의 의인화가 단순한 인간성의 투사가 아니라, 비인간의 고유한 물질성과 행위성을 발견하기 위한 ‘역설적 발견법’임을 치밀하게 논증한다.

박동수는 「비인간과 행위자-연결망 이론」에서 비인간의 행위성을 본질적 속성이 아닌 정치적 쟁점으로 재구성하는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의 핵심을 제시한다. ANT는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구성하는 집합체의 형성 과정을 추적하지만, 성공적 구축에만 집중할 경우 돌봄과 고통 같은 윤리적 요소들이 배제될 수 있다. 그는 화천 산천어 축제 사례를 통해 ANT의 ‘묘사하기’가 가치중립적 관찰이 아니라 새로운 외교와 협상의 가능성을 여는 ‘개입하기’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이론적 탐색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이어진다. 하대청은 「실험 쥐와 함께 되기」에서 과학 실험실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실험 쥐의 관계를 추적한다. 그는 실험동물을 데이터 생산을 위한 도구로 환원하는 대신, 그들과 연구자가 맺는 ‘동고(同苦, co-suffering)’의 관계에 주목한다. 연구자는 실험동물의 고통을 목격하고, 때로는 그 고통에 감응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이 변화하는 경험을 한다. 함께 노동하고 고생하며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이 과정에 대한 생생한 서술은, 차가운 객관성이라는 신화 뒤에 숨겨진 과학의 윤리적 얼굴을 드러내며 ‘응답과 돌봄의 과학’을 제안한다.

황희선은 「비인간의 인류학」에서 인류학의 시선을 인간 너머로 확장하며 ‘비인간 인류학’의 지형도를 그린다. 그는 ‘생명의 인류학’과 ‘다종민족지’라는 두 가지 핵심 흐름을 통해 인류학이 어떻게 인간 중심성을 탈피하고 있는지 탐색한다. 여기서 인류학의 대상은 더 이상 고립된 ‘인간(anthropos)’이 아니라, 뭇 생명과 사물이 서로의 삶에 개입하며 만들어가는 다종적 드라마다.

유기쁨은 「내게 말을 거는 비인간」에서 소록도라는 특수한 장소 안에서 펼쳐지는 애니미즘적 풍경을 포착한다. 인간이 떠난 폐허를 점령한 식물들, 섬의 주인이 된 사슴들, 그리고 그곳에 서린 한센인들의 기억이 뒤섞인 소록도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이곳에서 비인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역사의 주역이자 기억의 담지자로 등장한다.

김성우는 「비인간 리터러시」에서 비인간과의 만남을 ‘리터러시(literacy)’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식물의 신호, 동물의 흔적, 생태계의 기호를 읽어내는 ‘비인간 리터러시’는 인간 언어의 독점을 깨뜨린다. 그는 비판적 식물 연구와 생명기호학을 통해 언어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임을 일깨운다.

비인간의 스펙트럼은 자연적 존재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 곁의 가장 강력한 타자, 기술적 비인간 역시 이 책의 중요한 탐구 대상이다. 박승일은 「인공지능은 비인간 존재인가?」에서 오늘날 가장 논쟁적인 비인간 행위자로 부상한 인공지능(AI)의 존재론적 지위를 묻는다. 그는 인공지능을 인간을 모방하는 ‘비-인간(inhuman)’과 독자적인 행위성을 지닌 ‘비인간(nonhuman)’ 사이의 중첩과 전이 과정으로 파악한다. AI의 기술적 계보를 추적하는 그의 작업은 기계가 어떻게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의미 생성의 주체가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손희정은 「행성적 지정학」에서 2025년 서울 ‘사물의 의회’에서 출발하여 ‘비인간’ 논의가 역설적으로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스피박의 『한 학문의 죽음』과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 및 리메이크작 〈부고니아〉를 분석하며, 자본이 추동하는 ‘지구본(globe)’과 인간에게 완전히 속하지 않는 타자로서의 ‘행성(planet)’의 차이를 드러낸다. 궁극적으로 비인간을 제대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제국주의가 교차하며 만든 지배와 착취의 구조를 분석하는 ‘행성적 지정학’이 필요함을 논한다.

이 아홉 편의 글은 각기 다른 비인간(이론, 동물, 식물, 장소, 기계, 행성 등)을 다루고 있지만,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단독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이 제안하는 윤리는 순수함이나 분리가 아니라 얽힘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이다. 도나 해러웨이가 말했듯, 책임이란 타자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능력(response-ability)이다. 실험실의 쥐가 보내는 고통의 신호에, 숲이 들려주는 침묵의 언어에,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낯선 문장에, 그리고 기후 위기라는 징후를 통해 경고하는 지구의 비명에 귀 기울이고 응답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얽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자 생존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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